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기름값에 차 두고 지하철로…"러시아워 지나도 붐벼"
치솟는 기름값에 차 두고 지하철로…"러시아워 지나도 붐벼"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22.06.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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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워 원래는 러시아워를 피해 오전 9시쯤 출근하곤 했는데 기름값이 오르고 나선 9시에도 지하철이 너무 붐벼 10시쯤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서울지하철 4호선을 타고 종로구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현모(26)씨는 최근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췄다. 오전 9시 즈음이면 비교적 한산하던 지하철이 요즘은 오전 10시가 다 되어서야 혼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초구로 출퇴근하는 황모(28)씨는 21일 "3호선 종점 가까이에 살아 평소엔 좌석에 여유가 있어 앉아간다"면서 "오늘은 같은 시간에 탔는데도 자리가 없어 1시간 20분 중 절반을 서서 출근했다"고 한숨 지었다.

황씨는 "심지어 타려는 사람이 많아 제때 출발을 못해서인지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서행하고 있다'든가 '1분간 대기하고 출발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며 "지하철이 지연되는 바람에 회사에도 늦을 뻔했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으로 휘발유·경유 가격이 모두 ℓ당 2천100원을 넘기는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유류비 부담에 자가용 출근을 포기하는 직장인 수가 늘고 있다.

강동구 천호동이 직장인 40대 장모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당이 가능했던 유류비가 최근 너무 오른데다 고유가가 당분간은 진정되기 힘들 것 같다"며 자가용 출근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53)씨도 "집과 직장이 가까워 원래 자주 걸어 다니는 편이었는데 기름값이 너무 올라 요즘은 더욱 열심히 걷고 있다"며 "고유가가 시작된 이후로 주변에서도 차 대신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자 경유 차량 구매를 후회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김모(40)씨는 "기름값을 아끼려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차를 바꾼 게 지난 1월"이라며 "주말에 속초로 나들이를 다녀왔는데 가족끼리 오랜만의 외출이라 다녀오긴 했지만 속으로 수십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40대 한모씨는 "경유차로 바꾼 과거가 한스럽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 역전현상이 금방 바뀔 것 같지 않아 매일 타고 다니던 차를 집에 두고 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묘책'을 쓰는 사람도 있다.

강동구에 사는 강모(28)씨는 "5천원 이상을 결제하면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카드가 있어 하루에 가맹 주유소마다 5천999원씩 주유하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1천700원대에 주유할 수 있어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2천119.92원을 기록했다. 휘발유가는 2천110.46원으로 집계됐다.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7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법상 가능한 최대 수준인 37%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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