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호황인데…중형 조선소, 선수금 환급보증 못 받아 발동동
수주 호황인데…중형 조선소, 선수금 환급보증 못 받아 발동동
  • 김진선
    김진선
  • 승인 2022.06.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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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수주한 선박 계약이 은행의 선수금 환급보증을 받지 못해 취소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정부가 나서 도와줘야 합니다."

부산 중형조선소인 대선조선 하영수 노조위원장은 최근 정부와 국책은행을 향해 중소 조선사의 선수금 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확대를 호소하고 있다.

노조위원장이 이례적으로 회사 경영과 관련한 문제를 언급한 이유는 수주에 성공한 선박 계약이 취소될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보다못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선조선은 지난 1월 계약한 친환경 1천TEU급 컨테이너선 등 신조 선박 5척(1억5천만달러)에 대한 RG를 발급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RG는 조선사가 배를 건조해 발주사(선주)에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조선소가 선박 건조 비용으로 미리 받은 돈(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이다.

일반적으로 선주들은 배를 건조할 때 배 가격의 10%를 선수금으로 지급하고 조선사에 RG를 받아달라고 요구한다. 보통 계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 RG를 받지 못하면 선박 건조 계약은 무효가 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RG로 인해 손실을 본 경험이 있어 저가 수주를 못 하도록 조선사별로 RG 한도를 정해 관리하고 있다.

대선조선은 지난해 19척 5억1천300만달러 규모 수주 계약을 하면서 RG 한도가 넘어섰다.

대선조선은 지난 1월 수주 계약을 체결한 선주 측에 양해를 구해 6월 말로 RG 발급 시한을 미뤘으나, 금융기관은 여전히 RG 발행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 노조위원장은 "대기업 조선사들은 최근에도 대형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소 조선소들은 추가 수주는커녕 RG 때문에 기존 계약까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며 "수주 절벽에서 벗어나 유상증자 등으로 이제 겨우 경영정상화와 날개를 펴려는 기업과 노동자들의 노력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창원시 진해에 있는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등 다른 중형조선소도 올해 신규 선박 계약을 했지만, RG 발급은 불확실한 실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책 금융기관이 RG 발행 기준을 원칙대로 엄격하게 적용하면 중소 조선사가 제때 수주를 못 하게 되고 인력과 자재 수급 등 경영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신용평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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