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법정통화' 비트코인, 교환수단으로 자리 못 잡아"
"엘살바도르 '법정통화' 비트코인, 교환수단으로 자리 못 잡아"
  • 김건희 기자
    김건희 기자
  • 승인 2022.04.2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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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엘살바도르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이후에도 비트코인이 현지에서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26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법정통화 지위와 정부의 강력한 유인책에도 암호화폐가 엘살바도르에서 교환수단으로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NBER는 '암호화폐는 화폐인가? 엘살바도르 법정통화로서의 비트코인'이라는 제목의 이번 보고서를 위해 지난 2월 여론조사기관 CID 갤럽과 함께 엘살바도르 성인 1천800명에 대한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20%만이 엘살바도르 정부가 만든 비트코인 지갑 애플리케이션 '치보'(chivo)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치보 앱이 세금 납부나 송금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는 증거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실제로 엘살바도르 중앙은행도 2월 기준 전체 송금의 1.6%만이 디지털 지갑을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치보가 생긴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미국 달러를 공용 통화로 쓰고 있는 엘살바도르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아래 지난해 9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에도 법정통화 지위를 부여했다.
엘살바도르는 미국 등에서 일하는 이민자들의 보내온 돈이 국가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송금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법정통화 채택의 이유 중 하나였다.

정부는 치보 앱을 다운받는 이들에게 30달러(약 3만8천원) 상당 보너스까지 제공하며 비트코인 사용을 유도했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이 치보를 다운받고 보너스 비트코인을 받아 사용했으나 대부분의 사용자가 그 이후엔 치보 사용을 멈췄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5%는 30달러가 아니었으면 치보를 다운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NBER는 "응답자들은 비트코인 자체나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며 "정부의 강력한 추진에도 일상 거래에서 비트코인 사용률은 낮았으며 교육 수준 높은 젊은 남성들에 사용 인구가 집중됐다"고 전했다.

엘살바도르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비판 속에서도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을 강행한 후 비트코인 도시 건설, 비트코인 채권 발행 등을 발표하며 '비트코인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지난달 비트코인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자 발행이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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