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30) 산삼, 산양삼, 장뇌삼, 인삼 그리고 본초학
권순철의 유통칼럼(30) 산삼, 산양삼, 장뇌삼, 인삼 그리고 본초학
  • 권순철
    권순철
  • 승인 2010.01.1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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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이 신묘한 효능을 지닌 식물로 평가되고 숭상되기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지역의 문화권에서 비롯했다. 고대의 어느 시기에 우연한 발견을 통해 인간에게 매우 유효한 약리적 효능을 지닌 식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그 사용범위를 넓혀온 삼이 체계적으로 의학적 연구실험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추론이다.

중국 고전에 의하면 신농(神農), 황제(黃帝) 등이 통치하던 신화시대부터 이미 체계화된 의약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기도 하는데 그 신빙성은 희박하다. 후세의 저작자들이 중국 문명의 기원을 열었다는 이들에게 칭송의 의미로 붙인 헌사(獻辭)일 뿐이라는 것이 후세 사가들의 분석이다.

<신농본초경>이 완성된 한나라 때의 약은 두개의 계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선도의 영향을 받은 선약으로 이것을 오래 복용하면 선인이 되거나 적어도 노쇠를 방지하는 약이다. 다른 하나는 증상에 따른 치료 처방의 약이다. 이는 선도의 약과는 확실히 구분되어 존재했음이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이 두 가지 계통의 약이 점차 혼융되면서 본초학의 발전이 이루어 졌다.

본초학에서는 인삼을 상약(上藥), 군약(君藥)으로 분류하여 귀하게 취급한다.

상약은 약 중 으뜸으로 생명을 보존하는 약을 일컫는다. 아무리 많이 오랫동안 복용해도 해가 없는 약이라 했다. 도홍경은‘군(君)이 되어 양명(養命)을 주재함으로써 천(天)에 응한다. 무독하며, 상복(常服)하여도 사람을 상치 않는다. 상약은 약성도 능히 질병을 치유한다. 다만 그 노력이 화후(和厚)하므로 창졸간에 그 효력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상복하면 반드시 대익을 얻어 병은 스스로 치유되고 겸하여 수명도 연장하는 고로 천에 응한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신농본초경>에 기술된 인삼의 약효와 상약 개념은 오늘의 현대 과학에서 입증하고 있는 효능과 거의 흡사해 놀라움을 준다. 오장을 보호하고 정신을 안정시키고 오랫동안 복용하면 수명을 연장한다는 약효 설명이나 생명을 유지케 하는 작용이 있다는 상약 개념은 오늘날의 과학이 증명하고 있다. 특히 상약 개념은‘인삼이 생체의 저항력을 강화시켜 신체의 전반적 생체기능을 정상화시킴으로써 항상성을 유지케 하는 작용이 있다’는 구소련의 약리학자 브레크만의 인삼적응설(adaptogen theroy)과 잘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일본 등 한자 문화권에서 발원한 삼에 대한 상찬(賞讚)은 한 때 과학 제일주의를 앞세우는 서구적 실증 인식에 밀려 동양의 신비주의의 산물로 폄하되는 세월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사정이 달라졌다.

1950년대 이후부터 서구의 과학이 인삼을 주시하기 시작했고 작금에 이르러서는 인삼의 신비를 과학적으로 해명하기 위해 발원지보다 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현대 과학이 입증한 삼의 신비는 특히 현대 물질문명의 부산물인 각종 난치병과 공해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인류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부각되고 있다.

서구의 삼에 대한 큰 관심은 비단 연구분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삼의 재배, 가공, 의약품화 등 생산적 측면과 언론 보도, 학술대회 등 홍보적 측면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삼의 가치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음에도 여전히 삼은 과학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신비주의적 효능을 간직하고 있다.

오랫동안 삼을 연구해 온 학자나 재야 연구가들이 삼 연구를 위해서는 신비주의적 입장과 과학적 분석의 두 방향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견해를 공공연하게 토로하는 것만 보아도 그것은 분명하다.

우리 주변에는 과학 이전의 오랜 체험에 의해 응축되어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많은데 인삼은 그 중에서도 신뢰가 가장 높은 것 중의 하나다. 이제는 시장바닥의 사이비 약장수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는 과장된 수사(修辭)가 인삼 앞에서는 진지해진다. 우선 식물학적 학명 Panax의 어원이 그렇다. Pan은 그리스어로 ‘모든 것(汎, 萬)’을 뜻한다. Panax가 만병통치약을 뜻하는 Panacea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Panax라는 학명을 지은 러시아의 C.A. Meyer가 동양의 전통적 의약 가치를 그대로 따른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연구에 의한 확신으로 이름을 지은 것인지에 대해서 어떤 기록은 없으나 분명한 것은 삼의 만병통치적 약리 효능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었다는 점이다.

과학주의의 약물학에서는 만병통치약(Panacea)의 존재를 부정해왔다. 미신적 의존일 뿐이라는 전면 부정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인삼으로 하여 서구 과학의 견해가 바뀌는 일이 생겼다. 1977년 Walter H.Lewis와 Memory P.F.Elvin Lewis는 공동 저술로<Medical Botany>라는 저서를 내면서 서구 과학의 오래된 고집인 ‘만병통치약의 부재’를 뒤집어야 하는 대상을 만나게 된 것이다. 다름아닌 인삼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활력감을 주고 강장제로서 누구에게나 유용한 약초는 인삼 밖에 없다. 인삼은 건강을 길이 누리고 더욱 건강해지기 위한 만병통치약인 것이다. 인삼은 허약한 사람들의 체질을 바꾸어 병이나 쇠약함을 이겨내게 한다. 특히 결핵, 오심(惡心), 당뇨, 소화불량, 신장기능장애, 통풍, 신경병, 화농성 종양 등에 사용되어 효능을 발휘 한다. 성기능을 강화시키고 늙도록 유지시킨다고 믿는 사람도 많다.

삼의 가치는 약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상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소중한 의미를 지닌 채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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