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공공조형물 입찰방식의 문제점과 대안
[특별 기고] 공공조형물 입찰방식의 문제점과 대안
  • 박찬걸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겸 충남대 조소과 교수
    박찬걸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겸 충남대 조소과 교수
  • 승인 2020.11.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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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몇 해 사이 조각가들은 참으로 모진 평가에 놓여있습니다. 언론은 앞다투어 시민들에게 거부당하거나 철거 요구를 받고 있는 공공 조형 시설물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어느새 조각가들은 고민 없이 흉측한 동상이나 세우는 세금 도둑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공조형 미술은 관광지 홍보물과 하나라는 인식이 만들어지고 말았습니다. 수많은 조각가들이 긴 세월 고민하며 작업해온 지난 시간이 통째로 부정되고 있습니다. 조각가들은 어느 때보다 부조리한 좌표에 서있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언론들에서 다루는 공공조형물들은 대체로 작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이는 대로 소비되는 언론의 습성에 따른 부정적인 프레임에 조각가들은 크나큰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과 진실은 엄연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수준 이하의 조형 시설물이 마치 작가의 작품인양 보도되고 어느새 진실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 조각가들은 이 문제를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조각가들은 옳지 않은 악성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하며 시민들에게 훌륭한 조형물을 되돌려주어야 할 때입니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은 조각가가 소외된 공공조형물 입찰 방식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현재의 입찰 방식은 일부 대형 회사에게 맞춰져 있으며 이런 이유로 조형물은 작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닌 회사 내부 디자인 팀에서 제작되고 있습니다. 

 단순 디자인과 창작 조형물은 너무나 다른 결을 가진 영역입니다. 이렇듯 공공연하고 부당한 방식의 입찰 속에서 한 개인인 작가들은 정작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수준이 매우 낮은 조형시설물들이 지역 곳곳을 훼손하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특성을 품고 있는 어느 지역의 상징물이 단순한 디자인의 영역에 머물게 될 때 예술성은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시민들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며 세금의 낭비를 얘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업체에 의해 제작된 시설물이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공공 시설물들을 보면서 조각가들은 쓰라리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일부 업체와 그들에 의해 선정되다시피 한 몇몇 심사위원의 손에서 결정되었던 참혹한 결과물이 불러온 현재 상황입니다. 따라서 현재 공공조형물 입찰 방식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제시합니다. 

 입찰 자격 조건의 문제와 사업 시행 실적 평가 부분, 심사위원 등록제의 문제점, 예술작품 설계 공모 입찰의 문제점 등 네 가지를 짚었습니다. (아래) 왜 이러한 방식이 아직도 개선되고 있지 않은지, 왜 바뀌어야 하는지 깊이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시민들이 오고가는 터전 한가운데 작가가 아닌 업체의 시설물이 들어서는 현실은 고개를 들기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 지역의 쓸모가 아니라 그 지역의 철학과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들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지역의 세월을 입어 더욱 빛나는 작품을 말입니다. 그것은 엄연한 시민의 권리이자 조각을 하는 작가의 손끝과 고민 안에서 탄생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언론에서 바로 이 지점을 눈여겨보시고 제고해주시길 바랍니다. "

[ 공공조형물 입찰방식의 문제점 및 대안]

 공공조형물은 예술작품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의 입찰방식은 정작 예술작품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조각가가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심지어 언제부터인가 조각을 전공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동상 등의 섬세한 직관적 영역까지도 조각가들은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술작품을 시설물 또는 구조물과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인지 행정편의를 위해서인지 예술작품을 입찰제도 안에 가두어 민원의 대상이 되는 문제의 구조물들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 입찰자격조건의 문제

- 정량적 평가의 사업 수행 실적 평가 부분

- 심사위원 등록제의 문제점

- 예술작품의 설계공모입찰의 문제점

4가지로 요약하여 문제점을 토로하고 마지막으로 대안을 제시한다.

1 입찰 자격 조건의 문제

가. 공고일 전일 아래 각 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업체

1)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로 환경디자인 또는 종합디자인 분야로 신고를 필한 업체.

2) 물품분류번호(10자리 6012100201 조형물)를 제조 물품으로 등록하고 직접생산증명서를 소지한 업체

3) 전문건설업(강구조물공사업, 철강재 설치공사업, 금속구조물·창호· 온실공사업, 석공사업, 조경시설물 설치 공사업 중에서 1개 업종)을 등록한 자로 시공가능 면허를 보유한 업체

 위 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업체는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그로 인해 경쟁 입찰에서의 변별력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예술작품을 만드는데 도대체 금속 창호 온실공사업 면허가 왜 필요한 지 의문이다.

2 정량적 평가의 사업 수행 실적 평가 부분 

 소수점 단위의 점수 차이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뀌는 상황에서 사업수행실적의 점수는 당락에서의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위의 도표에서 보면 6점인데 이것만 놓고 본다면 신생업체가 경쟁에 참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몇 군데의 입찰 현황을 보면 경쟁률도 현저히 낮을 뿐만 아니라 P업체 N업체 I업체 등에서 거의 독식하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다루고 있는 조형물들은 대부분 이러한 입찰방식으로 제작된 작품들이다. 법적 건축물 미술작품과는 다른데도 정작 조각가들이 오해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회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입찰방식의 조형물은 내부 디자인팀에서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며 조각가들이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3 심사위원 등록제의 문제점 

 어떤 회사에서 모종의 이해관계로 얽혀진 심사위원자격조건의 대상자들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가 당락의 결정적 요소가 된다고 공공연하게 알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문자메세지나 메일로 심사위원 등록하라고 독려를 하고 있다. 

-> 조달청에 등록된 명단을 요청하는 지자체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려해야 한다. 

4 예술작품의 설계공모입찰의 문제점 

 설계공모에서 동상기획안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작가가 제작에 참여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있었다. 당선된 설계기획안을 가지고 가격입찰을 따로 했기 때문에 정작 구상한 작가의 작품을 다른 사람이 만드는 상식적이지 못한 상황이 있기도 하다. 작품은 직관적 영역이기 때문에 구상한 사람이 제작도 해야 된다.  

5 대안  

 작품의 질을 높이고 평가에서 변별력을 갖기 위해서는 조형물을 예술작품의 영역으로 보아야 하며 입찰방식을 개선하여 비사업자 대학교수나 저명한 작가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조건을 완화하고, 지나치게 많은 경쟁 또한 사회적 비용발생 및 행정적 부담이 생기므로 정량적 평가를 공모 자격조건으로 하여 점수화 시키지 말아야 하며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이 아닌 LH공사 등에서 하고 있는 공모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겸 충남대 조소과 교수 박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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