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석 칼럼](3) 포스트코로나시대, 지속적 성장이 가능할까
[정현석 칼럼](3) 포스트코로나시대, 지속적 성장이 가능할까
  • 정현석 칼럼니스트
    정현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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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세계화, 국가 내 불평등의 심화, 국제 리더십의 부재는 지속적 성장의 걸림돌이다

 

불과 얼마전까지 글로벌화된 환경에서 플랫폼에 기반을 둔 빅테크 기업들의 선전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전통기업의 변신을 통해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많았다.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으로 인해서 탈세계화와 글로벌공조체계의 신뢰하락이 이루어지고, 비대면접촉을 지원하는 디지털의 발전이 사생활침해와 불평등의 증가라는 어두운 면이 드러나면서 지속적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2008년의 세계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각국은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대규모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를 실행하면서 경기침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였다. 아직도 실물경제의 회복이 되지 않고 있던 불안정한 상태였지만 유동성 공급으로 각국의 증시는 신속히 회복되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로봇 등의 기술적 발전으로 플랫폼에 기반을 둔 FAANG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기업의 비약적인 성장이 이루어졌고, 전통적 강자였던 월마트, 스타벅스 같은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하였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사태가 발생하였다. 글로벌 보건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번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통해 이번에도 재빠르게 경기부양책을 사용하였고, 연초에 겪었던 각국의 증시급락은 곧바로 반등하였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진단, 치료제,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바이오산업의 선전은 놀라울 정도다. 2020년 연말 또는 2021년초에 백신이 나오면서 우리는 지속적성장에 대한 기대를 계속 가질 수 있을까?

굳건한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어지지 않는 상태에서의 유동성을 통한 인위적 경기 부양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각 국의 긴급재정지원과 추경편성을 통한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어질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현재 각 국은 국가부채의 급속한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 OECD 국가의 GDP 대비 국가부채는 100%를 넘고 있고 일본의 경우 240%에 육박하고 있다. 2050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수준이 일본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럼에도 미래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투자는 위축되고 민간의 수요는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으로 그동안 실현가능성이 낮았던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더 많은 정부지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국의 재정팽창 및 금융확장정책에도 경기는 뚜렷한 개선기미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

빅테크 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해 가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와 인공지능이 기존의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보다 없어지는 일자리가 더 많게 되는 상황을 염려해야 할 처지다. 자국우선주의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국내 위주의 가치사슬로 바꾸어지고, 해외에 나가 있던 기업의 리쇼어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급속한 자본화로 자국의 일자리 창출이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날 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 양질의 일자리는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자본으로 대체되면서 불평등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다. 디지털을 통한 생산성의 증가가 소득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디커플링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은 글로벌 분업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나게 하였고, 각 국가간 거리두기를 통해 탈세계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미국이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기금마련노력에서 빠지고, 선진국 정부가 우월한 협상력을 기반으로 발빠르게 백신에 대해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계약을 맺으면서 국가이기주의를 드러내고 있다. 각국에서는 앞으로 소득불평등과 함께 건강불평등도 심각해질 것이다.

세계적 차원의 문제는 글로벌 공조를 통해 위기 극복이 가능하지만 현재 국제협력과 다자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리더십이 부재하다. 앞으로 경제위기, 보건위기 이외에도 여러가지 커다란 위기가 올 수 있다. 전세계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 것을 손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식량 걱정을 할 수 있다. 지난 해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값이 급등했던 중국이 올해 곡물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각국에서 발생하는 홍수, 화재, 지진의 규모와 피해를 보면 글로벌 환경위기가 또 하나의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으로 세계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침체와 감염우려를 겪고 있다. 천문학적인 국가부채, 실업률의 증가, 로봇과 인공지능의 노동력 대체, 소득과 건강 불평등의 심화, 보건과 식량, 환경위기에 대한 문제는 비단 한 국가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며 이 문제를 외면하고 기업도 국가도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현석 / 칼럼니스트, 기술경영학박사
정현석 / 칼럼니스트, 기술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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