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23) 한복과 미니스커트
권순철의 유통칼럼(23) 한복과 미니스커트
  • 권순철
    권순철
  • 승인 2009.12.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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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외부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처음 옷을 입었을 것이다. 여기에 체면과 예의가 더해지고, 세상을 지배하는 자연현상과 천체에 대한 관심, 종교적 심취가 반영되어 한 시대의 옷의 문화가 완성하게 되었을 것이다. 서양과 동양은 자연 자체도 다르지만 이보다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더 컸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가 서로 다은 복식(옷을 말하는 복과 장식을 말하는 식의 합성어)문화를 만들었다. 
 
우리에게도 훌륭한 복식문화인 한복이 있다. 직선과 약간의 곡선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우며, 특히 여자 옷은 짧은 저고리와 넉넉한 치마가 어울려 옷차림이 단아하고 아담하다.  한복은 몸매를 감싸주므로 그 결점을 덮어준다. 그러므로 작은 사람도 크게 보이게 입을 수 있으며, 마른 사람도 풍성하게 보이게 입을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처럼 아름다운 한복을 거리에서 보기가 쉽지 않다. 서양복식에 평상복의 자리를 내주고 특별한 날에 입는 옷이 되었다.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복식이 더 어울릴지 모른다. 속도를 강조하다 미니스커트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니스커트가 나온 시기는 1960년대 이다. 한창 호황을 누릴 때 왜 미니스커트가 나왔을까? 경기와 여자의 치마길이를 연구한 논문도 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자. 치마를 가지고 유행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길이일 것이다. 그런데 호황기에는 수요가 많아 공급부족으로 원단가격이 오를 것이다. 선택을 해야 한다면 원단 가격 부담이 덜한 불황기에 길게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여기에 심리적인 부분이 더해져 절묘하게 패션을 만들어 졌을 것이다. 이처럼 고도의 상술이 접목된 결과이다.
 
고도의 상술이 접목되어 누군가는 돈을 버는 것은 좋다. 그것이 모두가 용인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복식은 복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낳는다. 12폭 치마를 입고 있는 사람과 채 한 폭도 될까한 미니스커트를 입는 사람의 생각의 차이인 것이다. 내 결점을 감싸주는 옷을 입고 있으면 자연 남의 허물도 감싸줘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내 장점을 드러내기에 급급한 옷을 입고 있으면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어 내 장점을 말하고 싶지 않을까?
 
우리 내 어머니들은 가족 모두의 허물을 감싸 안으려고 노력했다. 최소한 필자가 생각하는 어머니는 그런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 허물도 덮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의 허물을 덮을 수는 없을 것이다.
 
치마길이는 보수적이냐 혹은 개방적이냐를 논하기 이전에 소통의 문제인 것이다. 소통이 막혀있으면 고성방가, 고함, 떼쓰기, 억지만이 남는다. 합리적인 합일점이 찾아지지 않는다. 논리가 우선하고, 합리적인 합일점을 찾아가는 소통의 문화가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필자도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부모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닌 것이다. 가족이, 지역공동체가, 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키워내는 것이다. 이 세상의 어느 부모가 바르게 키우고 싶지 않겠는가? 바르게 성장해야 이 사회를 지탱할 재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내 아이만 아니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이미 아이들은 어머니 배속에서부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데? 
 
유통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한번만 더 생각해 보자. 바른길을 가고 있는가를. 옳은 물건을 팔고 있는가를. 그리고 세상과 바르게 소통하고 있는가를. 다들 주위를 둘러보는 12월이다. 1년 동안 그러지 못했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09년을 돌아보자. 내 이웃과 바르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며 2010년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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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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