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방심위 보은인사, 국민의힘은 그러고도 집권을 바라나?
[박한명 칼럼]방심위 보은인사, 국민의힘은 그러고도 집권을 바라나?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1.01.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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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정연주와 민언련으로 무장, 야당은 한가한 보은인사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이달 말 출범하는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고 한다.

여권 방심위원들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출신 인사들로 채울 것이 확실해 보인다. 6대 3의 여야 인적 구도인 방심위를 여권은 정연주를 필두로 한 친문 강성들로 꽉 채운다는 뜻이다.

여권이 전 정권의 희생자 프레임으로 띄운 정 씨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한겨레신문 출신이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입만 열면 앵무새처럼 ‘조중동 타도’를 외치는 소위 보수언론 저격수라는 점, 과거 KBS 사장 시절엔 개혁을 핑계로 팀제를 도입하는 등의 작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게이트 키핑 기능이 무너지고 KBS 보도의 신뢰성이 추락했다는 점은 언론계에서 유명한 이야기다. 그러한 결과로 정연주 시절 등장한 유명한 편파 프로그램이 바로 ‘미디어포커스’나 문성근 씨가 진행했던 ‘인물 현대사’와 같은 프로그램이다. 보수언론을 공격하고 대한민국의 놀라운 성취를 부정하는 과거사 파괴가 바로 정연주가 쌓은 상징적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방심위원장은 어떤 안건을 심의에 올릴지 또 언제 올릴지 등에 관해 폭넓은 재량권을 갖고 있다.

방심위원장의 역할이나 정 씨 과거 이력으로 보나 그가 방심위원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는 분명하게 예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연주 방심위원장 체제는 문재인 정권이 임기 말 비판 언론을 더 강하게 옥죄고 방심위 심의를 통해 재보선이나 내년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선언으로 읽어야 한다.

문 대통령 퇴임 전후로 정권에 관한 수많은 불법 의혹과 시비를 다루는 언론 보도가 쏟아질 것에 대비하겠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민심을 요동치게 했던 수많은 허위보도 왜곡보도가 반면교사가 됐을 것이다. 정파성 속에서도 나름대로 균형을 잡으려는 언론학자 출신이 아니라 한 치의 의심도 할 필요가 없는 자기편을 방심위원장에 꽂아 직접 고삐를 쥐고 방통위와 함께 방심위를 통해 언론지형을 통제하고 주도하겠다는 의미도 담겼을 것이다. 정연주 방심위원장 카드에는 이렇듯 다목적 의도가 녹아 있다.

진짜 국민의짐이 되려는 국민의힘

문제는 여당이 이러한 큰 그림을 그리며 인사를 하는데 반해 야당이 여전히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인 과거형 인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당은 방통위나 방심위와 같은 자리를 정치권 나눠먹기 인사를 뛰어넘어 정권 재창출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가는 포석으로 삼는다. 얼핏 뜬금없어 보이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절묘한 인사인 정연주 씨를 방심위원장에 앉히는 것이나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무장한 초강성 민언련의 인사들로 방심위를 채우는 것이나 일련의 맥락에서 나온 인사라는 얘기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추천한다는 인사를 보자.

언론 보도에 의하면 지난 번 보궐 때 임명한 황성욱 현 상임위원을 다시 추천했고,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이상휘 세명대 교수,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 상근특별보좌역을 지낸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을 추천했다. 세 사람 모두 여러 번 공천신청을 했다가 심사에서 탈락한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누가 봐도 계파 라인을 탄 보은인사임을 짐작할 수 있지 않나.

이러니 언론노조가 ‘보은인사’라고 비판하고 친정권 세력의 한 단체는 “(방심위가) 전문성과 도덕성보다는 정치 철새들의 놀이터로 자리 나눠 먹기의 전리품으로 전락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런 위원 구성으로는 정치심의, 편파심의, 청부심의 논란은 결코 해소될 수 없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는 국민의힘의 이런 한가한 인사가 이들의 비판에 명분을 준 것이다. 보은인사 덕에 얼떨결에 방심위에 들어온 인물들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방심위 내부에서 여권의 전사들과 싸우면 결과가 어떨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KBS 검언유착 오보나 MBC의 채널A 공작보도와 같은 것들은 뭉개고 그나마 권력을 견제하는 보도를 하는 일부 종편방송에 대해선 이 잡듯 잡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런 엉터리 인사를 하고도 재보선과 내년 대선을 이기겠다고 생각하나. 늘 위기라고 호들갑을 떨던 야당이 이번 방심위 추천 인사도그간 해온 구태인사에서 한발 짝도 벗어나지 못한 걸 보니 야당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해찬 전 대표의 무서운 예언대로 민주당이 30년은 집권한 뒤에야 정신을 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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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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