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 칼럼] 저물어가는 2020년을 보내며……
[전정희 칼럼] 저물어가는 2020년을 보내며……
  • 전정희 소설가
    전정희 소설가
  • 승인 2020.12.28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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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만 달랑 남은 달력을 쳐다본다. 이제 2020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약속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을 다이어리는 비어있는 공간이 많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9시 이후 거리는 썰렁하기 이를 데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제 장례식장과 결혼식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서 다섯 명 이상 모이는 것이 금지되었다. 겹치기 약속이 되어 있을 정도로 바쁜 연말을 앞두고 그 누구도 선뜻 만나자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올 한해도 어김없이 이슈가 참 많았다. 우선 눈에 띄는 이슈는 1차 긴급 재난지원금, 사랑제일교회 코로나 확진자,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기소.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N번방,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OECD 회원국 전체 1위, 이건희 삼성회장 영면, 최저임금 전년도 대비 2.87% 상승, 군복무 기간 단축 등등이다.

그러나 2020년 최대의 키워드는 단연코 코로나19와 관련된 것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말인 12월 현재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며 전 세계적인 감염자 증가세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영국발 변종 코로나19가 등장하는 등 그 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다행히 12월부터는 영국을 시작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어 각국의 백신 확보 및 접종도 가속화되면서 이 전쟁의 끝이 보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는 모든 만남을 억제하고 쓸쓸히 송구영신(送舊迎新)을 맞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확진자가 줄어들고 상황이 좋아진다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다만 ‘다음 주는 좋아지겠지’, ‘다음 달은 좋아지겠지’, ‘정말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겠지’ 하는 기대감이 기약 없이 계속 미뤄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상황이 더 나빠져 또다시 단계가 격상된다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참고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020년 한 해는 도둑맞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새해가 더 손꼽아 기다려지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년에는 올해 하지 못했던 일들을 두 배로 뛰어다니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새해 달력을 펼쳐본다. 2021년은 신축(辛丑)년 백우(白牛), 즉 흰소 띠의 해다. 전통적으로 흰소는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소는 예로부터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으며 참을성이 많고 정직하다. 그래서 소처럼 우직하고 책임감 있는 성격은 다른 사람들에게 지는 것을 싫어하고 그만큼 끈질기게 노력하고 추진하는 무거운 입을 가지고 있는 행동파라고 한다.

신축년에는 또 얼마나 버라이어티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올해와 같은 재난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해마다 새해 일출을 보러 갔지만 올해는 새해 일출 명소도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으로 전면 통제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가족과 함께 조용하고 차분한 연말을 집에서 보내면서 더는 질병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변이 어두울수록 별은 더욱 총총히 빛나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스한 봄이 오듯이 자연의 순리대로 순응하며 조용한 새해를 맞이하면 좋겠다.

새해 첫날, 희망찬 해는 또 힘차게 떠오를 것이다. 새 술은 새 포대에 담는 것이 진리다. 누군가는 새해 첫날부터 어학공부를 결심하고, 누군가는 금연을 선언하고, 또 누군가는 다이어트를 시작할 것이다. 비록 이 악물고 시작한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는 일이 허다하지만 그래도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등 토닥이며 격려할 일이다.

2021년은 우리 모두 가슴에 소망하고 있는 일들을 다 이루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살아서 정말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노라고 서로를 칭찬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정이 편안하고 나라가 편안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소설가 전정희 / 저서 '묵호댁', '하얀 민들레', '두메꽃' 등
소설가 전정희 / 저서 '묵호댁', '하얀 민들레', '두메꽃'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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