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포스코 CEO 수난사...8명 모두 중도 하차
반복되는 포스코 CEO 수난사...8명 모두 중도 하차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1.03.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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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회장 "노조 등으로부터 고발당해...비판의 목소리 곳곳서 터져나와"

[정성남 기자]박태준 전 회장으로 부터 시작된 포스코 CEO의 수난이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의 최대 주주는 지분 약 11%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인 데 포스코가 권력의 외풍에 쉽게 흔들리는 근본 원인은 지분 구조에 있다는 해석이 많다.

이 외에 약 60%가 소액주주여서 결국 정부·여당의 목소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세무 조사나 검찰 수사를 받기보단 정치권 압력이 들어오면 회장이 물러나는 게 최선이라는 역사가 조직 내에 학습돼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지난달 15일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포스코는 최고경영자(최 회장)가 책임지고 산업 안전과 환경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포스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투자 기업에 대한 경영 참여)를 실행해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 다하도록 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한바 있다.

같은당 노웅해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본관에서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는 김호규 전국금속노조 위원장, 김찬목 포스코지회장 등 노조 측과 시민단체가 맡았다.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지난 4일 최 회장을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당사자다. 
 
노 의원은 이 자리에서 “안전을 지키지 않는 악덕 기업과 경영진에 대해서 확실한 철퇴를 가해서라도 포스코의 연쇄살인을 끊어내야 한다”면서 “최정우 회장 3년에 대해 평가를 하자”고 말했다.

노 의원은 또한 지난달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스코 최정우에게서 한보 정태수의 악취가 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같이 집권 세력의 화를 입은 포스코 회장의 수난사는 유구하다. 초대 박태준 전 회장부터 직전 권오준 전 회장까지 모두 임기 중간에 물러났다. 박 전 회장은 1992년 10월 김영삼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 불화로 회장직을 내려놓았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당시 정부는 포스코에 세무 조사와 검찰 수사를 진행했다.

그 뒤에 임명된 황경로, 정명식 전 회장은 재임 기간이 각각 6개월과 1년에 그쳤다. 김영삼 정부의 마지막 회장이었던 김만제 전 회장은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자 곧바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2000년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는 바람을 피한 포스코 회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김대중 정부에 선임된 유상부 전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후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고 중도 하차했다.

노무현 정부 때 회장이 된 이구택 전 회장도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뒤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사임했다. 취임 때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 일가와의 관계가 주목 받았던 정준양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11개월에 걸친 검찰 수사를 받아 기소되는 과정에서 물러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권오준 전 회장은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빠졌고 결국 자진 사퇴했다.

한편 최 회장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주주총회(3월 12일)가 다가오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7월 선출됐다. 지난해 12월 포스코 이사회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최 회장을 차기 회장 단수 후보로 추천해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기도 하다. 

또한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포스코가 각종 고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아직 채굴을 시작하지도 않은 아르헨티나 리튬 호수의 예상 매출액을 홍보해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12일 정기 주총을 여는데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최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임기를 채우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불만이 폭발한 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포스코 제철소 작업장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나면서다. 노조는 노후한 설비와 2인1조 작업과 같은 기본 수칙이 잘 지켜지기 어려운 구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후 회사의 안전 조치도 미흡해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4일 오전 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 포항지부가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 대한 고발장 제출을 위해 대구지검 포항지청 입구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4일 오전 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 포항지부가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 대한 고발장 제출을 위해 대구지검 포항지청 입구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4일 고발장을 접수하며 "수십 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동안 그 누구도 구속 수사나 징역형을 받지 않은 포스코에 산업안전보건법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법"이라며 "검찰은 최 회장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회장은 주식 내부자거래 의혹도 받고 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해 4월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의결했는데 최 회장과 임원들이 이 사실을 알고 미리 주식을 사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통상 자사주 매입이 결정된 회사의 주가는 오르는 경향이 있다.

노조는 최 회장 취임 후 2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이 정치권은 물론 노조 등으로 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최정우 회장이 다가오는 정기총회에서 연임이 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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