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수신료 인상, 혁명의 촉매제가 될지도
[박한명 칼럼[수신료 인상, 혁명의 촉매제가 될지도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12.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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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고통 속에서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집권세력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파탄 위기 속에서 공영방송 KBS가 수신료를 인상하기 위해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명절 연휴 호평을 받았던 나훈아쇼를 강조하거나 편파방송으로 악명높은 대깨문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J’를 폐지하는 등의 모습이 바로 그 차원의 움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KBS가 수신료 공청회를 곧 앞두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9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임병걸 부사장은 “수신료 현실화와 관련해 경영회의를 거쳐 회사 안을 확정짓고 23일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라며 “17일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패널이 출연하는 ‘안전 생명의 가치 KBS’라는 주제로 수신료 조정 여론 수렴 공청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찌된 사정에서인지 17일로 예정됐던 공청회가 연기됐다고 한다. 그렇다고 취소된 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KBS와 여당 방통위의 수신료 인상 움직임을 ‘강탈’의 움직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만큼 민생 현실이 절박하다는 뜻이고, 그 와중에 2500의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은 거의 빼앗아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침체가 이어지던 와중에 덮친 코로나19로 국민 대다수는 거의 패닉 상태에 가깝다. 부동산 폭등에 불을 지른 정부의 잘못된 정책 여파로 각종 세금은 급격히 오르고 거의 1년 동안 코로나로 가다 멈추다를 반복한 경제는 급속하게 경색되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정부가 쏟아붓는 재난지원금 등 엄청난 재정지출의 효과도 그때만 반짝할 뿐 언 발의 오줌누기식 효과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자고 나면 이웃 상가의 점포들이 하나씩 문을 닫아가는 자영업 종말의 시대를 지금 겪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수신료 인상의 명분이 없다는 얘기다.

KBS는 지난해 영업적자가 759억 원이었다. 그 전년도엔 585억 원이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그나마 지난해 당기순이익에서 16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건 송수신소 부지 매각과 같은 사업외수익이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KBS 적자에 결정타는 광고 수입 급감이다.

지난해 지상파 전체 광고시장 규모가 2015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하는데, KBS도 5천억원대에서 2천5백억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에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졌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2010년 KBS 전체 매출에서 41.2%를 차지했던 수신료 비중은 2019년 49.2%까지 상승한 반면에 광고 비중은 42.7%에서 18.7%까지 추락했다고 한다.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광고 수입을 수신료 인상으로 보전해 재원 구조의 공영성과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KBS의 주장이라고 한다.

국민 무시하는 안일한 현실인식

그렇다니 이쯤에서 묻고 싶다. ‘재원 구조의 공영성과 안전성 강화’라는 게 뭔가. 노골적으로 말하면 광고 수익보다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돈을 더 많이 뜯어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 아닌가? KBS 양승동 사장은 10월에 있었던 국정감사에 출석해 “KBS가 명실상부하게 공영방송이 되려면 수신료 비중이 70%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수신료 비중이 높으면 공영성이 강화된 것인가? 다시 말하면 국민이 원치도 않는데 수신료를 더 많은 국민에게 더 많은 금액을 뜯어가는 것이 공영성 강화인가? KBS가 공영언론으로서 과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나. 대한민국 사회의 극소수 세력, 소위 대깨문이나 환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대깨문이나 환호하는 김제동, 주진우, 김용민과 같은 극단적인 편향 방송인을 기용해 일 년에 몇 억씩 안겨주고 있는 게 KBS의 그간 현실 아니었나.

그리곤 강원도 산불방송과 같이 재난보도에서는 막말로 개판을 쳤던 게 공영언론이라는 KBS가 해온 행태 아닌가. KBS는 “공영방송의 존재 의미와 차별적 가치를 증명”함으로써 국회와 국민을 설득해 가겠다는 전략이라고 한다. 국민을 설득하려면 그간의 이런 행태들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조치 등 개선책부터 내놔야 한다.

곧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패널을 데려다 여론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개최하겠다는데 이것도 형식적인 명분만 만들어주는 끼리끼리 모임으로 끝나선 곤란하다. 진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솔직히 이런 글을 쓰면서도 이런 지적이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경고해두고 싶다. “코로나 상황에서 무슨 수신료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는 일종의 사회 안전망으로서 국가·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함께 대책을 모색하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KBS 직원의 생각은 큰 착각이라고. 코로나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온 국민이 체감하는 수신료를 인상할 경우 이것이 혁명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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