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70년대식 인플레'에 볼커처럼 파격 금리인상 나설까
파월, '70년대식 인플레'에 볼커처럼 파격 금리인상 나설까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22.03.15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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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세계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각국 인플레이션이 한층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마치고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유명한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의 선례를 따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트리지 않고서 물가를 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두 신문이 공통으로 전제하는 것은 지금이 1970년대와 비슷한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다.

뉴욕타임스는 두 시기 사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좀 더 정밀하게 분석했다.

우선 최근 미국에서 임금이 빠르게 오르고 있어 1970년대식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이 벌어질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또 1970년대 두 차례 '오일 쇼크'가 있었다면, 현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고유가 충격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1970년대엔 베트남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있었고, 지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차이점도 있다. 1970년대 물가 상승세가 약 10년간 장기 지속했던 현상이었다면 현재 미국 물가 상승세는 1년 남짓 이어지고 있다.

그 강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2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9%로 40년 만의 최고치라고 하지만, 1980년 물가 상승률은 14.6%로 지금의 두 배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가장 큰 차이점은 연준이 1970년대를 겪어봤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고금리 불도저' 볼커 전 의장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연준 의장 재임 당시인 1981년에 기준금리를 무려 19%까지 인상했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는 경기침체에 빠졌고 실업률은 그해 11% 가까이 치솟았다. 자동차 판매상은 팔리지 않은 자동차 열쇠 꾸러미를 연준에 소포로 보냈고 농민들이 연준 앞에서 트랙터 시위를 벌이는 등 연준의 파격적인 긴축 정책에 대한 반발 여론도 거셌다.

하지만 치솟던 물가를 확실히 잡았고, 이후 물가는 40년간 한 자릿수대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파월 의장이 볼커 전 의장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금융시장이 폭락하고 자산가치는 하락할 것이라고 NYT는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약 3%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지속한다면 연준이 4∼5%까지도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 약 20년간 연준이 유지했던 기준금리 수준으로, 그동안 저물가와 저금리에 의존했던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그렇다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대응을 하지 않거나 그 조치가 미흡하더라도 리스크가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NYT는 지적했다.

물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소비자의 구매력을 잠식함으로써 기업과 가계가 미래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볼커 전 의장은 2018년 회고록에서 "오늘 1달러로 살 수 있는 만큼을 내일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근본적인 의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파월 의장도 이달 초 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볼커 전 의장의 사례를 좇을 수도 있느냐는 물음에 "의원의 질문에 (제가) '그렇다'라고 답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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