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강규형의 용기와 투쟁력, 윤석열보다 못한가
[박한명 칼럼]강규형의 용기와 투쟁력, 윤석열보다 못한가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1.05.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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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맞서 싸운 보석과 같은 참된 지식인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친문방송에 대한 면죄부 발급기관처럼 인식되는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내정설이 돌던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상식적인 국민 사이에선 불공정 편파 방송의 상징적인 인물로 통한다. 정연주 KBS 시절 불공정 보도의 대명사 인물현대사, 미디어포커스, 생방송 시사투나잇, 노무현 탄핵방송과 같은 프로그램은 그가 언론에 등장할 때마다 아직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정 씨가 부실경영 등 이유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해임된 후 대법원에서 해임취소 확정 판결을 받은 후인 2012년 10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후보 방송 정강정책 연설 방송 녹화 차 KBS에 들른 적이 있다. 문 후보가 그때 노조에 들러 했던 “정연주 사장이 (본래의 임기를) 마쳐야 하지 않겠느냐”는 발언은 상당한 논란거리가 됐다. 정 씨가 해임취소 판결을 받았으니 법리상 복직이 맞지 않느냐는 차원이라는 문 후보 측의 설명도 뒤따랐다.

문 대통령이 방송장악을 위해 강제로 찍어냈던 전 KBS 이사 강규형 교수가 해임처분 취소소송 2심에서도 승소하자 대법원에 상고했다고 한다. 끝까지 해보겠다는 뜻일 게다. 이 소식을 듣자마자 ‘문재인 후보 시절’ 그가 정연주 사건에 대해 보여줬던 태도가 떠올랐다. 그래서 묻고 싶다. 강 전 이사가 대법원을 통해 확정판결을 받으면 본래 임기를 마치도록 조치할 건가. 그래서 KBS의 적폐청산 칼춤을 묵인하고 방조한 김상근 KBS 이사장이 차지한 그 자리를 다시 강 교수에게 돌려줄 것인가.

아무리 김명수의 대법원이라도 상식을 가졌다면 당사자에게 최대한 고통을 주겠다는 이런 재판을 질질 끌어 시간을 연장한다는 건 인권 대통령이란 닉네임을 가진 문 대통령의 지독한 내로남불을 증명하는 치명적인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게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연주 사장의 경우나 비슷하게 해임됐던 신태섭 전 KBS 이사의 경우도 결과가 뒤집히지 않았다. 정권과 대통령의 방송장악 의도만 더 뚜렷하게 드러났을 뿐이다.

강규형 교수, 끝까지 용기 내시라

자신과 우리 편에겐 한 없이 관대하지만 남과 너희 편에겐 가혹한 문재인, 좀스런 대통령 문재인 이미지를 남겨 대체 뭘 얻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좀스럽고 민망하다”는 야당의 사저 의혹에 할 말이 아니라 대통령 본인의 이런 태도에나 갖다 붙일 수 있는 말이다.

문재인 정권 방송장악시나리오에 따라 희생양이 된 강규형 교수는 거의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법인카드 사용에 문제가 없다더니 정권 눈치를 보고 표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에 이어진 노조의 온갖 인신공격, 여권의 유무형 압박과 심지어 끝까지 해보겠다는 대통령의 대법원 상고까지. 일반인이라면 이 정도 오랜 기간 동안, 권력의 총공세에 버티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강 교수는 언론에 “심신은 황폐화되고 삶은 허물어졌다”고 고백했다. 정신력이 보통 강한 사람이 아니면 영혼까지 파괴될 정도로 심한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 권력과 싸웠다고 하지만 필자는 강 교수야말로 문 대통령과 싸운 진정한 투사라고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은 권력에 맞서기는 했지만 강 교수는 맞설 뿐 아니라 승리까지 했다.

윤 전 총장에게는 응원하는 다수의 국민이 지켜보며 응원했지만 강 교수는 그야말로 홀로 피 흘리며 끝까지 싸워 값진 승리를 얻어냈다.

필자 개인은 윤 전 총장보다 강 전 교수에게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일부 사람들이 우려하듯 김명수의 대법원이 해임취소 소송 결과를 뒤집긴 어려울 것이다. 이 사안이 법리적으로 명확하고 판례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통령 임기 말에 문 대통령의 아집과 보복심을 만족시켜주려 이런 명확한 사건을 뒤집을 정도로 김명수 대법원이 어리석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파는 개인 욕심과 성취를 우선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개인의 싸움을 진영의 싸움처럼 여겨 함께하는 동지의식이 없다는 뜻이다. 우파세력은 뒤늦게라도 홀로 싸운 강 교수의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 그리고 강 교수가 승리의 경험을 더 큰 곳에서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 교수의 용기있는 행보에 박수를 보내며 계속해서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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