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이정현의 방송 개입...윤영찬의 포털 개입
[박한명 칼럼]이정현의 방송 개입...윤영찬의 포털 개입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9.25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영찬 ‘카카오 드루와 게이트’가 의미하는 것 ‘포털개혁’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인 논설주간]박근혜 정권 때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전 의원이 최근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야당인 이정현이 유죄면 정부·여당 사람들도 같은 사안에 유죄여야 법치국가” “여야에 적용되는 법의 잣대가 다르다면 그것은 법이 없는 나라, 즉 독재국가다.”

이 전 의원이 최종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후 연일 해경을 공격하는 KBS에 전화를 건다. 당시 김시곤 보도국장과 통화하면서 그는 “국장님 나 한번만 도와줘 진짜로” “국장님 요거 한번만 도와주고 만약 되게 되면 나한테 전화 한번 좀 해줘~ 응?” 이렇게 매달렸다.

언론대응에 미숙했던 이정현 홍보수석은 누가 봐도 민망할 정도의 저자세로 KBS 보도국장에게 애원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지고 30년 이상 단 한 번도 적용되지 않은 방송법 조항을 근거로 검찰은 이정현에게 ‘좀 봐달라’고 한 걸 세월호 보도 개입 혐의로 기소했고 올해 벌금 1천만 원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정현 전 의원의 성토가 나온 이유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드루와’ 게이트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 기사를 카카오가 메인에 걸자 이걸 본 윤 의원이 불만을 품고 보좌진에게 ‘카카오 들어오라고 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들통 나자, 과거 드루킹 댓글 여론공작 사건까지 의혹이 번지면서 게이트급 사건으로 커졌다. 여당 초선 의원이 공룡 포털사에 들어오라, 마라 명령조의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이 작은 사건이 아니지 않은가.

결국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과거 이정현의 방송법 위반 케이스를 떠올리게 만들었고 유죄판결을 받은 당사자까지 불러낸 것이다.

필자가 이전 글에서 윤영찬 포털 의혹을 다시 다루려는 이유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라디오방송에 나가 했다는 말 때문이다. 이준석이 이 문제를 단순히 외압이나 부적절한 처신 정도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안의 심각성을 제1야당 최고위원이라는 자조차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준석은 “지금의 (AI 뉴스편집) 알고리즘이 마음에 안 드니까 이거 바꿔라, 안 그럼 너희(카카오) 호출하겠다는 것” “외압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윤 의원은 네이버 임원을 지냈던 기자 출신의 인사” “온라인과 오프라인 여론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언론의 편집권 등 고유 권한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 이런 말들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 묻자. 포털이 언론인가? 이준석의 저 발언은 포털을 언론처럼 인식해 나올 수 있는 얘기다. 그리고 이미 많은 국민은 포털을 언론으로 인식하고 있다.(2019년 12월 발표 언론진흥재단 수용자 조사에서 ‘포털을 언론이라고 생각한다’ 64.2% 응답) 이준석의 지적처럼 윤영찬은 포털사 편집권에 개입하고 외압을 넣었지만 언론 관계법으로는 처벌할 수가 없다. 현행법상 포털은 언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질은 포털, 윤영찬 처벌만이 문제가 아니다.

윤영찬을 처벌하려면 무슨 혐의를 적용해야 하나? 야당은 권리행사 방해죄, 강요죄, 직권남용죄 등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필자가 법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이정현의 경우는 언론자유를 보장한 헌법정신을 위배했다는 의미의 유죄판결이었다.

윤영찬의 혐의는 방송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이정현보다 실상의 죄질이 훨씬 더 심각하다. 문자만 보낸 것 아니냐, 실제 이루어진 게 없지 않느냐고? 박근혜 청와대 홍보수석 이정현을 기소했던 검찰은 “방송법 해당 조항 취지는 방송의 정치적 독립 보장이고, 방송 내용이나 편성이 실제로 바뀔 것을 범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이정현과 KBS보도국장 사이) 통화내용은 방송의 내용 및 분량, 배열 등에 대해 관여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내용에 해당하고, 일반 국민이 항의하거나 비판하는 것과는 다르며 방송 입장에선 정권 실세가 방송 내용에 개인하려 한 건 부적절하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의 기소 이유에서 이름만 바꿔보라. 윤영찬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제 이 글을 쓰는 핵심 이유를 정리해보자.

필자의 주장은 윤영찬의 포털 뉴스편집 개입 사건은 언론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언론학자와 언론사, 법전문가들, 그리고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포털을 언론으로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포털은 매일같이 쏟아지는 수만 개의 기사 중에서 특정 기사들을 고르고 배열, 배치하는 언론사 핵심 기능인 편집권을 행사하고 있다. AI에 핑계를 댈 게 아니다. AI도 결국 네이버나 카카오가 자체 알고리즘을 짜서 배열하는 것이다. 포털이 언론사 기능을 하는데도 언론사로 인정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법적 상태를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포털의 법적 지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3호에서 규정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중 부가통신사업자로 돼 있다.

하지만 포털은 단순한 뉴스매개 역할이 아니라 언론사로서 핵심 기능을 하고 있다. 포털이 뉴스 편집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면 미디어 관련 현행법을 고치거나 새로운 입법으로 포털에 다른 모든 언론사가 행하고 있는 것과 같은, 혹은 그 이상의 법적 지위와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

그게 아니라면 마찬가지로 입법을 통해 포털이 뉴스서비스 제공과 편집권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무슨 문제가 생길 때마다 댓글을 접었느니 펼쳤느니, 순서를 바꾸느니 마니 따위의 눈속임으로 포털이 이득은 이득대로 누리면서 온당한 공적 책임을 지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드루와 포털 게이트’ 특위를 만든 야당도 단순히 윤영찬에 책임을 묻는 문제에서 활동이 끝나선 곤란하다.

이참에 포털의 법적 지위를 찾아주는 활동으로까지 계속 이어가야 한다.

아마도 문재인 정권은 자기들에 우호적인 포털에 불리한 법개정은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야당은 이 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다시 권력을 잡았을 때 개혁대상 제1순위로 올려놔야 한다. 그래야 포털을 정말로 바꿀 수 있다.

파이낸스투데이는 칼럼니스트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하는 전문적인 정보를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하는 '전문가 칼럼'을 서비스합니다. 전문가 칼럼은 세상의 모든 영역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들로 구성되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스타일의 칼럼입니다. 칼럼 송고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gold@fntoday.co.kr 로 문의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대표 : 문성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399-2548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