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啐啄同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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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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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13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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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삼성경제연구소가 운영하는 ‘세리CEO’에서 재미있는 설문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내CEO 307명에게 불황 극복 방법을 사자성어로 물은 결과, 줄탁동시(啐啄同時)란 응답이 21.6%로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부연설명이 붙었습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알을 쪼아야 하듯 기업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 이해와 협조가 최우선이다.’

전 임직원의 화합을 강조하는 의미이겠지만, 동시에 경영진의 불황타개 노력에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기를 바라는 CEO입장을 대변하는 듯 합니다.

이 줄탁동시는 자녀양육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사자성어입니다. 노사와 마찬가지로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이해와 협조가 가장 중요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동시에 부모의 입장을 이해해 줄 것도 요구해야 합니다. 아이는 아무리 어리더라도 부모의 진지한 태도와 다정한 설명을 통해서 깨닫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녀가 어려서 협조를 구하기 힘들더라도 부모는 끊임없이 자녀의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비록 부모가 해줘야 하는 분량이 훨씬 더 많겠지만, 자녀가 스스로 참여하고 적극성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을 항상 남겨줘야 하고, 나이가 들면서 그 영역을 점차 넓혀줘야 하지요.

부모가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가정은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기업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관계가 악화되고 파멸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이라도 점차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익히면서 스스로 책임지려는 자세로 일하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듯이, 보호만 받아야 할 것 같은 아기도 점차 ‘인재’로 자라게 됩니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일방적으로 끌고 가서는 절대 ‘인재’가 될 수 없겠지요. 오히려 부모의 너무 강한 탁(啄)은 자녀가 알에서 나오기도 전에 상처를 주고 죽일 수 있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본디 줄탁동시는 불교에서 사용한 용어입니다. 알 껍질을 쪼아 깨려는 병아리는 깨달음을 향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수행자요, 어미 닭은 수행자에게 깨우침의 방법을 일러주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병아리와 어미 닭이 동시에 알을 쪼기는 하지만, 어미 닭이 병아리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미 닭은 다만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작은 도움만 줄 뿐, 결국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병아리 자신입니다. 깨달음의 주체는 수행자이라는 말이지요.


자녀양육에 있어서도 그 주체는 결국 자녀입니다. 모든 일을 부모가 하는 것 같지만, 그 목적은 결국 자녀가 바람직한 성인으로 자라는데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경영해 나가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자녀양육임을 부정하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부모는 모든 정성을 다해 이를 돕되, 자녀가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꼭 만들어줘야 하지요. 자녀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적절한 탁(啄)이 이루어 지고 있는지 부모 스스로 끊임없이 물어봐야 합니다. 잘못하면 병아리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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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jit 2012-11-25 02:48:11
A little rationality lifts the quality of the daebte here. Thanks for contribu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