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최측근 '김현지' "김혜경 비서에 PC 파일 지워라, 하드 교체해줄게”
이재명 최측근 '김현지' "김혜경 비서에 PC 파일 지워라, 하드 교체해줄게”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3.02.0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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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서 李캠프로 옮기며 도청 PC 파일 삭제 지시...다른 사람 하드 50개 이미 교체
[사진=
[사진=뉴데일리]

[정성남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현지 보좌관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를 따라 경기도청을 떠나면서 이 대표 아내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배소현씨에게 ‘업무용 컴퓨터 파일 삭제’를 지시했던 음성 녹취가 확인됐다고 조선닷컴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녹취에서 김 보좌관은 ‘파일을 삭제한 다음에는 아예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계획’이란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그로부터 6개월 뒤, 경찰이 김혜경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도청을 압수수색했지만, 김 보좌관과 배씨 등 관련자들의 PC는 확보하지 못했다.

31일 입수한 녹취의 대화는 2021년 10월26일 이뤄졌다. 이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경기지사직에서 사퇴한 바로 다음날이다.

이 녹취에서 김 보좌관은 당시 경기도 총무과 소속 별정직 5급 공무원이었던 배소현씨에게 “파일이나 이런 거 없앨 거만 싹 없애요”라고 말했다. 도청 사무실에 있는 배씨의 업무용 컴퓨터 속 파일을 삭제하라는 것이다.

이어 김 보좌관은 배씨가 일단 파일을 지우면 자신이 알아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겠다고 말한다. “외장하드를 주문해서 해야 되니까. 나중에 10만원씩 내면 돼. 우리가 사 가지고 알아서 해줄게요. 뭔지 알겠죠? 파일만 지우면 제가 아예 하드를 교체시킬게요. 어떤 컴퓨터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돼”라고 했다.

관청의 정상적인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는 각 부서 관리비로 진행된다. 그러나 그해 경기도청 예산 집행 내역에는 이 같은 하드디스크 교체 비용은 나와있지 않았다. 관청이 예산으로 구매한 PC는 공용물품으로, 고장이 나지 않는 한 교체해선 안되고, 외부 반출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김 보좌관은 경기도청에서 나간 다른 직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이미 교체됐다는 말도 한다. 그해 10월10일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도청에서 이 대표 측근으로 꼽히던 정무직 라인은 줄줄이 이재명 캠프로 향했는데, 당시 김 보좌관이 가장 늦게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된 대화에서 김 보좌관은 “나간 사람들이 하도 엉망진창으로 해놔가지고 아예 하드를 사가서 다 교체를 해야 했을 거야. 한 50개 했나봐”라고 했다.

해당 녹취와 관련해 김 보좌관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조선닷컴은 보도했다.

한편 31일 해당 녹취록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을 운영 중인 백광현씨는 금주 내로 김 보좌관을 공용물 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배소현·김현지가 썼던 경기도청 PC…경찰은 확보 실패

이듬해(2022년) 4월,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7급 공무원에 채용돼 이 후보 집안 심부름과 도청 법인카드 결제를 직접 수행했던 A씨가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을 공익제보했고, 경찰은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경기도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이 압수수색에서 경찰은 김 보좌관과 배씨, A씨 등 이 지사 측근 혹은 수행원들이 청사에서 사용했던 업무용 PC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사무실 구조가 바뀌면서 수사 대상자들이 썼던 PC가 어느 것인지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도청도 수사에 비협조적이어서 결국 빈손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법인카드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는 올초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 결과를 받아든 검찰은 배씨와 현직 도청 공무원 2명을 불구속 기소했을 뿐, 김혜경씨나 김 보좌관 등은 기소하지 못했다. 수사 단계에서는 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일도 있었다. 당시에도 증거 불충분으로 벌어진 일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김현지 측 “삭제요청, 개인PC 파일 지우란 뜻” 해명

이같이 보도가 나가자, 이재명 대표 비서실은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냈다.

<김 모 보좌관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경기도청을 떠나면서 배 모 사무관에게 ‘업무용 컴퓨터 파일 삭제’를 지시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릅니다. 김 모 보좌관은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있던 당시 도지사 비서실에서 근무하였습니다. 당시 김 보좌관이 배 모 사무관에게 ‘컴퓨터 파일 삭제’를 요청한 것은, 공용컴퓨터가 아닌 개인컴퓨터의 파일을 말하는 것이며, 의원면직을 앞두고 공문서 무단반출, 개인정보법 위반 등을 우려하여 주의 요청을 한 것입니다.>

입장문의 내용을 헤아려 본다면 김 보좌관이 하급자인 배씨의 ‘개인 컴퓨터’에 관해,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하면서, 그 개인컴퓨터에 들어갈 새 하드디스크 구매와 설치까지 ‘상급자인 자신이 알아서 해주겠다’고 말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조선닷컴은 그러한 해명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 추가 설명을 듣기 위해 비서실에 연락했으나 답변은 “공식 입장 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는 게 전부였다. 또 김 보좌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현지는 누구?

한편 김현지 보좌관에 대해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 보좌관이 이재명의원실에 채용됐다는 사실이 처음 전해진 것은 지난해 6월22일이다. 

김 보좌관은 2000년대 초반 성남지역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이 대표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의원실에서 현재 근무중인 김남준 보좌관, 정진상 전 경기도청 정책실장, 김용 전 경기도청 대변인은 김현지 보좌관과 함께 이 대표의 최측근인 '성남·경기 라인 4인방'으로 꼽힌다. 

​2010년 김 보좌관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인수위원회 간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성남시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단체 '성남의제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성남의제21은 2010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12년 간 성남시로부터 17억88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김 보좌관이 사무국장으로 발탁된 2011년에는 1억2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는데, 그 직전해보다 1.6배 증가했다. 

아울러 단체 사무실이 성남시청 2층 시장 집무실 옆에 입주해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김 보좌관은 '성남 괴문자 발송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2013년 무렵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 소속 성남시의원을 비방하는 내용의 '괴문자' 3만3000여 건이 발송된 사건이다. 

​이 사건을 주도한 사람이 김 보좌관으로 밝혀졌다. 

그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이후 김 보좌관 측은 정식 재판을 청구, 2013년 10월10일 벌금 15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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