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 일대일로 견제 '글로벌 게이트웨이' 구상 공개
EU, 중국 일대일로 견제 '글로벌 게이트웨이' 구상 공개
  • 김건호 기자
    김건호 기자
  • 승인 2021.09.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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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응한 무역, 사회기반시설 연결 구상을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한 국정 연설에서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라는 이름의 새로운 '연결 전략'을 곧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국가들과 글로벌 게이트웨이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전 세계 상품, 사람, 서비스를 연결하는 양질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AFP 통신 등 외신은 이를 중국의 일대일로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커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무역 관계를 더 깊게 하고, 국제 공급망을 강화하고, 녹색, 디지털 기술에 대한 새로운 투자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유럽이 중국이 소유한 구리 광산과 항구 사이에 완벽한 길을 건설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이 같은 투자에 관한 한 더 영리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2월 예정된 EU-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게이트웨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전 세계 사업 활동과 국제 무역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희생해가며 이뤄질 수는 없다면서 EU 시장에서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천500만 명이 강제 노동을 하도록 위협받고, 강요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강제로 상품을 만들고, 이들 상품이 유럽의 상점에서 판매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강제 노동과 관련해서는 특정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국이 신장 자치구의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족을 수출품을 만드는 데 강제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은 EU와 중국 관계의 핵심 쟁점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 밖에도 이날 연설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유럽 칩스법'(European Chips Act)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과 설계에서 생산 능력까지 유럽의 점유율 감소, 아시아 제품 의존 등을 언급하고 이는 단순히 EU의 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기술 주권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EU 내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설계, 시험 능력을 연결하고, 개별 회원국의 투자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법의 목적은 최신 기술의 유럽 칩 생태계를 공동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방위 문제와 관련,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라면서 내년 프랑스가 EU 순회 의장국을 맡을 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유럽 방위 정상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아프가니스탄을 위한 인도적 지원액을 추가로 1억 유로(약 1천381억원) 늘리고, 내년 중순까지 저소득 국가들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억회분을 추가로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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