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절 특별행사...산사에서 열린 "조선의 왕후, ‘명성황후 다례제’"  
중앙절 특별행사...산사에서 열린 "조선의 왕후, ‘명성황후 다례제’"  
  • 모동신
    모동신
  • 승인 2020.10.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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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후, 명성황후시여! 이 땅의 후손들을 기억하시고, 나라의 안녕과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복락을 길이길이 내려 주소서!
지난 25일(음력 음력 9월 9일) 중앙절을 맞아 서울시 노원구 수락산 대한불교계종 직할사암 용굴암에서 열린 ‘명성황후 다례제’에서 주지 일감 스님이 예를 올리고 있다.
지난 25일(음력 9월 9일) 중앙절을 맞아 서울시 노원구 수락산 대한불교계종 직할사암 용굴암에서 열린 ‘명성황후 다례제’에서 주지 일감 스님이 예를 올리고 있다.

[모동신 기자] 만산홍엽으로 물들어 가는 수락산 자락 작은 암자에서 조선조 명성황후를 기리는 특별 행사가 열렸다.

지난 25일(음력 9월 9일) 중앙절을 맞아 서울시 노원구 수락산에 있는 대한불교계종 직할사암 용굴암(주지 일감 스님)에서 스님과 불자, 뜻 있는 시민들이 모여 특별 행사로 ‘명성황후 다례제’를 개최했다.

‘다례제’란 조사스님이나 그 사찰과 귀중한 인연이 있는 사람이 열반하면 명성에 맞게 인연 있는 곳에서 1년에 한 번씩 차와 음식을 올려 다례(茶禮)를 모시며 그분의 뜻을 기리는 의식을 말한다. 

명성황후 다례제는 용굴암과의 각별한 인연에서 시작됐다. 조선조 말 고종의 아버지인 대원군의 섭정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던 명성황후는 설상가상 임오군란(1882년) 으로 쫒기는 신세가 되어 여주에 있는 사가로 가던 중에 평소 용굴암과 인연이 있던 상궁과 함께 용굴암으로 피신하여 잠시 머무르는 동안 7일  치성을 드렸던 인연이 있다. 

지난 25일(음력 9월 9일) 중앙절을 맞아 서울시 노원구 수락산 대한불교계종 직할사암 용굴암에서 열린 ‘명성황후 다례제’에서 주지 일감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음력 9월 9일) 중앙절을 맞아 서울시 노원구 수락산 대한불교계종 직할사암 용굴암에서 열린 ‘명성황후 다례제’에서 주지 일감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왕후는 이후 환궁하였고, 그 일이 있고 난 후 조정에서는 용굴암에 하사금을 내려 현재 대웅전 자리에 법당을 지었다. 이런 인연으로 용굴암에서는 현재 10여 년째 중양절이면 ‘명성황후 다례제’를 대외적 특별행사로 이어가고 있다. 

주지 일감 스님은 “오늘은 명성황후께서 이곳 수락산 용굴암을 다녀가신 일과 그 뜻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이라며 “임오년(1882) 6월 중순에 출궁하시어 8월 초에 환궁하시기 까지의 50여 일간의 중간에 이곳 용굴암을 다녀가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라가 어지럽고 혼란한 때 어쩔 수 없이 출궁하시고 험한 고개를 넘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 이곳 용굴암으로 피신 오신 왕후의 심중을 감히 헤아려  보지만 아득하기만 하다. 짧은 며칠을 보내셨지만,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며 “부디 오늘은  평안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조선의 왕후, 명성황후시여! 이 땅의 후손들을 기억하시고, 나라의 안녕과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복락을 길이길이 내려 주소서!  영원토록 평안하소서!’”라고 추모했다.

또한 “목숨 걸고 왕후를 모셨을 용굴암의 선대 스님들의 은혜 또한 기억한다. 속세를 떠나 불법을 공부하는 스님들이었지만, 세상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용굴암으로 오신 왕후를 모시는 일이 법화를 따르는 일이고, 화엄을 장엄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 스님들께서도 함께 평안하시기를 기도드린다.”고 축원했다.

그러면서 “아쉽게도 구전으로만 이어저올 뿐, 역사적인 왕후의 예방을 증명하는 자료를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라며 “급박한 상황과 변화의 물결 속에 소략한 기록일망정 남길 수 없었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 날의 기억을 후세에 전하고자, 용굴암 바위 틈 어딘가에, 그 때의 일들을 선명하게 새겨 놓았을 것이라는 꿈도 꾸어 본다.”고 덧 붙였다.

지난 25일(음력 음력 9월 9일) 중앙절을 맞아 서울시 노원구 수락산 대한불교계종 직할사암 용굴암에서 열린 ‘명성황후 다례제’에 참석한 스님, 불자,  시민들이 다례제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음력 9월 9일) 중앙절을 맞아 서울시 노원구 수락산 대한불교계종 직할사암 용굴암에서 열린 ‘명성황후 다례제’에 참석한 스님, 불자, 시민들이 다례제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용굴암은 수락산에 자리한 여러 사찰 가운데 가장 정상에 가까운 곳에 있는 사찰로 이름에서 드러나듯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자연동굴이 하나 있다. 100여 년 전 지배체제로부터 배척당하던 수행자들은 깊은 산으로 숨을 수밖에 없었고, 인적이 드문 이 동굴은 피신처와 수행처로 적지가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동굴은 용굴암이 처음 시작된 곳으로 현재 석가모니불과 16나한이 봉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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