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위기를 부르는 대통령의 ‘거꾸로’ 언론 현실인식
[박한명 칼럼]위기를 부르는 대통령의 ‘거꾸로’ 언론 현실인식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9.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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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권력의 눈과 귀, 목소리가 된 내시언론 안 보이나

[박한명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문재인 대통령이 57회 ‘방송의 날’을 맞아 방송인들에게 보낸 축사에서 “올해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언론자유지수를 기록했다”며 자화자찬했다. 그리곤 “방송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변함없이 굳건히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3일 열린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됐고 시상식은 10일 MBC에서 방송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틈만 나면 자랑하는 언론자유지수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매년 발표한다.

문 대통령의 자랑처럼 올해 4월 RSF가 발표한 ‘2020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지난해보다 1계단 하락한 42위를 기록했다. 다만 아시아 국가 가운데선 여전히 가장 높은 순위였고, 점수 상으로도 지난해보다 1.24점 상승했다. 이 기록에 힘을 얻었는지 문 대통령은 “한 사회의 건강 척도는 방송 언론에서 찾을 수 있다. 국민의 눈과 귀, 목소리가 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 방송인이 되어주시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말대로 한 사회의 건강 척도는 언론의 모습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의 건강 상태는 어떤가. 병색이 완연하다.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이 야당 원내대표의 국회연설을 메인화면에 걸어줬다고 거대 포털사에 들어오라 사실상 명령을 하달하는 현실이다.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관련 청탁 비리 의혹이 하루가 멀다 터지는데 이걸 보도했다고 법무부 장관 친척이라는 자가 지상파 SBS를 고발해 방송사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

조국 전 장관에 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전 월간조선 기자가 감옥에 갇히는 일이 벌어졌고 집권세력 실세들 연루 소문이 무성한 사모펀드에 관련한 취재에 나섰다가 종편 방송사 소속 멀쩡한 기자가 이 정권과 유착 세력이 만든 프레임 검언유착이란 허위 덫에 걸려 또 감옥에 가 있다.

문 대통령이 기회 때마다 꺼내 자랑하는 언론자유지수 점수를 매기는 국경없는기자회는 심지어 명예훼손으로 언론인을 감옥에 집어 넣은 문 대통령을 향해 석방하라는 성명까지 발표한 지경이다.

권력 옹위 문빠 방송만 언론인가

그뿐인가. 작년 강원도 산불 때 대통령의 행적 5시간 의혹을 제기했던 언론인들에 대한 경찰수사, 그 전 해에는 미국 방송사 폭스뉴스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이 언론인과 탈북민 탄압하지 않느냐는 추궁과 같은 질문을 받으며 세계에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대통령 취임 대담에 나섰던 KBS 기자가 불손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잘못된 정책을 계속 고집하는 자신감 근거가 뭐냐고 물었다는 이유로 기자들이 대통령 지지 홍위병들에 의해 마녀사냥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방송통신계의 조국이란 별칭까지 얻었던 방통위원장이 버티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언론을 감시한다는 미명하에 정권 보위부 노릇을 하는 관변단체의 횡포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언론탄압 사례가 즐비하다.

그런데도 우리 대통령은 이런 현실은 모른척 방송 언론의 자유를 굳건히 보장하겠다고 한다. 얼마나 공허하고 위선적인 얘긴가. 이전 정부까지는 맹독을 뿜더니 갑자기 문비어천가 외엔 할 말을 잃은 양 빌빌대는 KBS MBC 등 공영방송사의 문빠 권력을 찬양할 자유만 보장하겠다는 뜻인가.

언론탄압은 마치 남의 일처럼 무관심하면서 매년 반복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앵무새 답변이 지치게 한다. 병적 수준의 내로남불이 언론을 병들게 하고 사회 전체의 균형을 파괴한 게 지금의 현실이다. “방송의 공적 책임과 사회적 역할을 성찰하는 방송인들을 언제나 응원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허언이 안 되려면 지금 대통령의 입을 향한 국민의 궁금증에 답변부터 해야하지 않을까.

언론의 공적 책임과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언론사와 언론인들은 왜 유독 현 정부에서 고난을 당하는지, 국민에겐 외면 받는 딸랑이 내시 언론들은 왜 더욱 잘나가고 있는 건지 대통령이 답해야 하지 않나.

이제는 지치는 얘기지만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한 약속과 같은 당부니 다시 한 번 상기시켜드린다.

“한 사회의 건강 척도는 방송 언론에서 찾을 수 있다.

국민의 눈과 귀, 목소리가 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 방송인이 되어주시기를 당부한다” 대통령의 그 기준대로 문 대통령이 집권한 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은 심각하게 파괴됐다.

대통령은 빨리 현실로 돌아와 병든 우리 사회의 건강상태를 직시해야 한다. 국민의 눈을 가리고 권력 옹위에만 혈안인 우리 방송 언론의 말기암 상태를 이대로 방치하면 국가적인 생존까지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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