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보안 공간정보, 민간 기업이 활용할 길 열린다
국가 보안 공간정보, 민간 기업이 활용할 길 열린다
  • 김태호
    김태호
  • 승인 2020.08.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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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등 포털 지도에서 용산 미군기지나 서울공항 등은 검색이 안 될 뿐만 아니라 그 위치를 찾아보면 생뚱맞은 숲으로만 표시된다.

하지만 구글 지도에선 이들 시설의 모습이 또렷하게 잘 보인다. 이를 두고 적국이 네이버와 구글 지도를 비교하면서 폭격 대상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냉소가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 규정의 경직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당정이 디지털 뉴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그동안 민간이 활용하지 못했던 국가공간정보를 민간에 적극 개방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9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공간정보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과 함께 민주당 의원 48명이 대거 발의에 참여했다.

법안을 만들면서 국토교통부와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과 수개월에 걸친 논의를 거치며 이견을 없앴기에 당정이 함께 발의한 셈이다.

규제 완화를 통해 그동안 보안을 이유로 민간이 접근하지 못했던 국가공간정보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법안의 취지다.

법안은 공간정보 관리기관이 공간정보 사업자나 위치기반서비스 사업자 등이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 공간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국토부는 공간정보를 제공받는 사업자가 정보를 유출·훼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안심사를 할 수 있으며, 이 보안심사를 위해 국정원과 협의 하에 전문기관을 지정하고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공간정보 관리기관엔 국민이 공간정보에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정보 공개를 위해 노력할 의무도 부여된다.

원래 법은 공간정보 관리기관이 보안관리 규정을 만들거나 개정할 때 국정원과 협의하도록 했으나, 개정안은 국가공간정보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 의견을 들은 후 국정원과 협의하도록 했다.

공간정보 보안관리 기준이 현실의 여건변화를 반영해 개선될 수 있도록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게 하는 것을 제도화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시행령을 통해 민간 공개를 제한하는 구체적인 공간정보를 정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많은 예산을 들여 2·3차원 좌표, 항공사진, 위성사진 등 전 국토의 공간정보를 수집해 왔다. 1995년부터 2017년까지 23년간 총 4조9천475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공간정보는 정부의 공간정보 보안관리 규정에 의해 65.2%가 비공개나 공개제한 등급을 받아 민간 기업들은 공간정보의 34.8%만 활용할 수 있었다.

일례로 공간정보에 좌표가 들어 있으면 공간 해상도가 제한되고 있다. 2차원 좌표가 있으면 30m, 3차원 좌표가 있으면 90m의 해상도가 적용되는 식이다. 현행 제도에선 정부가 추진하는 드론택시의 사고 확률이 높아져 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처럼 제한된 공간정보는 디지털트윈, 자율주행차량, 드론택배 등 미래 산업의 주축이 되는 디지털 신산업 분야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

공간정보 공개를 경직되게 제한하는 기존 법체계가 오히려 안보를 위협한다는 우려도 제기된 상태다.

미국 과학자협회(FAS)는 2018년 말 "구글 지도가 모든 위성사진을 공개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디지털 지도 업체들이 특정지역을 위장 처리하면 오히려 중요시설 위치를 알려주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며 용산 미군기지를 대표적 예로 제시한 바 있다.

이광재 의원은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산업을 키우려면 민간이 공간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공간정보의 산업적 활용과 함께 보안 산업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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