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14) 서경석 장군의 "전투감각(Feel for Combat)" : 매복전투(중)
[연재칼럼](14) 서경석 장군의 "전투감각(Feel for Combat)" : 매복전투(중)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22.02.03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벙어리와의 교신, 방법은 있다

* 파이낸스 투데이는 월남전의 영웅 서경석 장군(예비역 중장)의 승락 하에 저서 '전투 감각(Feel for Combat)'을 연재합니다. '전투감각'은 월남전 파병 당시 소대장, 중대장 시절의 전투 현장 경험을 상세하게 기술한 서경석 장군의 역작으로, 현재까지 초급장교의 전투 교육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명저입니다. 월남전 파병 장병의 고뇌와 어려움, 전투 현장의 숨막혔던 순간을 더 많은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파병 애국 용사를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고 격려하자는 파이낸스 투데이의 취지에 흔쾌히 동의해 주신 서장군님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연재를 시작합니다. 아울러, 머나먼 타국에서 뜻하지 않게 유명을 달리하신 애국 장병의 명복을 충심으로 빕니다. 사진 자료를 제공해준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에 감사하며, 참전자회에 독자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야간에는 매복진지에서 최소한 200m정도의 거리 내에 적이 들어 왔을 때 적이 이동하는 발걸음 소리나 휴대장비가 흔들리는 소리 등이 들린다. 이러한 소음을 인지하고 그것이 적이 접근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잘못들은 것인지를 판단하다 보면 거의 100m이내의 거리에 왔을 때쯤에야 적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 나무가 우거진 산속, 탁 트인 개활지, 각종 풀이 무성한 숲속 등 지형조건에 따라서 적의 접근을 청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는 상이하다. 특히 물이 흐르는 강이나 개울가 등에 매복위치를 선정했을 때나, 비가 오거나 바람 부는 날 밤은 청각으로 판단하는 데 상당한 제한을 받는다.

100m이내의 거리에 적이 들어왔을 때 무전기에 대고 음성으로 상황보고를 하기란 상당히 어렵고 또한 위험한 짓이다. 소음에 의한 매복위치의 노출은 매복작전의 실패를 초래할 뿐 아니라 습격으로 인해 매복조의 전멸을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매복작전 시 소음은 철저히 통제되어야 한다.

1소대의 박중사가 인솔하여 매복나간 지역에서 적이 매복진지 앞으로 접근한다는 신호가 왔다. 상황실과 박격포 포상의 무전기에서 “칙칙, 칙칙, 칙칙” 두 번씩 연속해서 소리가 났다. 100m정도의 거리 내에 적이 들어 왔다는 신호였다. 박격포 포상에서는 조명탄과 차단사격 준비를 완료해 놓고 긴장하며 기다렸다.

“꽈꽝, 꽝”

크레모아와 수류탄이 터지는 폭음과 소총소리, 박격포 사격방향을 알려주는 적색을 수타식 낙하산조명탄이 떠올랐다. 얼마 후 매복대장인 박중사로부터 적을 타격했다는 최초 무선보고가 날아오고 나서 갑자기 교신이 뚝 끊어졌다. 무전기를 잡고 아무리 불러도 응답이 없었다. 매복전투시 교신두절은 무전기가 파괴되었음을 의미한다. 틀림없이 선임하사와 무전병이 같은 호에서 근무를 했을 텐데 ‘호 안으로 적이 전진 수류탄이 굴러들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이 스쳐갔다.

그런데 상황실에서 송신을 하면 “칙-, 칙-” 하면서 무전기의 키 잡는 소리가 들렸다. 무전기의 송신기에 이상이 있음을 직감하고, 송신기에 이상이 있으면 무전기의 키를 짧게 세 번만 잡아보라고 지시하니 응답이 왔다.

“칙, 칙, 칙”

“내가 보내는 말이 잘 들리면 키를 두 번 잡아라”

하니 또 다시 응답이 왔다.

“칙-, 칙-”

송신기 고장이 확실했다. 모든 전투 작전 시 특히 매복전투시 무전기의 고장은 단순한 고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립무원의 상태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미 위치가 노출된 상태에서 적이 제2차 공격행위가 있을 때 화력지원을 받을 수 없다면 그 매복조는 적의 공격에 궤멸되고 만다. 이 문제가 가장 염려스러웠다. 무전기의 키를 잡고 선임하사와 벙어리 같은 교신을 시작했다.

마지노선을 방불케하는 포대 기지 [사진: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공]

문 : 조명상태가 좋으면 무전기 키를 한번 누르고, 나쁘면 두 번 눌러라

답 : 칙, 칙.(조명상태 나쁨)

문 : 현재 조명탄 위치가 어떠한가? 중대기지를 바라보고 앞쪽은 한번, 뒤쪽이면 두 번, 좌측은 세 번, 우측은 네 번 눌러라.

답 : 칙.(조명사거리가 짧음)

문 : 조명거리를 늘리겠다. 더하기 200m이면 1번, 400m이면 2번, 600m시 3번 눌러라.

답 : 칙, 칙.(400m연장)

문 : 사거리 수정된 조명이 뜬다. 조명이 좋으면 한번, 나쁘면 두 번 눌러라.

답 : 칙.(조명상태 양호)

문 : 적의 후속제대가 있으면 한번, 없으면 두 번, 잘 모르겠으면 세 번 눌러라.

답 : 칙, 칙.(후속제대가 없음)

문 : 부상자가 있는가? 전사 한번, 중상 두 번, 경상은 세 번 눌러라.

답 : 칙, 칙, 칙.(경상환자 발생)

문 : 밤을 넘길 수 있으면 한번, 없으면 두 번 눌러라.

답 : 칙.(밤을 넘길 수 있음)

문 : 적을 몇 명 잡았는가? 숫자대로 키를 눌러라.

답 : 칙, 칙, 칙, 칙, 칙.(적 5명 사살)

문 : 포로가 없으면 한번, 있으면 두 번 눌러라.

답 : 칙.(포로 없음)

나는 답답했지만 이런 식으로 교신을 하면서 백린연막탄을 쏘아주고 매복진지 주변에 사격을 실시하여 만일의 경우 적이 매복조를 공격하면 매복주변에 정확하게 사격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했다. 매복조 주변에 일일이 사격을 하면서 완전한 제원을 산출해냈고, 인접 155mm와 105mm 포대와도 협조하여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

어떠한 역경과 고난이 닥치더라도 상급자가 함께 겪어주면 병사는 잘 참아낸다

아침 일찍 먼동이 트기도 전, 나는 중대원을 인솔하여 지역수색을 병행하면서 매복지점에 도착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밤새 예상했던 것과 같았다. 적의 접근을 확인하고 나서 앞서가는 첨병을 통과시킨 후 짐을 짊어지고 산으로 들어가는 적의 본대를 살상지대로 유인하여 완전히 사살했던 것이다.

무전기는 송신기가 고장 나 있었다. 적이 던진 수류탄이 선임하사 호 앞쪽에서 폭발하여 무전기의 송화유니트가 수류탄 파편에 맞아 깨져버렸던 것이다. 또한 선임하사는 수류탄을 투척하려고 상체를 일으키는 순간, 적이 던진 수류탄 파편에 맞아 우측 복부에 작은 파편이 박혀버렸다. 본인 판단에 큰 부상이 아닌 것 같아 미련스럽게도 긴 밤을 버틴 결과 얼굴이 몹시 창백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우직스러운 충성심과 책임감에 깊은 존경심을 느꼈다.

그날 아침 일찍 매복현장에 부연대장님과 대대장님이 헬기로 날아 오셨다. 어젯밤에 있었던 벙어리같은 교신내용을 모두 들으셨고, 심지어 참모들에게 그와 유사한 상황에서 그 같은 교신방법을 발전시키라는 지시도 하셨다면 칭찬해 주셨다. 그 후 벙어리 교신내용은 참모들에 의해 더욱 발전되었으며, 예상되는 조치요령도 잘 정리되어 교육회보를 통해 하달되기도 했다.

매복현장까지 찾아와주신 부연대장님과 대대장님은 성공적인 매복작전보다는 부상을 당했으면서도 끝까지 자기의 책임을 다한 충성스런 부하를 만난 것에 큰 감명을 받으신 것 같았다. 따갑고 아픈 배를 움켜잡고 밤새 그의 대원들과 고난을 함께 한 박중사의 우직한 책임감과 충성심을 보면서 함께 싸웠던 대원들이 훌륭한 전투원이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그는 부연대장님과 대대장님이 타고 오셨던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박중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책임완수와 솔선수범이라는 말은 남보다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고 자기가 맡음 임무를 철저하게 완수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모든 임무를 적극적으로 훌륭하게 완수해 나가는 진취적이며 능동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책임완수나 솔선수범은 비록 말하기는 쉬우나 그 실천은 힘든 법이다.

군대가 엄격한 계급으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이라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명령만 내리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상급자의 책임감과 솔선수범 없이는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있을 수 없으며 소기의 목적달성이나 효율성 또한 기대할 수 없다.

병사는 아무리 극복하기 어려운 역경과 고난이 닥치더라도 상급자가 함께 겪어주면 잘 참아내며, 명령이니까 복종한다거나 할 수 없이 처벌이 무서워서 끌려간다는 따위의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전장에서 우리 병사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맛있는 음식을 주고 멋있는 차림으로 찾아와 상투적인 칭찬이나 늘어놓고 다니는 상급자가 아니라 위험과 고생을 함께 해주는 사람이다.

군대가 가장 멋있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북치고 나팔부는 퍼레이드(Parade, 행진)가 아니라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함께 고생하고 함께 위험을 극복하고, 함께 고통을 견뎌내는 자세라고 본다. 우리는 책임완수와 솔선수범이란 말을 많이 하고, 또 많이 들어 왔다. 상급자에게도 많이 했고, 아랫사람에게도 많이 요구해 왔다. 그러나 백 마디 만 마디의 달변보다는 고통과 아픔을 참고 버티면서 죽음과 직면한 상황 하에서 솔선수범을 행동으로 보일 때, 부하를 감동시키고 강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박중사를 통해서 배웠다.

박중사의 매복작전 전과를 노태우 대대장(중령,우측에서 2번째)이 둘러보고 있다. 좌측 첫 번째가 서경석 대위 [사진:서경석 장군 제공]

매복 준비와 전투

매복준비, 작은 것에 충실하라. 매복에서 가장 우선적이고 지배적인 요소는 적이 반드시 통과할 수밖에 없는 ‘목’을 선정하는 것이다.

사람이란 참으로 이상한 동물이다. 왜냐하면 전쟁터에서 그렇게 하면 죽는 줄 뻔히 알면서도 자기가 다니던 길도 계속 다니기 때문이다. 산돼지, 노루, 토끼, 등의 산짐승들도 늘 다니던 길로만 다니는 습성 때문에 사냥꾼에게 잡힌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매복할 때는 적이 꼭 지나가야 하는 목을 찾아서 자리 잡으면 틀림없이 적을 잡는다.

지도상에서 목을 찾기란 간단하다, 소로가 마주치는 곳이나 소로와 고지 능선이 마주치는 곳이 목이다. 적은 주로 소로나 능선으로 다니기 때문이다. 매복을 출발하기 전에 확인하고 교육할 사항이 많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반드시 냄새를 풍기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담배는 죽음을 초래하는 독초다. 또한 대소변 처리를 잘해야 한다. 고양이가 하는 버릇처럼 반드시 흙을 파고 묻어야 한다. 장기간 매복의 경우 대소변 냄새와 땀내, 음식물냄새, 담배냄새, 김치냄새, 사람에게서 풍기는 인내 등은 새벽이나 밤이 되면 날아가지 않고 땅에 깔려서 냄새구역(Smelling pocket)을 형성하게 된다. 신선한 풀내와 흙내를 맡으며 걸어온 사람은 이 냄새를 쉽게 구별한다.

일일 매복을 나가든 장거리 장기매복을 나가든, 병사들은 휴대기준 이상으로 실탄과 수류탄, 크레모아를 휴대하고 나간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살기 위해서 그렇게들 한다. 통상 보면 수류탄은 개인당 두발 이상, 크레모아는 개인당 한발 이상씩을 휴대하고 소총실탄을 탄창에 넣어 실탄 포에 담아서 몸에 주렁주렁 매달고 나간다.

대다수 병사들은 방탄조끼가 무겁고 입고 다니면 너무 덥기 때문에 입기를 싫어한다. 그 대신 탄창이 든 실탄포는 방탄효과도 있기 때문에 이것을 양쪽 어깨에 대각선으로 둘러서 앞가슴과 어깨, 그리고 등 쪽이 보호받도록 잡아맨다. 매복진지에 도착하여 야간에 근무서고 있을 때나 가면을 취할 때도 탄포를 방탄조끼 대신 몸에 두르고 지냈다.

다음은 원활하게 다량의 사격을 하기 위해서 소총과 탄창을 말끔하게 손질해야 한다. 우선 총구 손질이 잘못되어 먼지나 오물이 끼어 있든지 기름이 과다하게 묻어 있으면 칼퀴가 탄피를 물어내지 못해 기능고장이 생기므로 실탄이 장전되는 부분은 항상 깨끗해야 한다. 연발사격을 하는 소총은 칼퀴 고장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것들을 수시로 확인하고 칼퀴의 날이 무뎌지기 전에 교환해 주어야 한다.

다음, 탄창은 늘 실탄이 꽉 차 있기 때문에 자주 분해해서 깨끗이 해야 한다. 탄창에 물이 들어가 내부가 부식되거나 먼지가 끼면 용수철이 작동을 못해 사격 시 실탄을 제대로 밀어 올려 주지 못한다. 실탄이 부식되었거나 지저분해도 안 된다. 더욱이 소총을 닦던 기름걸레로 실탄을 닦으면 약실에서 가스와 함께 범벅이 되어 탄피가 원활히 추출되지 않게 된다.

탄입대 속의 탄창을 꽉 끼게 넣으면 탄창 교환 시 잘 빠지지 않는다. 반드시 탄입대 밑에 끈을 넣어서 필요시 끈을 잡아당기면 탄창이 튀어 나오도록 준비해야한다.

맹호! 근무 중 이상 무 [사진: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공]

예행연습

예측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철저한 준비와 교육 및 예행연습을 해야 한다. ‘소총과 탄약, 무전기, 기타 장비 등이 잘 정리되어 있겠지, 즉각 조치 절차도 여러 번 교육시켰는데 다 알고 있겠지?’하는 따위의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매번 작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며 새로운 마음가짐과 겸허한 자세로 확인하고, 교육하고, 예행연습도 해야 한다.

탄약은? 무전기는? 총기는? 환자는? 냄새는? 적과 조우 시는? 진입과 철수 시 역매복 예상지역과 조치는? 살상지대는? 화력지원 요청은? 타격은? 등등…

예상되는 모든 사항을 마치 컴퓨터에 자료를 입력시키듯이 잘 정리해서 머릿속에 넣어두었다가 필요시 풀어내서 반드시 써먹어야 한다. 사전에 대원들의 행동연습이 필요하면 반드시 예행연습을 시켜야 한다. 일이 닥쳐서 소리소리 지르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가는 모두 죽는다. 매복대장이 할 일은 행동이 아니라 철저하게 지형과 당시 상황에 알맞은 전술적 예측이다. 상황 전개 예측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매복진지 점령

공제선 투시를 위해 밑에서 위를 쳐다보는 매복진지 점령은 신중하게 채택해야 한다.

매복진지로 이동하는 도중 적과 조우할 때는 먼저 보고 먼저 쏴야 한다. 조우전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피아를 직감적으로 식별하여 적인 경우 신속한 다량사격이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쏘는 쪽이 대부분 기선을 제압하게 되고, 사격을 받은 쪽은 위축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매복 출발 전에 매복 진입로상의 우군활동을 확인해야 하며, 연합작전일 경우는 연합국 상황도 일일이 협조하고 점검한 뒤 출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적과 조우했을 때 우군인지 적인지 자세히 몰라 머뭇거리며 우물쭈물하는 일이 발생하고 즉각 사격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조우 시에는 주변의 유리한 지형을 신속히 점령하여 사격으로 적을 고착시키고, 즉시 박격포나 야포 등 곡사화기 사격을 유도하여 정확한 포사격을 실시토록 해야 한다. 신속한 육군 항공지원이 가능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만약 지원 사격을 할 수 없는 적진 깊숙한 후방지역에서 작전 시 대규모의 적과 조우하게 되면 신속히 그 위치를 이탈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매복지점 진입 시에는 가까울 때는 바로 매복지점으로 들어가지만, 거리가 멀어서 어두워지기 전에 기지를 떠나 매복진입이 노출될 때는 가매복지점을 선정하여 숨어 있다가 어두워진 후 매복지점을 적이 관측할 수 없을 때 점령해야 한다. 위험이 따르더라도 어두워 졌을 때 즉 EENT(태양이 일몰 후 수평선 아래 12˚에 위치하는 시간)+30분 이후에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

주간에 지역일대에 대한 수색정찰을 마치고 철수 시 휴식하는 것처럼 적을 속이면서 매복부대를 잔류시키는 방법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적이 눈치 채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숲속에 숨어 있다가 어두워 진 후 매복준비를 해야 한다.

매복진입 병력이 진입도중 적과 조우할 것을 고려하여 진입로 상에 확인점을 부여하고 이를 참고로 하여 조명이나 곡사화기 사격을 유도하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특히 매복진입과 철수 시에는 적의 역매복에 유의해야한다. 이를 위해 의심나는 지역을 첨병으로 하여금 수색토록 하고 사전에 사격을 실시하여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매복지점에 도착하면 우선 적을 유인해서 타격할 살상지대를 선정해야 한다. 매복위치는 통상 도로나 소로 앞에 선정하여 병력을 배치하되, 아군은 호를 파고 숨어서 사격하기 용이하고, 적은 도주하기 어려운 곳이어야 한다. 살상지대로 선정한 주변에 푹 파인 골이 있다거나 가깝게 근접한 곳에 급커브가 있어서 적이 사격을 피해 숨어버릴 수 있는 지역은 살상지대로 부적절하다.

맹호! [사진: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공]

주변지형을 잘 고려해서 매복진지를 선정해야 한다. 공제선상에 움직이는 적을 발견하기 위해 매복위치를 선정하는, 소위 공제선 투시를 한다고 밑에서 위를 쳐다보고 매복훈련을 하는 것을 교육훈련장에서 종종 본 일이 있다. 지형에 따라 나무나 풀이 없는 곳에서는 공제선 투시가 가능하지만 나무와 풀, 기타 잡목 등이 사람 키만 하면 공제선 투시는 절대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제선 투시를 이용한 매복작전은 능선상에 수목이 어느 정도인가를 주간에 사전확인 하고 난 후 채택해야한다. 매복 시 사격은 위에서 아래로 하든지 최소한 평탄한 상태에서 사격을 해야 하고 사격을 차단하는 방해요소가 없는 곳에 진지를 선정해야 한다.

매복위치를 선정하면 반드시 호를 구축해야 한다. 호를 파지 않고 그대로 매복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만용이다. 또한 호를 파더라도 호박구덩이 파듯하면 안 된다. 교범에 나와 있는 대로 호를 파야한다. 그리고 호 앞에는 반드시 양팔꿈치를 땅에 대고 거총할 수 있는 공간을 띄우고 30cm정도 높이의 사대를 만들어야 한다. 적의 소총탄이나 수류탄 파편을 막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호 깊이는 반드시 깊게 팔 필요가 없다. 앉아서 밖을 내다 볼 수 있을 정도, 즉 목부분까지 들어갈 정도면 충분하다.

호는 2-3명의 일개조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파고, 호와 호 사이의 거리는 호 안에서 던지는 수류탄 투척거리와 크레모아 도전선의 길이를 고려하여 통상 20m정도 이격시키는 것이 좋으나 상황과 지형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너무 가까우면 약간의 공포심 극복에는 도움이 되나 살상지대가 좁아지고, 너무 멀리 떨어지면 적발견 신호줄 설치가 어려워지는 등의 장단점이 있다. 호를 파고 사대를 쌓았으면 반드시 지가를 설치해야 한다. 캄캄한 밤에 적이 도주한 방향으로 정확하게 사격하기 위함도 있지만, 흙 위에 소총을 놓고 사격을 하면 흙이 튀어서 소총의 활동부분으로 들어가 기능고장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매복단위는 점매복일 경우 분대규모, 넓은 지역을 차단할 때는 소대, 중대 또는 대대규모까지 지역매복을 한다. 소대 단위일 경우, 통상 소대장조와 선임하사조로 나누어 매복조를 편성하고, 인원은 한 지점에 2개 분대 규모인 10명에서 20명 정도가 적절하다. 지역매복을 할 경우에는 분대 또는 반개 소대 규모의 인원으로 지형에 알맞게 점매복을 연결시키면 된다.

통상 일개조는 한 호에 2-3명이 근무하는 것이 좋다. 한 명은 근무를 서고 나머지 인원은 가면을 취한다. 적이 접근한다는 신호가 오면 동료전우를 깨워, 한사람은 크레모아를, 다른 인원은 수류탄과 소총을 크레모아가 터짐과 동시에 사격함이 효과적이다.

<계속>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