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외교적 수사 한마디가 피로한 국민을 웃고 울린다" 염두에 둬야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향후 30년의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면해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중 수교 30주년인 이날 오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대독한 축하서한에서 "미래 30년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주석님을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동등한 관계의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공식적인 축하 서한에 상대방을 지나치게 높혀 부르는 '주석님', '뵙고' 등의 표현을 섞어 넣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친중 사대주의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결속을 다지며 사드배치를 확실히 마무리하겠다는 공언을 해 놓은 상태다. 대통령으로서 어떤 나라와도 동등한 외교를 펼치며, 국익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이제 대한민국의 대중 외교가 과거 문재인 정권의 굴욕적인 모습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춰져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축하 서한에서 '주석님을 뵙고' 등의 지나치게 상대를 높히는 표현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너무 겸손한 표현' 이라며 누리꾼들에게 댓글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등을 비롯한 일부 매체에서는 '주석님을 뵙고' 라는 발언을 기사 제목으로 뽑아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국민적인 비판을 부채질하고 있다. 당연히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윤 대통령이 지나치게 중국에게 굽신거리는 표현을 썼다."라는 식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나친 겸손한 태도가 자칫 사대주의로 해석될 우려가 있으니 앞으로는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많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박근혜 대통령님의 석방과 건강 회복을 빈다." , "조속히 박근혜 대통령님을 찾아뵙고 싶다" 라는 식의 언급을 한 바 있다. 즉 윤석열 대통령 특유의 겸손한 발언 스타일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번 서한에서 나타난 '시진핑 주석님을 뵙고' 라는 문구에 대해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사용하는 단어 하나 하나, 아주 조그만 외교적인 수사에도 자긍심 또는 절망감 사이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보좌진들의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한편 시 주석은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대독한 축하서한을 통해 "나는 중한관계 발전을 매우 중요시한다"며 "중한 양국은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윤석열) 대통령님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수교 30주년을 새 출발점으로 양측이 큰 흐름을 잡고 장애를 배제하며 우정을 다지고 협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감으로써 양국 관계의 더 아름다운 미래를 열고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주고자 한다"고 전하면서 '대통령님' 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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