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새누리당과 민주당, 포털장악 평행이론
[박한명 칼럼]새누리당과 민주당, 포털장악 평행이론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1.06.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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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실패로 귀결된 포털개혁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보수우파 세력이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의 자의적 편집, 좌편향 문제를 지적할 때 ‘알고리즘’의 중립성을 강조하며 편향을 부정해오던 민주당이 “뉴스 섹션에 들어가면 보수 매체 일색”이라며 소위 언론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그러면서 “포털 사이트가 왜 뉴스편집을 고집하느냐”고 반문한다.

일단 그동안 친 포털 정당으로 각인돼 왔던 민주당이 포털에 몽둥이를 들겠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러고 보면 포털 문제는 집권당의 영원한 딜레마였다. 국민의힘도 집권 시절 포털의 뉴스 편집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뉴스 편집권을 포기하도록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됐었다. 지금 언론개혁 당위성을 설파하고 귀닫고 있는 민주당, 선택적 정의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민주당을 위해 아무래도 자신들의 과거 모습을 한번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겠다 싶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박근혜 정권 시절 이야기다. 그때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은 매일같이 포털에 올라오는 정부여당 공격에 골머리를 앓았다.

참다 못한 새누리당은 자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포털 전문가에게 외주를 주고 보고서를 만든다. 2015년 상반기 포털(네이버, 카카오) 모바일 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보고서가 그것이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그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간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 메인 화면 기사 5만236건을 분석한 결과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기사가 야당에 대한 것보다 10배나 많았다. 좌파들의 조롱 섞인 기사들이 곧바로 쏟아졌다.

포털업계에서 10년 이상 경험이 있는 미디어 관련 교수와 석·박사급 연구자들이 참여해 조사한 결과임에도 “학생부 리포트 수준” “포털 길들이기”라는 비난을 받았다.

친문매체인 미디어오늘 당시 편집국장은 “수준 낮은 보고서는 제목만 남아 계속해서 포털을 압박하는데 이용될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노리는 ‘정부여당 편향’ 프레임은 거짓이라고 했다.

또 “포털은 기계적 형평성을 의식해 쟁점을 희석시키고 가치중립적 기사를 전면에 배치하며 가십성 이슈로 여론을 왜곡 한다”며 “포털은 오히려 정부여당편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포털을 둘러싼 등신과 머저리

그때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유승희 의원은 “여당의 포털에 대한 무언의 압력이 도를 넘고 있다(유승희 의원)”고 포털을 두둔했고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우리 당은 새누리당의 일련의 시도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신문, 방송에 이어서 대형 포털사이트에게 재갈 물리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매번 큰 선거 직전마다 포털의 편향성 주장을 반복해오고 있다”며 “포털을 겁박해서 인터넷에 기사 편집권을 검열하겠다는 이런 태도는 보도지침으로 언론을 통제하던 군부독재 시절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7년의 세월이 흘러 변한 건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는 것, 국회권력도 180석으로 야당을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그때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여의도연구원의 외주 연구용역을 통해 포털 편향의 근거를 마련했다면 지금은 그보다 훨씬 규모가 큰 MBC(‘스트레이트’)가 빅데이터 업체에 의뢰해 근거를 마련했다.

새누리당의 포털 비판 근거 자료를 제공했던 연구 교수가 청와대 비서관으로 갔다면 민주당의 포털개혁 근거 자료를 제공한 MBC는 사장 부인이 청와대에 발탁돼 근무했다는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참, 포털이 편향적이라는 새누리당 주장에 터무니없다며 발끈했던 포털사들이 지금은 속살까지 까뒤집어보겠다는 알고리즘 공개 민주당의 위협엔 제대로 항변조차 못하고 있다는 차이도 있다.

며칠 전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 더불어민주당의 김용민 의원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투명하지 않은 뉴스 편집에 대해 문제가 된지는 오래된 것 같다”며 “구글조차 하지 않는 뉴스편집을 우리나라의 포털사이트에서 고집하는 이유와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부분만큼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김 의원과 민주당 의도대로 포털 정복이 성공할진 모르겠다. 필자도 극공감했던 과거 새누리당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갔던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굿 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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