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우리를 열광하게 한 가황의 무게감
[박한명 칼럼]우리를 열광하게 한 가황의 무게감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10.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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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실종 시대, 나훈아라는 예인의 존재감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역시 나훈아였다. 일흔이 훌쩍 넘어서도 전성기 못지않은 건강하고 감칠맛이 나는 목소리, 그보다 더 진실하고 솔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위대한 예인(藝人)의 쇼를 보면서 그저 감탄사만 연발했다.

정치가 하지 못하는 국민통합의 역할까지 해내는 모습에서 진정한 가황의 위대함을 맛보았다고나 할까. 신물이 나는 위선과 가식의 시대에 노래 중간 중간 그가 던진 짧은 메시지가 주는 담백함이란 최고의 미학이었다.

추석 연휴 기간 KBS에서 기획 방영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쇼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선사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홍시’, ‘무시로’, ‘잡초’, ‘사내’, ‘테스형!’,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등 히트곡을 열창하는 동시에 국민의 마음을 다독인 나훈아에 여론이 열광하자 KBS는 이 방송분을 주말에 다시 틀었다. 감동과 흥에 젖어들었던 다른 국민과 마찬가지인 필자도 그의 히트곡들 뿐 아니라 홍시, 테스형과 같은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주억거렸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회초리 치고 돌아앉아 우시던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바람불면 감기 들세라, 안 먹어서 약해질세라, 힘든세상 뒤쳐질세라, 사랑땜에 아파 할세라,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그리워진다” 점점 코끝이 시큰해지다 목구멍위로 치밀어 올라오는 뜨거운 감정들을 억누르면서 공연을 음미했다.

가황이 시인이 되었는가 싶더니 테스형에서 눈을 지긋이 감았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아, 가황이 이제는 철학자가 되었구나.

가황은 모두를 꾸짖고 위로했다

지도자가 없는 세상에 홀로 던져져 만인대 만인의 투쟁의 심정으로 하루 하루 버티는 국민을 향해 나훈아는 “당신이 최고”라고 찬사했다.

강퍅한 세상사로 마르고 비틀어진 마음이 모처럼 촉촉해진 국민은 그런 나훈아에 열광했다. 다만 못내 불편한 건 정치권의 반응이다.

야당은 “소신발언” “속 시원하게 정부를 비판했다”고 이 열기에 편승했다. 가황이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을 본 적 없다”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면 좋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완전한 아전인수다. 나훈아는 KBS를 꾸짖은 게 아니다. 홍시의 노랫말처럼 모두가 KBS를 향해 짱돌을 던지는 이 때, ‘여러분 지켜보시라, KBS가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이 먼저 꾸짖고 감싸 안은 것이다.

평소 KBS를 비판해온 입장이지만 그의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해온 수많은 실수와 잘못을 KBS는 이 쇼로 충분히 만회했다. 그러고도 충분히 남을 가치가 있는 기획이고 공연이었다.

필자는 추석연휴 돌풍을 일으킨 나훈아 신드롬에서 만큼은 정부와 여당 주장에 동의한다.

야당은 소위 나훈아 열풍을 자기들식으로 아전인수하고 무임승차하려고 해선 안 된다. 나훈아는 코로나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국민더러 세계에 자랑할 만한 최고의 국민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는 결코 정권을 비판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로 지친 국민을 위로한 것” “지나친 확대 해석 말라”는 여권의 해석이 맞다.

“나훈아가 잊고 있었던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웠다”며 “‘언론이나 권력자는 주인인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공연의 키워드”라는 장제원 의원과 같은 뻘소리는 자제해야 한다.

매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꾼들의 작태에 국민이 신물이 나고 완전히 질려있다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하나.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는 나훈아의 말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야권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는 야당 주장도 헛소리다.

제발 좀 오버하지 말았으면 한다.

정치권 모두는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라는 나훈아의 외침에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뜨거워져야 하지 않을까.

깃털처럼 가벼운 당신들은 “지금 세월의 무게도 무겁고 가수라는 무게도 무거운데 훈장까지 주면 그 무게를 어떻게 견딥니까”라며 훈장을 거부했던 가황 앞에서 진심으로 부끄러워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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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조작위원회 2020-10-05 11:05:47
예신 나훈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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