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국민의힘, 보수와 결별이 무조건 장땡일까
[박한명 칼럼]국민의힘, 보수와 결별이 무조건 장땡일까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9.0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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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 박대출 사례가 보여주는 야당의 한계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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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인논설주간]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공영방송 이사 수를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동시에 발의했는데, 각 법안은 KBS·방문진·EBS 등 공영방송 이사를 각각 13명으로 늘리고, 여야 추천 비율을 7 대 6으로 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는 여야가 KBS의 경우 7대 4, 방문진의 경우는 6대 3의 비율로 이사를 추천한다. EBS 이사회의 경우 방통위 추천 이사 7인, 교육부장관 추천 이사 1인, 교육 단체 추천 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요컨대 이 개정안은 그동안 관행으로 추천해온 여야의 몫을 아예 법으로 규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박 의원은 개정안의 목표가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여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영방송 이사를 정치권이 추천해오던 관행을 아예 법제화하겠다는 아이디어는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밥그릇 챙기기 차원에서 이사 자리를 노리는 자들의 정치권 로비는 극심해지고 노조의 힘을 더 키워 노영방송을 강화하는 발상이다.

정치권이 추천한 이사들이 여야 대리전을 치르는 와중에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이 대결이 지루하게 이어지면 방송사는 물론 나라 방송 산업 전체에도 영향을 준다. 그렇게 이사회가 관리 책임을 방기하게 되면 정치색이 강한 노조의 입김이나 영향력이 더 커지리라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아무리 여야 추천 이사수를 엇비슷하게 만들어 놓아도 이것이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뿐 아니라 방송산업 언론정책 전체 뒷덜미를 잡는 결과를 낳기 십상이다.

필자도 한때 여야 이사수를 엇비슷하게 구성해 놓은 특별다수제를 어쩔 수 없이 대안으로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정치적 중립을 담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박성중 의원의 개정안은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멀고 방송 공정성이나 공익성을 높여주지도 못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공영방송 이사진 절반 이상을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는 민주당의 방송법 개정안이 답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방송사 이사들을 추천할 수 있는 시민단체들이 거의 전부 문재인 정권을 옹위하는 사실상의 관변단체나 다름없는 현실에서, 그동안 정치권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추천 몫이 단순히 지금의 여권 관변단체들에게 옮겨가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다고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되고 공정성 공익성이 실현될 수 있나. 천만의 말씀이다. 어차피 완벽하게 정치적 독립을 이루고 공정한 방송이란 신기루에 불과하다.

다만 우리나라같이 방송과 언론의 편파성이 지금처럼 극심한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노조, 요컨대 언론노조의 시대착오적인 이념성과 정파성 문제를 다루지 않고서는 어떤 개정안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보수와 결별이 야당 실력을 높이나

그러기 위해선 보수야당이 언론과 방송산업에 관심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에 자문을 구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필자는 야당인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이 그런 노력과 작업을 꾸준히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하다못해 야당에 우호적인 언론학자들의 이야기도 제대로 안 듣는 것 같다.

공영방송 이사들을 정치권이 추천하겠다는 개정안을 낸 박성중 의원이나 시민사회 추천제를 비판한 박대출 의원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막연히 언론이 좌편향 됐다는 불평과 호소 말고 그걸 뜯어고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지금은 절대 소수가 됐다지만 19대 국회나 20대 국회는 소위 보수정권에서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과를 낼 수도 있었다.

공영방송 이사 추천이나 사장 임명에 관해서 그때 준비하고 대처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때부터 언론 문제를 고민하는 학자들을 두루 모으고 보수시민사회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면 지금처럼 판판이 깨지고 밀리기만 했을까. 

문재인 정권 언론정책에 곧잘 입을 여는 박성중이나 박대출과 같은 국민의힘 야당 의원들은 보통 시민들보다 언론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 낫다고 볼 수 있나. 국회 과방위에서 활동하던 국민의힘 송희경 전 의원처럼 의원 타이틀 놓자마자 자기들이 상임위에서 감시하던 기업으로 달려가는 것처럼 자기들에 도움 되는 일들이나 챙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국민의힘이 보수를 떼버리고 보수와 결별하겠다는 것은 자유다.

그렇다면 더더욱 자신들이 홀로 설 수 있는 실력이 담보돼야 할 것이다.

4일 발표된 한국갤럽 9월 첫째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20%)은 민주당(39%)과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한다. 더 심각한 건 조국, 윤미향, 추미애 등 악재가 계속 터져도 진보층 69%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반면 보수층은 고작 50%가 통합당(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중도층에서도 민주당 지지는 34%인데 국민의힘(통합당) 지지는 16%였다. 

보수야당은 방송장악 등 매번 언론이나 포털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각종 위원회를 만들어 놓고 실제로 일은 하는 둥 마는 둥 하다 퍼포먼스로 끝냈던 것이 그동안 되풀이했던 패턴이었다.

야당이 이름만 국민의힘으로 바꾼다고, 보수를 떼버린다고 갑자기 일이 잘 굴러가고 국민 지지를 더 얻는 건 아니다. 야당에 보내는 국민의 지지율이라는 결과가 말해준다. 개인이 인격적으로 아무리 훌륭하다고 국회의원으로서 좋은 평가를 얻는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권 언론장악과 편파보도를 앞장서 비판했지만 별 성과가 없이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과 같았던 박성중, 박대출 의원과 같은 인물들이 바로 그런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또 그런 사례들과 인물들이 모인 게 현재의 국민의힘이다.

야당이 좀 더 노력하고 공부해 실력을 키우길 바란다. 그래야 보수와 결별한 보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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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2020-09-07 22:37:51 (2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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