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분석1]급여 인상은 STOP... ‘정항기’ CFO는 사장으로 영전하면 누가 이해할까? 
[대우건설 분석1]급여 인상은 STOP... ‘정항기’ CFO는 사장으로 영전하면 누가 이해할까?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1.05.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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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 대우건설 취재TF팀 / 편집  정성남 기자] 대우건설은 지난 4월 23일 김형 사장을 사업대표로 재선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항기 CFO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관리대표를 맡으면서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형적으로 보이는 이 체제는 오는 6월 7일 임시주총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김형-정항기 각자 대표 체제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

대우건설이 내부적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또 이로 인한 후유증은 상당 기간 영향력을 미치면서 경쟁력을 밑동에서 부터 갉아먹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 사장과 정항기 CFO 부사장은 2020년 매출 8조 1367억 원, 영업이익 5583억 원, 당기순이익 2826억 원이라는 성적표를 바탕으로 연임과 승진이라는 열매를 따갔다. 경영성과에 따른 듯한 이 같은 인사에 외부에서는 축하 분위기지만 내부적으로는 싸늘한 분위기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KDB인베스트먼트의 기형적인 각자 대표 체제 구축에 대해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거칠게 반응했다. 노조는 지난 4월 27일 성명서를 통해 "각자 대표라는 기형적 구조를 만든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를 규탄한다"라고 발끈했다.

노조는 이같이 반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대우건설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갉아먹고 있는 이 현실을 타파할 진취적이면서도 직원들과 동고동락할 CEO"라면서 "전리품만 챙기며 먼저 뛰어내릴 CEO가 필요한 것은 결단코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업 부분을 전담하는 사장과 지원본부 및 매각을 담당하는 사장으로 이원화하여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효율적인 경영을 하겠다니, 이 얼마나 건설업에 무지한 논리이며 대우건설을 동네 구멍가게 취급하는 안일한 행태란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계속해서 "건설산업의 특성이나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단순 자본가적인 논리로만 접근하여 이러한 비상식적이고 기형적인 구조를 결정한 대주주의 처사에 대해 당 지부는 깊은 유감을 표하는바"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그동안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건설회사 이익의 원천인 현장을 등한시하고 그저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지원조직의 보고서에 기대어 대우건설을 평가하고 판단하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누가 대주주의 입맛대로 보고서를 잘 만드느냐가 경쟁력의 기준으로 변질되어 버린 쓰라린 현실"이라면서 "이번 각자 대표 체제는 이러한 통제와 보고에 찌든 대우건설을 더욱더 가속화 시킬 것이며, 오로지 재무제표의 숫자를 좋게 만들기 위해 매각 직전까지 마지막 불꽃을 태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또 "각자 대표 체제가 되더라도 통제와 관리만을 위한 대주주의 잘못된 경영에 맞설 것"이라면서 "전방위적으로 끊임없이 자행해 오던 경영간섭을 중단하고 자주 경영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의 이 같은 강한 반발은 대우건설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과 맞닿아 있다.

즉 김형-정항기 두 사람이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를 등에 업고 직원들의 급여 인상은 시늉만 내고 승진은 최소화하면서 인사적체가 심각하는 등 내부적으로 끝없는 희생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이 장기 성장은 도외시하고 현금성 자산매각 등으로 손쉬운 단기 실적에만 급급하면서 대우건설의 앞날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은 따갑다.

노조는 지난 4월 14일 성명서를 통해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겉으로는 대우건설의 독자경영을 보장하고 있다는 가면을 쓰고, 그 뒤에선 임직원 승진부터 자산 매각, 임금인상 등 전방위적으로 끊임없이 과도한 경영간섭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또한, 그 결과에 대해서는 경영진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모든 임직원을 기만하고 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어 "경영진이 하나의 유기체가 아닌 CEO/CFO/미래전략 3파로 분열되어 제각각 움직이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도록 조장하고 있다"면서 “건설산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은행가들의 과도한 경영간섭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고 개탄했다. 

노조의 이 같은 개탄은 내부 직원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과 현재의 위상을 들여다보면 더욱 극명해진다.

대우건설 직원들의 임금은 지난 10여 년간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의 관리를 받는 동안 형식적으로만 인상됐다. 결국, 현재 임금경쟁력은 10위권 밖 회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또 이로 인한 결과는 처참하다.

3년 연속 시평 1위라는 영광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6위권 언저리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또 이 때문에 국내 재개발 재건축 현장에 수주전에서 밀려나고 있다. 심지어 부산 해운대 우동3구역 같은 경우에는 계약이 해지 되기까지 했다. 악순환의 굴레에 빠져들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건설 강자 대우건설의 몰락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정항기 CFO의 공동대표 취임이 매각을 염두에 둔 인선으로 풀이되는 만큼 이 같은 인건비 옥죄기 등 내부 직원들에 대한 희생은 더욱 강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직원 승진은 거의 올스톱 하다시피 하면서도 자신들은 승진과 연임으로 자축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수뇌부의 행태는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준다”면서 “내부 사정을 안다면 정항기 CFO의 사장 영전을 누가 축하하고 이해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건설회사의 이익은 현장에서 나온다"면서 "정항기 CFO는 사장으로 영전한 후에는 은행가 책상 위에 놓이는 재무제표를 최우선 할 게 아니라 현장 직원들의 복지를 챙기면서 사기를 불어넣어 경쟁력 회복의 첫걸음을 떼게 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항기 관리부문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가 된 뒤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2019년 8월 대우건설에 들어왔다.

현재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는 KDB인베스트먼트로, 지분 50.75%를 보유 중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100% 출자해 설립한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운용사로 2019년 7월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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