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칼럼]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K임명설'‥ 이 꼴 보자고 윤 대통령 지지한 게 아니다
[미디어 칼럼]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K임명설'‥ 이 꼴 보자고 윤 대통령 지지한 게 아니다
  • 박한명 기자
    박한명 기자
  • 승인 2022.05.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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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자니 자꾸 희한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쯤 되어선 윤석열 정부의 언론정상화 약속을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 얼마 전 ‘윤 대통령은 언론노조를 비난해선 안 된다’며 그간 언론노조를 일관되게 두둔해온 모 언론학자가 홍보수석 물망에 오르더니 이번엔 홍보수석 산하 '홍보기획비서관'으로 그보다 더한 친 언론노조 성향 인사가 유력하다는 소문이 들린다. 사실상 내정됐다는 얘기도 있다.

다시 얘기해 이건 문재인 구 정부의 방송장악과 언론인들에 대한 야비한 정치보복, 기울어진 언론운동장을 조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 인사가 아니라 그걸 더 심화하거나 정당화시켜줄 완전한 ‘거꾸로 인사’라는 얘기다. 방송계 안팎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증언, 내정설이 도는 K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가장 눈에 띄는 건 정연주 전 KBS 사장과 가까운 인물이라는 점이다. 정연주 시절 DMB 채널을 론칭하며 승승장구했다고 한다.

정연주가 누구인가. 한겨레신문 출신으로 노 정권의 성은을 입어 낙하산타고 KBS에 안착해 공영방송 역사상 최악의 편파방송을 이끈 흑역사의 한 주인공으로 이름을 새긴 인물이다.

노무현 탄핵위기 때 KBS를 비롯한 방송3사의 ‘노무현 구하기’ 탄핵방송은 언론학회가 “방송 3사의 탄핵 보도는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편파적이었다”는 연구 보고서까지 냈을 정도였다. 그 악행의 한축이 바로 정연주였고, K는 그런 정연주 시절 속칭 잘나갔던 인물이다. 방송계 현실상 K 성향이 정연주와 달랐다고는 도저히 믿기 어렵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그런 K가 이명박 정권의 정연주 퇴출에 반발해 KBS를 나갔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선 신통찮은 실적과 자체감사 때문에 KBS를 나갔다고 얘기한다. 무엇이 진실이든, 정체성이든 능력이든 어떤 면에서도 K가 윤석열 정부에서 일할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윤석열 정부 발등 찍을 심각한 인사를 경계한다

더 경악할 소문은 K가 포털 장악 의혹에 휘말렸던 더불어민주당 모 의원, 한때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모 전략가, 문재인 청와대의 수석을 지낸 전직 모 의원 등과 어울리는 좌파그룹에 속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야권 핵심 인사들과 어울리는 자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홍보 업무를 맡는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윤석열 정부를 지지한 많은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겠나. 아찔한 일이다.

정치적 색채는 그렇다 치고 K의 업무 능력은 어떨까. K는 취재나 제작, 보도에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한다. 단지 OTT 비즈니스에 주력 해온 인물이다.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은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요구되는 자리다. 어떤 면으로 봐도 비즈니스맨이 맡기엔 적합하지 않다. 도로 굽이굽이를 잘 알고 예상치 못한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노련한 운전자를 앉혀도 모자랄 자리에 쥐뿔도 모르는 생 초보를 앉히는 꼴이다.

전문성마저 없는 K가 자신이 가까이 지낸 민주당 인사들, 언론노조 세력에 기댈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K가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겠나, 아니면 반대의 길로 가겠나. 간단한 얘기다. K같은 인물을 윤 대통령이 비서관으로 임명해 언론 등과의 소통창구로 쓰겠다니 새 정권이 어떻게 돌아갈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 꼴 보자고 많은 국민이 윤 대통령을 지지한 것이 아니다. 필자로선 새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어리둥절하고 황당하기만 하다.
 

조선일보가 얼마 전 공영방송 이사회를 25인으로 늘려 공영방송운영위원회로 개편하는 민주당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정안을 찬성하는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글을 실었다. 현 정권에서 조선일보의 역할과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지금 상황은 간단히 넘길 게 아닌 것 같다. K의 홍보기획비서관 임명설은 조선일보의 심상찮은 행보와 함께 대단한 위험신호로 읽힌다. 부디 윤 대통령이 자신의 발등을 찍을 어리석은 판단을 하지 않길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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