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란'에 당황한 유럽…제각각 '살길 모색'
'에너지 대란'에 당황한 유럽…제각각 '살길 모색'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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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1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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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겨울을 앞둔 유럽이 떨고 있다.

에너지 위기를 맞아 유럽 각국에선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서서히 벗어나는 상황에서 에너지 문제는 침체한 경제를 되살리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유럽의 에너지 가격은 거의 3배나 뛰어오르면서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고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월 이래 유럽 전역에서 평균 3.5배나 상승했다.

수요 증가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유럽에 대한 독점력을 보유한 러시아의 의도적인 공급 제한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러시아 측이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 승인을 압박하고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가스 시장에서 공급을 줄였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가스 공급을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부인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에서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계약에 따른 최대 공급량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 측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공급량을 더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도 약속했다.

이번 에너지 가격 급등 사태를 맞아 EU 회원국은 각자 다양한 원인과 해법을 내놨다.

폴란드, 헝가리 등은 EU의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이산화탄소 가격 상승이 에너지 가격 급등의 요인 가운데 하나라면서 EU 집행위원회에 책임을 돌렸다.

우파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유럽의 기후 정책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EU의 기후변화 로드맵인 '유럽 그린 딜' 정책이 에너지 가격 급등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과 스페인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탈(脫)탄소 경제 전환이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가격 급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가능 에너지는 대부분 국가에서 발전 비중이 크지 않고 에너지 효율도 떨어져 아직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인데도 빠른 속도로 탄소중립을 밀어붙이는 과정의 부작용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중을 서둘러 높이려고 수백 기의 석탄 화력발전소와 가스 화력발전소를 너무 일찍 폐쇄했다는 것이다.

EU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나아가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터에 에너지 위기를 맞아 정책적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개별국가 차원의 단기 조치로 각 가정과 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 일시적이고 선별적인 세금 감면 등을 제안했다.

이어 가스 비축분 구매를 늘리고 에너지 저장 능력 확대를 위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며, 전력 시장 구조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가스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비축하자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일부 회원국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또 스페인과 프랑스는 가스 가격과 전력 가격을 분리하도록 EU 전력 규정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은 시장경제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는 방안에 회의적이다. 네덜란드도 전력 시장과 이산화탄소 시장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은 개별국가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주고 세금을 감면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위기로 유럽이 당황하는 속에서도 EU는 화석 연료를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정책의 대원칙에 확고하다.

카드리 심손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6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이번 에너지 위기로 오히려 재생가능 에너지로 신속히 전환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7월 기후변화에 대응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규모 탄소 배출 감축 계획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상향하고 이에 따라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 비중을 더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EU는 '그린본드'를 발행해 120억 유로(약 16조5천억원)를 조달했다. 그린본드는 재생가능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환경오염 예방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수목적 채권이다.

EU 집행위는 2026년 말까지 최대 2천500억 유로(약 344조6천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석탄, 전력, 가스 등 화석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유럽 일부 국가에서 퇴출 절차를 밟아오던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프랑스, 핀란드 등 유럽 10개국 경제·에너지 담당 장관들은 11일 유럽 각국 신문에 게재한 공동기고문에서 기후 변화 위협으로 저탄소사회 전환이 시급한 시점에서 원자력 발전은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최고의 무기'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재생가능에너지도 핵심 역할을 하나 탄소 배출이 없는 다른 발전원이 필요하다"면서 "에너지 수요를 지속해서 충족하려면 원자력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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