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사 선거전, 여야 정치 생명 걸고 '사활'
강원지사 선거전, 여야 정치 생명 걸고 '사활'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22.05.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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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지사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도지사 선거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 간 맞대결로 치러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김 후보는 민주당 최 지사에게 세 번 연속으로 내준 도정 탈환을 목표로, 이 후보는 11년 전 피눈물을 삼키며 상실했던 도정에 복귀하고자 정치 생명을 걸고 격돌하는 양상이다.

이번에 이기는 후보는 차후 정치 발판을 마련하는 반면 지는 후보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평이다.

국민의힘은 보궐선거를 포함해 12년간 연속 네 차례 도지사 선거에서 패한 만큼 대선 승리와 여당 프리미엄 속에 치르는 선거에서 또 패하면 당은 물론 후보 개인의 앞으로 행보에도 치명상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로 대선 패배에 이은 도지사 선거마저 내주면 도내 정치 지형이 다시 보수 일색으로 회귀하는 것은 물론 후보도 회복하기 어려운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어 결기를 다지고 있다.

이 같은 총력전으로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가운데 전국에서 손꼽히는 격전지 중 한 곳으로 떠올라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대 공법학과를 나온 김 후보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등을 역임한 공안검사로 지역구인 춘천에서 19대와 20대 재선에 성공했지만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허영 후보에게 패했다.

그는 2019년 국회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라는 말로 파문을 일으켰다.

김 후보가 자신의 입으로 거침없이 쏟아낸 발언은 6·1 지선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공천에서 컷오프되는 결과로 돌아왔다.

그는 국회 앞 농성과 대국민 사과를 거치며 다시 경선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정치 신인인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누르고 기사회생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강원도지사 후보가 된 김 후보는 최근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을 시도 중이지만 편향된 극우 이미지를 극복하고 중도를 넓히는 게 도정 탈환 여부의 관건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강원 5·18민주화운동 동지회는 지난 17일 "5·18 민주화운동을 끊임없이 폄훼하고, 북한군의 침투에 의한 공산 폭동이라는 가짜 뉴스를 퍼트린 지만원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국회 공청회에 부른 사람이 바로 김 후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의 사죄는 진정성이 없고 단지 선거에 출마하려는 기만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 후보는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왔다가 컷오프되는 억울한 일을 당했고, 경선 과정에서 5·18 문제 등 타인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며 "이제는 더욱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통합의 길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이광재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려온 인물이다.

평창 출신으로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마흔다섯의 나이로 최연소 강원도지사가 됐지만, 이듬해 1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지사직을 7개월 만에 상실했다.

이 의원은 2019년 12월 말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복권됐고, 이듬해 4·15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9년의 정치적 공백기를 끝냈다.

그는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출마를 권유하자 강원특별자치도 법안 통과 등 5가지 조건을 걸고 전폭적인 지원을 요구하며 전략공천을 받았다.

"백척간두 위에서 진일보하는 사자처럼 나아가겠다"며 12년 전 패기 넘치게 각오를 밝혔던 40대 이 후보는 50대 후반에 도정 복귀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다만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면서 태백·정선·영월·평창 지역구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한 그는 도지사 취임 7개월 만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도지사직을 잃으면서 도지사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번에는 중앙당과 지역당원들의 요구로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더라도 세 번째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만든 점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평이다.

이 후보는 "원주 시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여러분이 '원주에 그만 와도 된다'고 하실 때까지 따뜻하게 가슴으로 만나겠다"며 "20여년 간 쌓아온 정계, 재계, 국제사회 인맥을 총동원하고 영혼을 바쳐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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