희유금속 지르코늄, 한국에서 채굴 초읽기 들어가
희유금속 지르코늄, 한국에서 채굴 초읽기 들어가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23.02.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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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해왕산업개발 태안군 바다모래에서 본격 채굴 준비 중

세계는 드러내놓고 또는 눈에 띄지 않게 자원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석유, 석탄, 철, 금과 같은 자원뿐만 아니라 농산물이나 수산물 같은 식량자원에서도 민감한 다툼을 보이기도 한다.

원소 주기율표(표 출처:periodictable.co.za)

얼마 전부터는 희토류 자원에 대한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났다. 희토류는 Rare Earth Elements를 번역한 것으로 원소 주기율표 상의 57번부터 71번까지 원소 15개와 21번, 39번 원소를 합쳐 17개를 일컫는다. 과거에는 매우 드물게 발견한 원소였을지 모르지만 현재 매장량이 아주 부족한 원소는 아니다. 다만, 몇몇 지역 또는 국가에 편중된 특징이 있어 자원을 가진 나라가 일명 '텃세'를 부리기에 좋은 재료가 됐다.

희토류로 몇몇 국가가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원인은 현대적인 산업구조 변화에 있다. 현대 산업의 근간인 컴퓨터의 반도체와 차세대 중심 산업인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에 바로 희토류가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석유, 철강과 같은 주요 자원 보유국이 어떻게 지금까지 주도권 싸움을 해왔는지 보아온 경험을 통해, 희토류 주도권 국가가 나름의 전략을 세우는 학습효과가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희유금속이 사용되는 첨단 기술의 예

가끔이라도 들어본 '희토류'라는 단어 말고, '희유금속'이라는 단어도 있다.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35종 56개 원소를 희유금속으로 보고 있다. 리튬, 마그네슘, 바륨, 게르마늄, 실리콘, 니켈, 티타늄, 지르코늄, 텅스텐, 이리듐, 백금 등 39개 이외에 17개의 희토류를 포함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들 희유금속 중 크롬, 몰리브덴, 안티모니, 티타늄, 텅스텐, 니오븀, 셀레늄, 희토류, 갈륨, 지르코늄을 순서대로 가장 많이 사용한다. 짐작하고 있다시피 우리는 희유금속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지르콘 원석

이에 따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유사시에 수입 의존도가 높은 희유금속을 원활히 수급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산업에 많이 쓰이는 희유금속 10개 광종 60일분을 전략적으로 상시 비축하고 있다. 전쟁, 재해 등으로 수입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이렇게 10대 희유금속에 속하는 지르코늄을 국내에서 채굴하는 길이 열렸다. (주)해왕산업개발(대표 박노현)은 한국의 바다모래에서 지르코늄을 채굴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정차를 마무리하고 채굴을 준비하고 있다. ㈜해왕산업개발은 2006년 산업자원부로부터 채굴권을 받은 이후 2017년에 충청남도로부터 채굴인가를 받고, 이번에 태안군으로부터 공유수면 점·사용인가를 받음으로서 본격적인 채굴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왕산업개발 박철준 사업단장은 2023년 3월부터는 직접 채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해왕산업개발 박노현 대표

지르코늄은 20여종 이상의 광물로 산출되지만 경제성이 있는 광물은 지르콘과 바델라이트다. 2021년 기준 미국 USGS가 집계한 세계 지르콘 매장량은 7천만 톤으로, 지르콘 매장량 세계 1위인 호주는 전체 매장량 중 71.4%, 규모는 5천만 톤을 차지하고 있다. 2위 국가는 남아공으로 15.7%, 1천1백만 톤 수준이다. 

첨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지르코늄의 국제가격도 많은 변동이 있었다. 코비드19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기류가 지르코늄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USGS에 따르면 지르콘 미국 수입 가격이 2017년 톤 당 916달러였던 것이 2022년에 1,950달러로 2배 이상 올랐다. 국내 가격도 당연히 상승했으므로 만약 국내 채굴이 가능할 경우 수입 대체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르코늄의 국내 채굴은 지질자원연구소 전호석 박사팀에 의해 최초로 연구되었으며 육상 및 해상 모래에서 중사를 회수하여 지르코늄을 확보할 경우 연간 지르코늄 수입량의 92% 대체 가능한 것으로 분석 보고되었다. 자원 전쟁에서 약점을 하나 덜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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