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계 "원자잿값 급등에 채산성 악화"
수출업계 "원자잿값 급등에 채산성 악화"
  • 김현주
    김현주
  • 승인 2022.04.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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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주요국이 이미 무관세 적용하고 있고 미국도 0.1∼0.2%의 낮은 관세율 유지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이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올해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업종을 망라한 전체 수출기업이 채산성 악화로 인한 어려움을 한목소리로 호소했다.

특히 석유화학 업계는 정부가 원유·나프타 등 에너지 수입에 무관세 또는 0%의 임시 할당관세를 적용해 비용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국무역협회는 18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업계 영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국내 16개 업종별 협회·단체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기업의 수출 채산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 범정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석유협회와 석유화학협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어 기본관세가 3%인 원유 및 벙커C유에 대해 무관세 적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이 이미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고 미국도 0.1∼0.2%의 낮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러시아산 중질 나프타 수입이 전면 중단돼 나프타 가격이 연초 대비 30% 상승했으며, 올해 나프타 할당 관세액이 작년보다 70% 증가한 3천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임시로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할당관세는 일정 기간 일정 물량의 수입물품에 대해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다.

조선,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등 금속자재 수요가 높은 업종들도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선협회는 "올해 4월 후판 가격이 t(톤)당 140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국내 조선소의 수익이 크게 악화했다"며 "후판 가격 인상분을 공사손실충당금에 반영하면 회계상 영업손실이 무려 4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도 차량 경량화 소재인 마그네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공급선 다변화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정보통신(IT) 업종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는 네온 등 반도체 공정용 희귀가스 수입의 30∼5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는데 올해 1∼2월 네온 수입가격이 무려 156%나 올라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업계는 단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는 있으나 대체 가능한 중국산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하고 있어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우려했다.'

원가 상승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 조치 영향으로 공급망 측면에서도 크고 작은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기계산업진흥회는 "일부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용 굴착기(45∼120t급) 수주 후 부품과 자재를 선구매했으나 현재 수출길이 막혀 손실보전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중국 심천 등 봉쇄지역에 진출한 공작기계 업체들도 부품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륙운송이 지체되면서 판매량도 동반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지금도 수출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원'을 다투는 원가절감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려면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와 충분한 재고 비축이 중요하며,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모든 가능성을 열고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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