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대출금리 부담…회복세인 부동산 거래 시장에 '찬물'
커지는 대출금리 부담…회복세인 부동산 거래 시장에 '찬물'
  • 이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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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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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오르면서 잠시 회복세를 보인 부동산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연 1.50%였던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에 이어 이날까지 최근 약 9개월 새 0.25%p씩 다섯 차례에 걸쳐 총 1.25%p 높아졌다.

기준금리가 또다시 인상됨에 따라 부동산 관련 대출을 받은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3월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전체 잔액의 76.5%가 변동금리 대출이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대부분 변동금리여서 이 역시 대출자들이 이자 상환 부담 증가 위험에 노출돼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변동금리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며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65.8%가 수도권에 쏠려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수도권 대출자가 상대적으로 금리 인상과 단기 이자 상승 체감에 민감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집값 급등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해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한 2030 세대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회복세를 보여 온 주택 매매 시장이 잇단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를 만나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8월(4천64건)부터 올해 2월(814건)까지 7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가 대선이 있던 지난 3월(1천437건) 증가로 전환된 뒤 4월(1천714건)에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매매 건수가 2천건을 넘지 못했고, 이달 들어서도 현재까지 등록 건수가 704건에 그쳐 '거래절벽' 상황이 다시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은행권의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연 3.84% 수준이었다.

그러나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6일 기준 연 4.020∼6.590% 수준으로 올랐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상은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면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가 연 4%를 넘으면 부동산 매수를 관망할 가능성이 커지고 연 5%에 육박하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과 미국의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하려면 국내 기준금리가 연내 최소 연 2.25% 정도까지는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인 만큼 올 연말께는 연 2%대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함 랩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는 상태"라며 "대출 이자 부담에 주택 구매 수요가 더욱 뜸해지면서 주택 거래량이 이른 시일 안에 회복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다 오는 7월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거래 시장에 대한 진입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총대출액 2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자에게 개인별 DSR 규제가 1금융권은 40%, 제2금융권은 50%로 적용되고 있는데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자로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박 교수는 "대출 금리가 오르면 한도가 줄어드는데 거기에다 DSR 규제까지 강화되면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주택 구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다주택자 양도세 1년 중과 유예로 시장에 매물이 상당수 풀렸지만,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 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공존하는 가운데 주택 매매가는 지역별 양극화와 비동조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은 금리 이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함께 작용한다"면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도 고려해 시장 추이를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은 호재를 크게 받아들이고 악재를 작게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며 "금리 부담의 임계점을 지나지 않는 한 가격도 급락하지 않는 하방 경직성을 띨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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