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태 칼럼] ESG 경영은 전통적인 경영과 달리 ‘비재무적 & 비시장적 전략’ 우선
[김종태 칼럼] ESG 경영은 전통적인 경영과 달리 ‘비재무적 & 비시장적 전략’ 우선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2.11.25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재무 영역을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존립과 지속 가능한 성장, 상생과 공존의 삶이 가능해질 것

세상은 참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나쁘게 변질되는 것도 있지만 좋게 발전하는 변화도 있다. 기업이 과거에는 고려하지 못하고 무시했던 ‘비시장 및 비재무적 요소’를 우선 적으로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기업들이 그렇게만 해 준다면 이로 인해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자연 및 지구환경은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2월, 유럽의 거대 석유 기업, 쉘(ADR)(NYS:SHEL)은 러시아의 에너지 거대 기업인 가즈프롬과 합작 사업 및 금융지원 계획을 중단할 것이라 발표했다. 쉘은 러시아의 자산 매각 및 사업 포기로 50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는 기사가 났다.

쉘은 왜 이렇게 무리한 경영을 할까?​ 여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의한 세계적 여론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고, 둘째는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사업을 추진할 때 세계적인 거부감과 여타 회사들의 투자철회에 직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고려대 문정빈 교수는 이렇게 평가했다. “지금 이 시대의 ESG 경영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공존하며 평판관리를 통해 장기적으로 더 큰 세계 및 사회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 이다”라고 했다. ​

그렇다. 기업의 경영 목적은 이익을 내는 것이지 손실을 의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하면 ESG 경영은 전통적인 경영과 달리 ‘비재무적 & 비시장적 전략’을 우선하고 있다는 뜻이다.

ESG 경영은 시장과 이익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 즉 회사의 직원이나 이사회의 주주들만이 아니라 정치-사회, 자연환경 등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 기업의 경쟁우위를 점하려는 기업전략이다. ​

2005년 ESG 경영이 공식적으로 등장하기 이전부터 기업은 ‘비시장 & 비재무’ 영역의 다양한 전략을 추구해 왔다. 정치 및 사회 여론 등을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 법률, 언론, NGO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름의 전략들을 마련해 왔다.

문 교수는 여기에 3가지 전략이 있다고 말한다. ​

첫째, 적응형 비시장 전략이다. 사회적 요구에 맞춰 기업의 비전, 목표, 활동 등을 조정해 가는 것으로 ‘준법·윤리·착한 경영’ 등이 이에 속한다.

둘째, 변화추구형 비시장 전략이다. 기업 목표에 부합하도록 공공정책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입법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접근할 경우 사회적 공분이 커져 기업평판에 악 형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위험요소다.​

셋째, 상생형 비시장 전략이다. 기업의 경영 목표와 사회적 발전 방향을 서로 조화 및 일치시키는 것으로 ‘WIN-WIN’ 전략이다. 지금 많은 기업들이 이런 전략으로 성공하고 있다. ESG 경영은 사회적 가치창출과 시장에서의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하는 상생적 관점이다.

‘기업의 이익이 먼저인가?’, ‘사회적 가치가 중요한가?’ 어느 것이 우선인가를 따지는 과거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상생하고 공존하려는 ESG 경영의 초점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환경을 살리는 것에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파타고니아’ 같은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구를 살리자’라는 구호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2017년부터 3년간 연평균 35%의 성장을 이뤄냈다. 테슬라도 ‘친환경’이라는 슬로건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여 소비자의 탁월한 선택을 받는 것에 성공했다.

이처럼 ESG 경영은 ‘비시장 & 비재무’ 영역을 고려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이윤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상생 및 공존 전략이다.

쉘은 1995년에, 앞서 언급한 것과 완전 상반된 결정을 한 바 있다. 그들의 북해 유전의 노후한 플랫폼인 ‘브랜드 스파’(1976년 설치)를 해체해야 하는데, 이 거대한 구조물을 영국의 육지로 끌어와 해체해야 하나, 바다에 그대로 가라앉혀야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비용을 분석한 결과 바다에 가라앉히기로 결정했다.

육지매립은 약 4,600만 파운드, 바다매립에는 약 1,180만 파운드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당연히 재무적 요소를 앞세운 경영이다. 그런데 그린피스(GREENPEACE) 운동가들은 보트를 타고 “너희들이 만들어낸 쓰레기를 너희들이 가져가라(CLEAN UP YOUR MESS SHELL)”고 소리치며, 이 구조물을 바다에 가라앉힐 경우 생기는 바다 오염 및 피해를 전 세계에 알렸다.

쉘은 단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폐기물이 된 유전플랫폼을 바다에 가라앉히기로 결정했고 강행했다. 요컨대 비시장&비재무적 요소를 무시한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소비자들은 쉘-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독일의 쉘은 주유소 판매량이 50%로 급감했다. 쉘은 항복하고 손해를 무릎쓰고 결국 ‘브랜트 스파’를 영국까지 가져와 분해 후 매립했다. ​

2022년 2월에는 쉘이 27년 전과 다른 선택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 ‘비시장-비재무’ 영역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인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이 왜 이렇게 변화되어 가고 있을까? 크게는 두 가지 방향이다. 첫째는 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함이다. 투자회사들이 ESG 경영을 하라고 기업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자연 및 지구환경을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과 유엔에서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연 및 지구환경을 살려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과학자들과 환경단체에서는 과학적인 데이터를 갖고 기후 위기 및 지구위기를 알려주고 있다. 세상이 점점 더 투명해지고 있고, 점점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만이 아니다.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기업과 단체, 개인들까지도 비재무 영역을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비로소 우리는 존립과 지속 가능한 성장, 상생과 공존의 삶이 가능해질 것이다.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