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 "친일 청산 발언...광복절 기념사 논란"
김원웅 광복회장 "친일 청산 발언...광복절 기념사 논란"
  • 전호일 기자
    전호일 기자
  • 승인 2020.08.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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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공방, 여 "친일 청산" vs 야 "망나니짓"

[전호일 기자]제 75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나온 김원웅 광복회장의 친일 청산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회장이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 그리고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로 모는 내용이었는데 이분법적 진영논리라는 비판과 친일을 대변하는 것이냐는 비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회장의 광복절 기념사 논란은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면서 이날 기념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이름으로만 부르며,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면서 애국가를 부정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이와 함께 6.25 영웅 백선엽 장군을 현충원에서 파묘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김 회장은 이어 통합당과 재향군인회는 정치활동을 금한 광복회 정관을 어겼고, 건국역사를 부정하는 무도한 발언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지사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회장의 과거 행적도 도마에 올랐다. 

김근식 교수는 SNS에 "김 회장은 박정희 공화당에 공채 합격해서, 전두환의 민정당까지 당료로 근무했다"며 "독재 잣대만으로 보면 부역자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김 회장은 16대 국회에선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하지만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때는 박근혜 정부를 히틀러 후손에 비유했다. 

2018년엔 "친일파 후손인 박근혜보다 항일 독립운동가의 자손인 김정은이 더 낫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폈다.

한편 이같은 김 회장의 8·15 경축 기념사를 두고 정치권이 다시 둘로 나뉘었다.

김 회장은 지난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우리 민족의 미래의 발목을 잡는 것은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해 존재하는 친일"이라며 "친일 미(未)청산은 한국 사회의 기저질환"이라고 했다.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이승만'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최근 광복회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친일·반민족 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고 지적하며 친일·반민족 인사 파묘를 시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친일 청산' 목소리를 내며 김 회장을 두둔한 반면 미래통합당은 "망나니짓"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김원웅 회장 옹호한 민주당 의원들

민주당은 당 차원의 대응은 하지 않았으나 여권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김 회장 옹호에 나섰다.

민주당 당권 주자인 박주민 의원 15일 광복회를 찾아 김 회장을 만났다. 박 의원은 "친일 청산은 여야의 정파적 문제도 아니고 보수·진보의 이념 문제도 아니라 국민의 명령이라는 김 회장의 말씀을 깊이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친일파 파묘법'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야당을 비판 했다. 송 의원은 "이들(친일반민족행위자)의 묘를 이장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친일행적을 표식이라도 하자는 법안을 국민 편가르기라며 반대하는 이들이 이 나라 주요 정치세력의 하나인 모습은 부끄러움을 더하게 한다"고 적었다.

"편향된 편 가르기", "망나니짓"…김원웅 회장 비판한 통합당

미래통합당 등 야권은 김 회장의 발언을 향해 "편향된 편 가르기"라고 날을 세웠다. 통합당은 "망나니짓"이라며 즉각 김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초대 대통령을 이름만으로 (호칭해) 부정하고 애국가를 부정하고, 현충원의 무덤까지 파내자는 무도한 주장을 펼쳤다"고 했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며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윤미향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 광복절 행사장에서 김률근 광복회 제주지부장 대독으로 진행된 경축사가 끝나자 미리 준비했던 완고 대신 즉석 연설을 펼쳤다.

원 도지사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라며 "제주도지사로서 내용에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밝힌다.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저희는 광복절 경축식의 모든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지율이 떨어지니 '토착왜구'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며, "역사를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경박함이야 말로 구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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