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전략·코로나 방역정치 적중한 캘리포니아 소환투표
反트럼프 전략·코로나 방역정치 적중한 캘리포니아 소환투표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1.09.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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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민소환 투표라는 시험대를 가볍게 통과하며 지사직을 사수했다.

뉴섬 주지사는 70% 개표가 완료된 15일(현지시간) 현재 소환 반대 63.9%, 찬성 36.1%로 유임이 확실시된다. 미국 주요 언론은 이미 뉴섬의 지사직 유지를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언론은 뉴섬 주지사 유임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반(反)트럼프 캠페인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치다.

캘리포니아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지만, 두 전략을 활용해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뉴섬은 지난달 중·하순까지만 해도 소환 찬성 여론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위기 상황에 봉착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반감과 코로나 확산 우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여론을 반전시킨 셈이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뉴섬을 대체할 새 주지사 후보 중 1위를 달리던 강경 보수 성향의 흑인 래리 엘더 후보를 겨냥해 '흑인 트럼프'라고 공격했다. 뉴섬 지원 유세에 나섰던 조 바이든 대통령도 엘더를 "트럼프 복제품"으로 규정했다.

여기다 민주당은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는 엘더 후보를 과학과 보건 건강에 반대하는 후보라고 맹공했고 델타 변이 확산을 우려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CNN 방송의 소환투표 출구 조사에서 캘리포니아 유권자 3분의 1은 전염병 대응을 최우선 관심사로 꼽았다.

뉴섬이 심판대에 올라오는 소환 투표가 아니라 엘더를 '친(親)트럼프·반(反)백신' 프레임으로 심판하는 구도를 만들어낸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자인 엘더는 민주당에 쉬운 표적이 됐다"며 "코로나 대유행을 억제하기 위한 뉴섬의 공격적인 접근도 그가 소환투표에서 살아남은 주된 이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주민소환 투표 결과가 민주당과 공화당의 내년 중간선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섬이 보여준 "반트럼프 전략은 내년 중간선거에서도 유효하며 공화당을 향한 경고"가 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11월 대선에서 패배하며 물러났지만, 민주당이 공화당 후보를 '친트럼프 극단주의자'로 묘사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한다면 격전지에서 민주당이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 표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공화당이 조지아, 애리조나, 미주리,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중간선거 격전지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너무 가까운 후보나 극우성향 후보를 내세울 경우 공화당의 상원 탈환과 주지사 선거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트럼프 성향 보수단체 '링컨 프로젝트'의 마이크 마드리드 정치 전략가는 "트럼프라는 망령은 민주당 지지층을 투표장에 끌어내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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