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악덕사장 양승동이 버티면 KBS는 어쩌란 말인가
[박한명 칼럼]악덕사장 양승동이 버티면 KBS는 어쩌란 말인가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1.04.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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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사퇴가 KBS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공영방송 사장이 법원으로부터 말하자면 ‘악덕 업주’로 판정받았다. 사기업 악덕업주도 직원 월급을 떼먹었다든지 부당징계를 했다든지 등 이유로 처벌받으면 기업 운영에 상당한 지장을 받게 마련이다.

요즘 세상에 악덕업주로 찍히는 것만큼 치명적인 불명예가 어디 있겠나. 기업의 오너들이 구설에 휘말려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물러나는 척 쇼라도 하는 것은 다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물며 공영방송 사장이 일부 직원들이 과거 사장 밑에서 일을 열심히 했다고 이념이 다르다고 회사 내부에 제 마음대로 인민위원회를 만들고 조리돌림을 하다 법원에 철퇴를 맞는다면? 당연히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자리를 내놓아야 마땅한 것 아니겠는가.

국민 중에 이런 사장이 공영방송을 이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가 과연 몇이나 있겠나. 물론 공영방송은 국가와 국민의 소유이지 임기가 정해진 일개 대표의 것이 아니다. 그러니 더 말할 게 뭐가 있겠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승동 KBS 사장이 지난 주 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 구형 금액인 150만원보다 2배가 많은 금액이다.

법원은 양 사장이 2018년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KBS진실과 미래위원회(진미위)’를 설치해 운영하며 직원들을 자의적으로 징계한 것은 불법이라고 했다. 진미위 운영규정을 만드는 것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는데 직원들에 불리한 취업규칙을 만들면서도 직원 과반 동의도 없이 자의적으로 밀어붙여 징계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양 사장은 KBS 내 다수노조로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KBS 언론노조원들만 믿고 진미위를 강행했다가 이번에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은 꼴이다. 이 위법 사항은 너무나 명백해 2심으로 가도 판단 요지가 뒤바뀔 가능성은 없다. 더군다나 양 사장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아닌가. 아무리 법원이 정권에 장악돼 있다고는 해도 이렇게 명백한 사안을 더군다나 임기 말에 결론을 뒤바꾼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궤변 늘어놓은 양승동의 KBS, 스스로 침몰하나

그런데 항소하겠다는 KBS가 밝힌 반론이 좀 고약하다. “진미위를 만든 취지는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 공영방송으로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한 규정 제정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미비점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이번 재판은 '진미위 규정' 제정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은 것일 뿐, 규정의 전체적인 정당성을 부정하거나 이후 인사위원회를 거친 징계절차가 무효라는 판단을 한 것은 아니다” 어이없는 변명이지만 백번 양보해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였다고 치자. 목적이 선하면 절차는 아무리 개판을 쳐도 괜찮다는 건가.

민주주의는 목적 그 자체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 직원 과반도 동의받을 수 없는 취업규칙을 패거리들 모아 만들어 미운털 박힌 직원들 골라 징계하고 해고하는 따위의 짓은 공영방송 사장이 절대 할 수 없는 짓이다. 양승동은 공영방송 사장은커녕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자격조차 의심되는 저질이라는 얘기다.

양승동의 KBS는 또 “진미위는 공영방송 KBS의 공적 책임 준수와 공정성·독립성·자율성 등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진미위 운영규정’은 사전에 이뤄진 다수의 외부 법무법인 자문 과정에서도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에 대한 지적은 없었고, KBS 최고의결기관인 이사회에서도 충분한 논의 끝에 의결됐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의성 또한 인정돼서는 안 된다”며 “항소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양승동과 그 패거리들이 말하는 공정성, 독립성, 자율성은 소위 검언유착 오보, 김제동 파동, 주진우 논란 등 숱한 사례에서 그들만의 아전인수라는 게 이미 드러났다.

필자가 참여한 미디어연대의 4·7 보궐선거 모니터 결과에서도 증명된다. 청와대 여당 후보들을 위해 KBS는 친문정권을 위해 견마지로를 다했을 뿐이었다. 그 어느 곳에서 공정성 독립성 자율성은 없었다.

양 사장과 진미위를 주도한 자들이 저지른 짓들을 수습하기 위해 KBS는 수신료로 거액의 소송비용을 쓰겠다고 한다. KBS노조에 의하면 양 사장이 검언유착 오보 사건을 맡긴 대형 법무법인이 이번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도 맡았다고 한다. 이번에도 거액의 수임료를 지불했을 것이다.

KBS노조는 “KBS 경영진과 보도 관계자들을 변호하기 위해 KBS가 '소송비용'을 부담한 것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 재정에 손실을 가져온 범죄행위”라며 검언유착 오보 관련자들을 이미 고발했다.

KBS는 이미 수신료 대폭 인상을 위해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숙의조사란 꼼수로 일을 진행 중이다.

세종시 이전 계획과 맞물려 600여명의 인력을 신규채용하겠다고 한다.

이자들의 찌든 정파성과 진영논리를 보건데 신규 인력도 자기들과 같은 색깔을 지닌 신입으로 채울 가능성이 높다. 이미 MBC 신입직원 채용 사건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목격하지 않았나. 아무리 잔 꼼수를 써도 양승동의 KBS 수신료 인상은 불가하다. 억지로 밀어붙인다면 KBS의 자멸을 앞당기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양 사장이 한 가닥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수신료나 방송 독립 공정성 자율성 모든 문제를 단 한 올도 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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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first 2021-04-19 14:20:42 (92.38.***.***)
그냥 다음 정권에선 공영방송이고 나발이고 언론, 방송에 세금 지원 다 없애버리길...신화통신, 환구시보 베끼기 연합뉴스에서도 다 혈세 빼야....유사시에 필요한 민방위나 산불, 자연재해, 군대 관련 방송 하나만 있으면 충분. kbs, mbc도 민영화 되던지 폐업되던지 구조조정 필요함...지금도 언론사 너무너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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