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황성욱 방심위원 추천, 김상진 사례가 안 되길
[박한명 칼럼]황성욱 방심위원 추천, 김상진 사례가 안 되길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10.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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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미디어에 무능한 이유 있다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국민의힘이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황성욱 법무법인 에이치스 변호사를 추천했다. 4·15 총선에 나가려고 공천신청을 했다 철회한 것이 방통위법을 위반했다는 논란 끝에 해촉된 전광삼 전 위원 후임으로 황 변호사를 추천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황 변호사가 맡은 직분에 충실하고 방송의 공정성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해 국회 몫 방심위 위원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제1야당이 과연 적임자를 추천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황 변호사가 맡은 직분에 충실한 인물이라지만 필자는 그가 28기 KBS 시청자위원으로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친문 프로그램을 감시하기 위해 어떤 적극적인 활동들을 했는지 모른다. 예컨대 25기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한 우파성향 시청자위원들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왜곡보도, 서울시공무원 간첩혐의 사건, 미디어 인사이드와 같은 좌편향 프로그램을 견제하기 위해서 KBS 제작진과 간부, 언론노조와 얼굴을 붉혀가며 견제했다.

또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부적절한 일들이 있다면 외부에도 알리면서 KBS가 균형을 잃지 않도록 시청자위원답게 프로그램 모니터를 열심히 했다.

이로 인해 당시 시청자위원들은 언론노조 쪽 매체들로부터 공격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지금도 검색해보면 그런 흔적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28기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했던 황성욱 변호사는 그런 노력들을 했다는 소문도,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황 변호사만 활동이 미진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역대 활동해온 대부분의 시청자위원들이 무색무취했다. 단 소위 좌파라 불리는 친민주당, 운동권 시민단체 출신들은 확실한 색깔을 갖고 KBS를 좌쪽으로 끌어당기기 위한 프로그램 감시 활동을 일관성 있게 해왔다.

이들 대부분은 수신료로 주는 회의비, 활동비 비슷한 명목으로 지급되는 돈이나 부수입 챙기듯 하던 다른 시청자위원들과는 다르게 어떤 책임감을 갖고 활동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김상진 네이버 편집자문위원 추천

“자유진영 파이터들이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방안은 꼭 관철되기를 바란다”는 소신의 인사에게 KBS시청자위원을 맡겼더니 정작 별로 보여준 것도 없더라가 아직까지 황 변호사에 대한 필자의 소감이다.

더 중요한 자리인 방송통신심의위원이 되었으니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황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혁신위원, 황교안 체제 당 대표 정무특보, 지난 총선에서도 공천신청을 했던, 정치권을 들락날락했던 인물이란 사실도 마음에 걸린다.

전임 전광삼 전 위원도 정치권 주변을 얼씬하다 철퇴를 맞았던 것 아닌가. 야권이 추천한 방심위원은 최소한 임기동안만큼은 진득하니 붙어서 홍위병 프로그램에 면죄부나 날리는 여권의 폭주를 견제하는데 온 신경을 써야하는 자리다.

황성욱 변호사는 그 역할을 잘해줄 수 있을까. 기왕 방심위원이 됐으니 소신대로 본인을 자유진영 파이터라고 여긴다면 임기동안 여권 방심위원의 폭주를 막고 국민에게 진상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 뿐이다.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야권 정치세력의 무기력과 특히 미디어분야에서의 무능은 하루 이틀된 것이 아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미디어 관련 자리에 적임자를 보내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

비근한 예로 시민활동가 김상진 씨를 2017년 네이버 편집자문위원으로 추천한 일이다. 김 씨는 네이버 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뉴스 편집, 기사배열, 검색노출방식 등 국민이 의문을 갖고 있는 점을 해소하기 위한 일에 주력하기보다 네이버가 여론을 조작한다며 엉뚱하게도 항의 시위로 여론의 주목을 끌었다. 그 자리의 엄중한 의미를 알았다면 그 기회를 그런 식으로 날리지 못했을 것이다.

포털 전문가를 보내야 할 자리에 전혀 다른 성격의 아스팔트 운동가를 추천한 것이 바로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이었다.

단적으로 이 사례 하나만 보더라도 엉뚱한 자리에 엉뚱한 인물을 추천하고 우왕좌왕하다 실패를 반복하는 활동가들과 보수정당의 모습에서 우리는 보수우파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허위학력과 허위경력을 팔아 아스팔트 활동으로 거액을 벌고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유튜버, 그 유튜버를 비호하는 우파 언론매체 그리고 그 축을 중심으로 한 유튜버들을 황교안 당 대표 옆에 병풍처럼 세워 행사를 열었던 야당. 그런 정당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보였던 아스팔트 운동가를 검증도 하지 않고 거대 포털 편집자문위원으로 추천했던 야당. 가서 제대로 일을 하기는커녕 마치 박해를 받은 것처럼, 그걸 또 자신의 경력 쌓기처럼 이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자칭 애국운동가 이런 어이없는 모습들이 지금까지 보수정당이 우리에게 보여준 민낯이었다.

김상진 네이버 뉴스편집 자문위원회 추천은 손꼽을만한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이런 전례를 돌이켜보면 국민의힘이 포털 탓만 하는 것도 민망하다. 어찌됐든 황성욱 방심위원 추천이 또 하나의 실패 사례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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