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새만금 관련 새 정부에 바란다(1)
[칼럼] 새만금 관련 새 정부에 바란다(1)
  • 문성준
    문성준
  • 승인 2022.03.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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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대안으로 급조돼 새만금 청정지역에 끼어든 태양광사업, 사업 경제성평가부터 다시 해야 

산업폐기물화 우려 심각

전라북도 서부 해안에 위치한 새만금은 군산과 부안을 잇는 33.9km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축조해 서울면적의 2/3에 해당하는 40,900ha(409㎢)  땅을 새롭게 조성해 만든 우리나라 최대의 간척지다.

그러나, 사업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업이 출발한지 몇 해 지나 새만금을 둘러싼 환경담론이 본격화되면서 10여 년간 환경단체와 종교계,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새만금개발중단 시위와 소송에 휘말리며 사업추진 자체가 터덕거렸다. 이 모든 논란과 갈등은 2006년 대법원 판결로 겨우 잦아들었다.

이 기간 동안 비록 개발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전북도민은 ‘환경을 보호하며 개발할 수는 없는 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해가며 고민하고 답을 찾는 노력을 했다. 결코 헛된 시간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또다시 새만금에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다름 아닌 새만금에 대규모로 설치되고 있는 태양광발전시설 때문이다.

2017년 탈원전 정책을 추진 중이던 문재인 정부는 광활한 새만금을 신재생에너지단지로 지정하고, 대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했다.

전북도민들은 자칫 본래의 새만금 사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별 반대 없이 이를 허용했다. 일부 환경단체의 이의제기가 있었지만 언론과 도민 대부분은 이를 애써 외면했다.

태양광발전 시설은 태양광패널과 이를 지탱해주는 구조물로 나눠지는데, 환경전문가 사이에서 이 태양광패널 자체가 공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과 수상태양광 구조물인 부유체가 공해물질로 알려져 사용이 점차 금지되고 있는 FRP(섬유강화 플라스틱)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2월 새만금 육상태양광 부지의 환경오염 실태를 밝히기 위한 환경부 1차 조사에서 pH 9 이상의 알칼리성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사 현장 내 도로에 깔린 제강슬래그에서 고농도 독성물질 침출수가 흘러나온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는 약알칼리성보다 다소 높은 수치로, 환경부는 새만금호와 인근 생태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태양광시설이 들어선지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안정성을 장담할 수는 없다.

더욱이 수상태양광 부유체로 사용되는 FRP는 강한 태양과 물에 의해 부숴져 유리섬유 입자를 방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물질이다. 2017년 고양시는 시민단체의 위험성 지적이 있자 일산 호수공원에 세워져 있던 FRP 조형물을 철거한 바 있다.

새만금민간협의회와 많은 환경단체, 전라북도 의원 등은 “산업폐기물 우려가 제기되는 물질을 관할 부처가 고집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문제가 없다고 고압적으로 대응하다가 환경단체의 지적이 이어지자 “계약 협상 과정에서 대체가능한 제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태양광설비 수명은 20년 전 후로 수명이 다하면 폐기처분해야하는데, 그 많은 폐기물을 ‘누가, 어디다,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부족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사업주체가 책임지고 철거하게 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보증보험증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재 추산한 철거비용이 20년 뒤 실제 필요한 폐기비용을 온전히 충당하리란 보장도 없다. 또, 그 많은 량의 FRP 폐기물은 어디다 묻을 것인지. 설사 매립지를 충분히 확보했다하더라도, 공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폐기물을 매립지 인근 지자체나 주민들이 쉽게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수원, 현대글로벌, 특수목적법인(SPC)인 ‘새만금솔라파워’ 등을 둘러싼 사업자선정 과정에서 그동안 제기된 논란과 의혹 그리고 최근에 제기된 패널 염분부식과 새똥 논란 등은 환경오염논란에 비하면 애교라고 할 수 있다.

30년 넘게 수 조원을 쏟아 부어 만든 새만금 청정지역이 어느 날 갑자기 산업폐기물처리장화 될까 우려스럽다.

5월 10일부터 시작되는 새 정부는 새만금을 원래 사업 목적에 맞게 돌려놔야한다. 갑자기 새만금에 끼워 든 기존 계획에 없던 태양광발전 사업이 새만금의 본래 목적에 부합되는 것인지 재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아니 최소한 환경오염 논란이 계속되는 수상태양광 사업만이라도 즉시 중지시키고, 사업지속 여부 결정을 위한 경제성평가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 20년 뒤 발생할 철거 및 폐기 비용과 환경요인을 주요변수로 포함시킨 제대로 된 평가를 말이다.

새로 시작하는 윤석렬 정부가 안이하게 정책을 이어간다면 새만금은 흉물스러운 산업폐기물단지로 전락되어, 태양광사업을 시작한 문재인 정부와 함께 20년 뒤 싸잡아 욕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새만금 땅은 우리만 사용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30년 뒤 우리 자식, 50년 뒤 우리 후손들이 살아 갈 땅이기도 하다.

바로 잡을 수 있을 때 바로 잡아야 한다.

글쓴이 소개

문성준

전 JTV전주방송(SBS전북네트워크) 상무이사

전 사회적농업네트워크 공동대표

전라북도 장애인체육회 이사

전주시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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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향 2022-03-22 09:41:56 (183.102.***.***)
새만금 정책사업은 말도 참 많았던 정책으로 우리 한사람 한사람의 힘이 모여 더 살기 좋은 지역 발전으로 이끌어야 겠습니다.
오미선 2022-03-15 19:52:53 (211.36.***.***)
새만금 지역발전 정책을 처음 시작했던 본래의 목적에 부합되는 정책이 시행되어지면 좋겠네요~
SH 2022-03-15 18:41:37 (219.254.***.***)
새만금에 대한 생각이 공감되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