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양양 소방맨', 최식봉 양양소방서장 투데이 인터뷰
'찐 양양 소방맨', 최식봉 양양소방서장 투데이 인터뷰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23.01.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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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명한 미국의 심리학자인 마슬로우(Maslow)는 인간의 욕구에 단계가 있다고 보았다. 생리적 욕구 - 안전 - 애정과 소속감 - 자존심 - 자아실현이 그것이고 일반적으로 아래 단계의 욕구를 충족한 후에 위 단계를 요구한다는 가설이다. 개인의 생리적 욕구, 즉 먹고 자고 입는 등의 기초적인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인 안전함이나 편안함을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개인이 아닌 사회적인 관점에서는 어떨까?

 사회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면 다음 단계는 안전한 사회생활을 바란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안전한 사회를 주도하는 정부 기관은 어디일까? 기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경찰과 소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경찰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의한 안전을 추구한다면 소방은 물질적인 상황에서의 안전과 관련이 깊다. 예로부터 가장 대표적인 인위적인 재난 상황이 화재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양양군에서 소방, 화재 예방, 구조, 위험물 관리 등을 책임지고 있는 양양소방서의 최식봉 양양소방서장 만났다. 양양에서 태어나 양양고와 강원대를 졸업한 ‘찐 양양 소방맨’ 최 서장으로부터 양양소방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양양소방서 최식봉 소방서장(사진:양양소방서 제공)

박재균 기자(이하 박 기자) : 먼저 양양소방서에서 업무를 수행하신 소감을 묻겠습니다. 

최식봉 소방서장(이하 최 서장) : 22년 7월에 양양소방서에 부임해 업무를 수행한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보람이나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취임초기 제일 먼저 강조했던 청렴하고 소통하는 조직, 주민안전 최우선, 가족 같은 직장부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 어느 정도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임한 동안 단 한건의 직원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고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 제일 행복하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다만 *미천골 계곡 수난사고와 **말곡리 실종사건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점은 육상에서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박 기자 :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양양소방서를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최 서장 : 양양소방서는 2016년 5월 24일 개청하여 현재 1구조대, 3센터로 소방공무원 140명, 의용소방대원 387명 등 총527명의 소방인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양양군 629.86㎢(1읍 5면 124리)의 넓은 면적을 관할하고 있으며 재난과 사고로부터 군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역안전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양양읍 월리에 위치한 양양소방서 

박 기자 : 양양소방서만의 특징이나 어려움이 있다면요?

최 서장 : ‘양간지풍’이라는 말이 있듯이 양양은 강한 바람이 많이 부는 고장입니다. 그리고 산이 많아서 산림화재가 발생하면 2005년 낙산사를 태운 산불처럼 대형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우리 양양소방서는 봄가을 산림화재를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비상소화장치 160개를 설치했고 23개소 추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양은 산과 바다에 둘러싸여 있고 특히 산과 계곡, 바닷가를 같이 여행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고장입니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에는 피서 관광객으로, 서핑시즌에는 서핑객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사고 현장에 출동해 귀중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골든타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소방인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양양소방서의 현실은 넓은 관할지역으로 화재나 구급출동에 있어 골든타임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제5대 최식봉 양양소방서장 취임식(사진:양양소방서 제공)

 하지만 양양소방서는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신속하고 효과적인 상황별 대처를 위해 강도 높은 재난대응 훈련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 의용소방대원 등을 적극 활용하여 골든타임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 기자 : 양양소방서장 취임 이후에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지요?

최 서장 : 업무를 수행하면서 있었던 일상적인 업무나 각종 사건사고를 다 기억할 순 없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지난달 산림화재계도를 위해 업무를 수행하던 양양·속초·고성 임차헬기 추락사건을 꼽을  있습니다.

지난해 11월27일 산불예방 및 감시용 임차 헬기가 현북면 어성전리에 추락했다.(사진:양양소방서 제공)

 사고 접수 즉시 현장에 도착하여 사고현장을 지휘하던 중 최초 2명이 탑승하였다는 관련기관의 정보를 듣고 2구의 시신을 수습해 다 끝났다고 생각하였으나, 계속하여 3구의 시신이 더 나와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매번 사건사고 현장에서 겪는 것이지만 다양한 변수와 상황으로 인해 상황정리가 끝날 때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만약 잘못된 정보를 믿고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면 그 이후의 상황은 아직도 아찔한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난 해 12월 27일 새벽 0시 10분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화일리 폐기물 보관시설 화재로 인해 2023년 새해 1월 2일까지 약 7일간의 장기간 화재 현장에서 한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이한 것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입니다.

진화에 오랜 시간이 걸렸던 화일리 폐기물 보관 시설. 현재 복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양양소방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화재와 재난, 재해 그 밖의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모든 군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재난예방과 안전확보를 위해 연구하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박 기자 : 2023년 중점 사업이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까?

최 서장 :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1. 현장활동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소방현장 활동 안전사고 제로화를 위해 전 직원 소방활동 10가지 안전수칙을 준수하겠습니다. 현장 활동 시 재난현장 표준작전 절차를 준수할 것입니다. 화재진압 숙달 능력향상을 위해 유형별 화재대응 매뉴얼에 의한 가상화재 출동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화재예방 현장 캠페인 중인 양양소방서(사진:양양소방서 제공)

 2. 대형 산불 및 화재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형산불 예방을 위해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독려하고 의용소방대 화목보일러 보수 점검단을 활용하는 등 봄철 대형산림화재 대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대형창고 및 공장, 노유자시설 등에 대한 안전대책 추진 및 소방특별조사와 현지답사활동의 일환으로 화재취약대상의 간부 현장 방문 지도를 통한 안전 컨설팅을 운영하여 대형화재예방에 만전을 다하겠습니다.

 3.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보급 및 홍보를 꾸준히 하겠습니다. 안전 사각지대 없는 시민 생명보호를 위하여 양양군 개인주택에 소화기 및 감지기를 100% 보급하기 위해서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박 기자 : 양양군민께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최 서장 : 우리 양양은 봄철 대형 산불이 매년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림인접지역에서 화기취급을 금지하시고 농부산물 및 쓰레기 소각 등을 무분별하게 진행하셔서는 안 됩니다. 특히 화목보일러 및 연탄불의 타고남은 재에서 화재가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의 처리에 있어서 불씨가 확실하게 꺼진 상태에서 마무리하시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그리고 개인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소화기와 감지기를 100% 설치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양양소방서에서 배포한 주택용 소방시설 홍보 포스터(사진:양양소방서 제공)

박 기자 : 기타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최 서장 : 평소 파이낸스투데이의 빠른 양양소방서 언론보도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국내 유일의 양양군 전문 언론매체 ‘양양투데이’ 창간을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천골 계곡 수난사고 : 미천골 계곡에서 3세 어린이가 급류에 휘말려 사망한 사고

**말곡리 실종사건 : 말곡리에서 80대 노인이 도토리를 주우러 나가 실종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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