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희 기자]올해 집값이 크게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서울 아파트값이 상반기에만 이미 작년 1년 치 이상으로 올랐다.
인천 역시 상반기에 작년 상승률을 추월했고, 경기·수도권·전국 기준 상승률도 작년 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집값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무주택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강남서 집값 천장 높이고 외곽서 중저가 '키 맞추기'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상반기(1∼6월) 3.18% 오르며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3.01%)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0.12%→0.28%→0.40%→0.67%로 4개월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가 3기 신도시 등 계획이 담긴 2·4 주택 공급대책 영향으로 3월 0.49%, 4월 0.43%로 두 달 연속 오름폭이 줄었는데, 4·7 보궐선거 등의 영향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며 5월 0.48%, 6월 0.67%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상반기 서울 집값은 강남권 주요 단지가 천장을 높이고 외곽의 중저가·재건축 단지가 키 맞추기를 하며 동반 상승한 모양새다.
노원구의 상반기 상승률이 5.08%로 가장 높았고, 송파(4.52%)·서초(4.20%)·강남(3.94%) 등 강남 3구가 뒤를 따랐다.
이어 도봉(3.93%), 동작(3.48%), 마포(3.45%), 관악(3.33%), 강동(3.26%), 양천(3.12%) 등의 순이었다.
강남 3구는 정부가 작년부터 고가 주택을 타깃으로 각종 규제를 쏟아냈음에도 집값 상승세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최근 거래가 크게 줄어도 호가가 내려가지 않아 거래가 성사됐다 하면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3차 전용면적 105.31㎡는 지난달 29일 37억원(3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는 4월 말 압구정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 압구정에서 두 달 만에 첫 거래인데, 올해 1월(31억원·2층)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6억원 오른 것이다.
노원·도봉·관악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 지역에는 30대 등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따라 오르고 있다.
상반기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노원구는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비껴가면서 상계·중계·하계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노원구에서는 준공 34년을 맞은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01㎡가 이달 6일 9억원(12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작년 12월(6억5천만∼7억4천만원) 이후 6개월 만에 1억6천만∼2억5천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상승률로 보면 17.8∼27.8% 수준으로 뛴 것이다.
상계동 W 공인 관계자는 "2·4 대책 발표 이후에 매수세가 가라앉았다가 서울시장 선거를 거치면서 이제 재건축이 된다는 기대감에 매수 문의가 많아지고 집주인들도 매물을 들이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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