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칼럼] 포털 인사 영입한다고 포털이 개혁되진 않는다
[미디어 칼럼] 포털 인사 영입한다고 포털이 개혁되진 않는다
  • 박한명 기자
    박한명 기자
  • 승인 2022.05.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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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협 전 네이버 대외협력 이사대우가 윤석열 정부 첫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 임명됐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 비서관은 미디어다음 뉴스에디터, 네이버에서는 대외협력 부문에서 시민단체, 소상공인과의 소통, 국회대관 업무 등을 했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포털 인사를 영입한 것을 보니 언론을 장악하려는 음모 아니냐고 공세를 편다.

이런 일련의 장면을 보면 익히 보아왔던 풍경 같다. 정권 교체기 인사 때마다 여야가 서로 공수 교대로 쓸데없는 공방을 벌이던 바보짓 말이다. 하지만 실제를 따져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여야 모두 포털을 잡겠다는 욕심은 비슷했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로 컸기 때문이다.

모 언론에서 이번 인사를 계기로 역대 디지털소통비서관에 어떤 인물이 임명됐는지 소개하는 기사를 썼는데, 이 기사만 봐도 윤석열 정부의 뉴미디어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알 수 있으니 참고했으면 한다. 과거와 같은 어리석은 짓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대통령비서실 직제에 디지털소통비서관이 처음 생겼던 때는 이명박 정부였다. 2008년 소위 광우병 촛불사태가 발생하면서 포털은 괴담 확산의 주요 유통경로가 됐다. 이 사태에 놀란 청와대는 홍보수석실 아래 ‘국민소통비서관’ 자리를 만들어 다음커뮤니케이션 부사장 출신 김 모 씨를 임명했다. 정권은 포털 출신 인사를 청와대에 불러 들여 편향성, 선동성을 완화해보려고 했고 고위 임원 출신 역시 포털을 바꾸겠다고 의욕을 보였지만 성과는 사실상 전무했다.

박근혜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포털 네이트를 운영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 상무 출신 인사를 임명했고 다음 본부장 출신 언론학자를 후임 뉴미디어비서관에 임명해 포털 관리를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은 어마어마한 가짜뉴스를 확산시킨 포털에 의해 결국 탄핵의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포털 개혁, 윤석열 정부는 꼼수 아닌 정공법 선택해야

이러한 과거 사례를 돌이켜봤을 때 분명한 사실은 포털 인사를 권력이 영입한다고 포털의 불공정이 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포털의 덩치는 더 커지고 독과점 영향력은 더 확대되었을 뿐이다.

돌이켜보면 소위 보수정부 청와대 권력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순진무구했고 포털은 영악하고 잔인했다. 포털 고위 간부 출신이 청와대에 진출하게 되면 포털이 그 점을 악용, 자기들 이익을 확대시킨 게 아니라면 현재와 같이 성장한 포털을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나이브한 생각의 포털 출신들이 청와대에 들어갔던 보수정권 때 포털 개혁은 오히려 후퇴했고 거꾸로 이용당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 때는 사정이 좀 달랐다. 강성 언론노조원 출신 MBC 사장의 아내인 카카오 부사장 출신이 뉴미디어비서관으로 일했고 네이버 뉴스제휴 팀장 출신이 디지털소통센터장으로 일했다.

문재인 정권 때 포털의 활약상은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선부터 여론이 문 정권에 유리하도록 암약한 드루킹과 같은 댓글조작, 여론조작이 횡행하던 걸 방치한 게 바로 포털이었다. 포털은 매크로를 돌리는 여론조작단의 활약상을 몰랐다고 하는데, 과연 그랬을까. 웃기지도 않는 거짓말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문 정권과 틀어진 드루킹 일당의 역공작이 없었다면 그래서 민주당 쪽 고발이 없었다면 포털은 여전히 여론조작과 정치공작의 주요 무대가 됐을 것이다. 그랬다면 윤석열 정권으로의 교체도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지금도 우리는 포털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기 보좌진에게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하세요’라는 문자를 과감하게 날리던 네이버 출신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경우만 보더라도 충분히 의심할 만한 하지 않은가.

포털에 대한 지배력은 이렇게 여야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만일 국민의힘 의원이 포털사에 들어오라 마라 한 일이 벌어졌다 치자. 과연 윤영찬 의원의 경우처럼 얼마 못가 잊혀진 일이 될 수 있었겠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건재한 윤 의원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포털이 어떤 존재인지 확인하게 된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를 보면서 말하고 싶은 건 간단한 얘기다. 되지도 않을 일은 꿈도 꾸지 말라는 거다. 다만 포털 개혁은 여러 번 지적했듯 포털 권력을 분산, 해체하는 것만이 방법이다.

포털 출신 인사를 불러들인다고 포털은 개혁되지 않는다. 어설프게 접근하면 개박살, 비극적인 결론으로 끝난다는 게 과거의 역사가 말해준다. 친민주당 친포털 언론이 이상협 비서관 인사를 놓고 벌써부터 ‘언론장악’ 프레임을 씌우려는 모습을 봤으니 일찍부터 경각심을 갖기 바란다. 정공법이 아니라 꼼수를 부려선 국정운영이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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