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손가락욕 시비, 단지 대통령이 불쾌감을 안 느껴 다행인가
[박한명 칼럼]손가락욕 시비, 단지 대통령이 불쾌감을 안 느껴 다행인가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1.01.21 1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국은 대통령이 문제다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바디랭귀지 중 가장 흔한 제스처 중 하나가 손가락욕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김병현 선수는 과거 한 경기에서 관중의 야유를 받자 가운데 손가락을 쳐들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우~’하는 분위기에 흥분해 자신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다는 생각을 잊고 돌발적인 행동을 했다가 관중모독으로 몰렸다.

정치권 주변에서 기억나는 손가락욕은 아무래도 탁현민 의전비서관이다. 성공회대 겸임교수를 하던 2012년 1월 16일 서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탁 씨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소위 ‘삼보일퍽’ 퍼포먼스로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삼보일퍽이란 삼보일배를 약간 비틀어 본뜬 것인데, 세 발자국을 걸어간 뒤 팔뚝을 치켜 올려 손가락욕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 퍼포먼스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혐의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정 전 사장 해임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됐던 최 위원장에 대한 항의성 차원이었다.

탁 씨는 손가락욕을 특히 애용했는데 그 전 해에도 MBC가 사규로 소위 ‘소셜테이너 출연금지법’을 만들자 항의의 차원에서 삼보일퍽을 진행하기도 했다.

유럽이나 미국 여행 중에 기분이 상했다고 함부로 주먹을 쥐고 가운데 손가락 치켜들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손가락욕. 이런 제스처가 왜 욕이 됐는지 뚜렷한 유래는 없다.

알려진 일설에 의하면 손의 형태가 남근 모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고대 로마 시대 때부터 상대를 거세하겠다는 위협의 신호로 통했다고 한다. 다른 설에 의하면 이 손가락의 모양이 다분히 외설스러운 형태를 띄고 있어 상대방에게 노골적으로 이런 손 모양을 보이는 것은 ‘섹스만 밝히는 동물적인 존재’ ‘암컷 꽁무니만 쫓아다니는 수컷’ 등을 의미를 갖고 있어 상대방에 대한 멸시의 신호, 즉 욕설로 굳어졌다는 얘기도 있다.

중세전쟁 때 프랑스군에 잡히면 손가락을 잘렸던 영국군이 “내 손가락 잘라보라”며 놀리며 도망간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는데 신빙성은 떨어져 보인다.

정권 수명을 단축하는 비정상 행태의 일상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19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 언론사 기자가 의도적으로 손가락욕을 했다는 지적에 “큰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 이런 논란 자체가 의아할 정도로 모독이라고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해가 풀렸으면 한다” “대통령도 전혀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나꼼수 멤버였던 김용민 씨가 해당 기자의 사진을 올리고 “이거 대통령에 대한 메시지 아닌가”라며 “해명 좀 하시죠”라고 한 이후 논란이 커지자 입장을 낸 것이다.

대통령도 전혀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다는 수준의 청와대 입장이 매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했다가 기자가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공격당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대통령 자신감의 근거를 물었다가 대깨문의 공격을 받고 졸지에 회사까지 나와야 했던 기자,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자로 나섰다가 태도가 삐딱하다며 공격당했던 KBS 기자 등 한둘이 아니다.

이번에도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졸지에 손가락 욕을 했다고 지목된 기자와 소속 언론사는 의도했던 행동이 아니라고 해명에 진땀을 빼야했다. 이런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긴 뒤 강성 지지자들이 상대방 후보를 향해 ‘18원 후원금’과 문자 폭탄을 보내고 비방 댓글을 단 것을 문 대통령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이라고 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세간의 인식이다.

이번 일 역시 대통령의 심기가 괜찮으니 문제가 아닌 것이 아니라 이런 행태를 반복하는 지지자들에게 자중과 반성을 부탁했었어야 했던 것 아닌가.

이 정권과 지지자들의 비정상적인 행태는 이젠 다수의 국민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북에서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 인사들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 ‘삽살개’ ‘특등 머저리’라고 심한 모욕을 해도 이걸 ‘과감한 대화요구’로 해석하는 희한한 언어해석과 무의식중에 잡힌 손 모양까지 대통령에 대한 모욕으로 해석해버리고 마는 그들만의 사고체계는 정권의 수명을 단축할 뿐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
파이낸스투데이는 칼럼니스트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하는 전문적인 정보를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하는 '전문가 칼럼'을 서비스합니다. 전문가 칼럼은 세상의 모든 영역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들로 구성되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스타일의 칼럼입니다. 칼럼 송고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gold@fntoday.co.kr 로 문의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대표 : 문성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399-2548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최기식 변호사 (前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 대구지방검찰청 제1차장검사,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차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