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 "인간은 쥐가 아니다...사참법 재개정, 정부책임규명” 등 촉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 "인간은 쥐가 아니다...사참법 재개정, 정부책임규명” 등 촉구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1.01.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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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남 기자]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와 시민한경단체 활동가 등은 지난 22일 "인간은 쥐가 아니다"라면서 역학조사 실시와 사참법 재개정, 그리고 정부의 책임규명을 촉구하고 나섯다.

이들 단체는 여의도 국회 정문 앞 담장에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촉구하고 피해자들은 "예쁜 신발을 신고 서로 손잡으며 나들이하는 것은 꿈도 꿀 수가 얶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족을 둔 한 모친은 이날 “어린 두 딸이 건강하게 자라나 행복하라고 가습기살균제를 사서 머리맡에 쐬어주었다. 세 모녀가 모두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중 한 아이에게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했다. 면역력 저하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겪고, 사지마저 뒤틀렸다. 내 아이 작은 꿈, 예쁜 신발 신고 서로 손 잡고 엄마와 함께 나들이하는 꿈도 못 꾸고, 들어줄 수도 없는 나는 몹쓸 죄인”이라면서 익명의 모친은 절규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특별대책 수립하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회견문을 번갈아가며 낭독했다.

이들은 “인간은 쥐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주관 역학조사실시, 블라인드 처리된 피해자 임상진료기록 전수조사,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사참법) 재개정,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 인적 쇄신, 이중에서도 특히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소위(이하 가습기 소위) 인적 청산 및 정부책임 등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문 서두에서 “지난 1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 유영근)가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를 포함하여 이마트, 필러물산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납품업체 임직원 총 13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상식에 반하는 판결”이라면서 강력하게 규탄했다.

그러면서 “가해기업과 그 임직원 범죄를 눈감아주고 무죄를 선고한 제1심 재판부는 물론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검찰청 등 행정부와 입법부 및 여야정당이 모두 직무를 유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참위와 가습기 소위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의혹사례는 “환경부가 주관하는 ‘클로로 메틸 이소티 아졸리논’과 ‘메틸 이소티 아졸리논’ 혼합물(이하 CMIT/MIT)을 대상으로 하는 독극물과 유독물 등에 대한 유해성심사와 안전성심사 누락 또는 부실심사,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살균제에 산자부(국가기술표준원)가 주관하는 안전마크(KC 마크) 부여, 공정위 늑장부실대응 등에 기인하여 SK케미컬 등 가해기업에 부과했던 벌과금 관련 소송패소, 공소유지 담당 검찰의 제1심 완전패소” 등이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환경부장관으로 임명된 한정애 내정자가 2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유죄선고를 내릴 수 있도록 중형동물을 대상으로 추가실험을 실시하여 인과성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대책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했다.

이와 관련하여 반대의 이유는 “시궁창 쥐건 중형동물이건 인간과 다른 생체구조와 생리기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인간은 시궁창 쥐가 아니다!”였다. 그리하여 “동물을 학대하고, 시간만 끌고, 혈세만 낭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초거대 우주를 연구하는 것도, 초미세 세계를 연구하는 것도 아닌데 용역보고서와 법정증언 등에서 재판부도 설득할 수 없는 전문가들이 실시하는 모든 실험 설계·과정·결과 등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불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밖에도 이들은 “폐질환 중심으로 피해인정범위와 등급 등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최초로 설계했던 백 아무개 교수 등 전문가를 자처하면서 각종 용역을 수행했던 학자들 및 행정부와 입법부 고위 공직자들은 물론 판검사, 대형 로펌 및 소속 변호사들은 거의 대부분 거대기업 등과 유착관계에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면서 불신사유로 추가했다.

동물실험 대안으로 이들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역학조사실시, 블라인드 처리된 피해자 임상진료기록 전수조사, 피해자가 선정하는 의사(또는 의료기관) 소견 또는 AI 진단, CMIT/MIT 유해성에 대한 해외연구 성과조사 등을 활용”할 것을 제시했다. 또, “사법부는 물론 국민 다수가 그 결론에 따를 것을 합의한 후 세계적으로 저명한 형사법학자, 생리병리학자, 보건환경학자, 의료생명학자, 전문의 등 각 유관분야 학자와 의료인을 초청하여 다(多)학문적 국제세미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박혜정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 위원장이 가장 먼저 피해자 입장을 밝혔다. 또, 박혜정 비대위원장은 질의응답 시간에 환경부와 사참위가 CMIT/MIT 유해성 입증책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보충 설명했다.

송운학 개혁연대민생행동 상임대표는 기자회견 취지와 요지 등을 설명한 후 마무리발언에서 인과관계 규명과 정부책임 규명이 진상규명 관련 2가지 핵심과제라고 주장했다. 또, 송운학 상임대표는 “전자에 속하는 과제는 CMIT/MIT 유해성을 입증해야만 하는 숙제가 남아 있어 절반만 이루어졌다. 후자에 속하는 과제는 첫 발도 떼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혹평했다.

이어서 진행사회를 담당한 김선홍 글로벌 에코넷 상임회장은 제382회 정기국회 정무위 회의록(2020.12.08.) 등을 근거로 환경부를 비판했다.

정호천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공동대표와 박 아무개 전직기자 등이 재능기부자가 되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했다. 스스로를 ‘디카 도사’라고 소개한 또 다른 자원봉사자는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모든 국민은 행복할 권리를 갖고 태어났다. 피해자 사연 등을 들어보니 기업탐욕은 끝이 없고, 이를 감시하고 방지해야 할 정부가 직무를 유기하여 국민 대부분이 고통을 겪고 있다. 왜 우리가 죄인처럼 숨죽이며 살아가야만 하는가? 다 함께 힘을 모아 진상을 규명하자. 기업을 응징하고, 공직자를 문책하자.”는 소감과 결의 등을 밝혔다.

그밖에도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 피해자연합’, ‘독성가습기피해자모임’,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등 피해자 회원들은 물론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 (가칭) ‘공익감시 민권회의’(준) 등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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