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 캐나다 용사,“한국에 묻히고 싶다”
6·25전쟁 참전 캐나다 용사,“한국에 묻히고 싶다”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22.06.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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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로버트 코미어 한국에 영면 /
20일 인천공항 유해봉환식 후, 21일 재한유엔기념공원에 안장

생전에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캐나다 출신 6·25 참전 용사가 유언대로 21일 한국 땅에서 영면에 들었다. 참전 용사의 유골은 하루 전인 20일 인천공항으로 입국, 유가족의 손으로부터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에게 인계되었다. 이후 세계유일의 유엔 묘지인 재한유엔기념공원(부산 대연동)으로 봉송, 21일 안장식을 거행했다.

2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고 존 로버트 코미어 캐나다 참전용사의 유골함 봉환식. 유골함이 유가족으로부터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에게 인계되었다.

1932년 10월 태어난 고 존 로버트 코미어 참전용사는 1952년 4월, 19세의 나이로 6·25전쟁에 참전, 캐나다 육군으로 1953년 4월까지 1년 여간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으며, 캐나다로 돌아가서는 우체국에서 근무했다. 한국전쟁 참전을 항상 자랑스러워했던 그는, 은퇴 후 부인과 함께 퇴역군인 요양원에서 생활하다 2021년11월 24일 생을 마감했다.

21일 재한유엔기념공원, 유골함 안치를 위해 안장 장소로 이동중인 유가족과 공원 관계자.

고 코미어 일병은 한국전쟁 당시 참전 후 몇 개월 만에 머리에 큰 부상을 입었으나 며칠간의 치료 후 다시 전장으로 나서는 등 전투에서도 남다른 용기를 보였다. 특히 말년에는 뇌졸중을 앓아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에서도 동생 클라우드 코미어 씨에게 “한국전쟁에 참전한 전우 중에 아직도 실종 상태로 캐나다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있다. 그들을 빼고 나만 고국에 묻힐 수 없다. 나도 그들과 같이 한국에 묻히고 싶다”고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고 존 로버트 코미어 참전용사의 묘지석 앞에 추모객이 놓은 조화

이에 고인의 동생이 지난 11월 25일 재한유엔기념공원 안장을 신청, 한 달 뒤인 12월 24일 유엔기념공원 관리주체인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UNMCK)이 승인했으며, 이후 코로나19 상황과 유가족 방한 일정 협의 등을 마치고 이번 유해 봉환과 안장을 진행하게 됐다. 안장 행사는 유가족, 주한캐나다대사, 보훈처 국제협력관, 유엔기념공원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방한한 조카인 미쉘 코미어(51세)와 크리스토퍼 코미어(42세) 등 유가족 6명은 안장식을 마친 후 전쟁기념관 방문 등의 일정을 마치고 23일 출국했다.

21일 재한유엔기념공원에 안치된 고 존 로버트 코미어 참전용사의 사진과 훈장

한편, 1951년 ‘유엔군 사령부 묘지’로 시작한 재한유엔기념공원은 1955년 유엔총회에서 기념묘지 설립이 채택된 이래 CUNMCK(기념묘지 국제관리위원회)로 관리가 이관됐다가 2001년 ‘유엔기념공원’으로 공식명칭이 변경됐다. 공원에는 현재까지 전사자 2,250명과 사후 안장 64명 등 총 2,314기의 전몰 장병이 안치되어있으며, 금번 고 존 로버트 코미어 일병의 안장으로 1기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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