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조합원 자금 90억 횡령…업무대행사 대표 징역 11년
무주택자 조합원 자금 90억 횡령…업무대행사 대표 징역 11년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20.08.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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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의 한 지역주택조합에서 조합원들을 속여 수십억 원을 빼돌린 업무대행사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14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마성영 부장판사)는 중화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사 대표 백모(68)씨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하고 88억9천2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지난해 4월 검찰은 백씨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중화지역 사업구역 내 토지사용승낙률을 속여 조합원 103명으로부터 약 66억 원을 받아 편취하고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중화지역주택조합 등에서 조합자금 약 90억원을 빼돌려 유흥비 등에 탕진했다며 사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백씨를 구속기소했다.

재판부는 백씨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토지사용승낙률이 40%를 밑도는데도 설립 인가 조건인 80% 이상을 갖췄다고 속이고 분양상담사 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이를 설명하고 광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조합원을 모집하는 행위를 주도했다며 사기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또 조합원들로부터 받은 분담금을 횡령해 선물옵션 투자, 실내경마, 유흥비 등에 유용한 혐의에 대해서도 이를 백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인정하고 횡령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2015년 9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이 바뀐 뒤 받은 조합원 분담금에 대해선 백씨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해당 부분 사기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무주택자인 조합원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상당 기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고 평균 피해액이 1인당 5천만원 이상으로 금액도 적지 않다"며 "총 피해액이 73억원을 넘는 거액이고 대부분 피해액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개선의 의지도 찾기 힘들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법정에는 재판 시작 전부터 모인 피해 조합원들이 방청석을 가득 채웠다. 일부는 앉을 자리가 없어 서있기도 했다.

재판부는 선고 재판 시작 전 "재판이 시작된 지 1년 반이 되어가고 공소사실도 많고 피해자도 많은 데다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어 상당히 힘든 재판이었다"며 "지난 결심 이후에도 한 달 동안 재검토해보고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선고가 이뤄지자 방청석에 있던 한 피해 조합원은 "벌금도 없이 이게 끝이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앞서 주택조합 사업이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것을 의심스럽게 여긴 조합원들 105명은 검찰과 경찰에 차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백씨는 사기죄로 2014년 5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징역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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