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주식' 판 전직 삼성증권 직원들 항소심서 벌금형 가중(종합)
'유령주식' 판 전직 삼성증권 직원들 항소심서 벌금형 가중(종합)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20.08.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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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착오로 잘못 입고된 '유령주식'을 팔아치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직 삼성증권 직원들에게 항소심에서 벌금형이 추가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부(변성환 부장판사)는 1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삼성증권 직원 구모(39)씨와 최모(36)씨 등 8명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구씨 등 4명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벌금형 부과를 누락했다"며 벌금 1천만∼2천만원을 부과했다.

이들은 삼성증권이 2017년 4월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천원의 현금을 배당하려다가 실수로 주당 1천주를 배당하는 '배당 사고'를 내자 자신의 계좌에 잘못 입고된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우리사주는 근로자가 우리사주조합을 설립해 자기 회사의 주식을 취득, 보유하는 제도다.

1심은 지난해 4월 "타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본질인 금융업 종사자들이 직업윤리와 도덕성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배반했다"며 유죄를 인정하고 구씨와 최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이모씨와 지모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나머지 4명에게 벌금 1천만원∼2천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구씨 등은 항소심에서 "오인으로 취득한 주식에 대해 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은 불법적이거나 부정한 매매가 아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고, 매도 주문이 실제로 이어지지는 않아 회사가 피해를 보지 않았으므로 배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의 매매행위가 사회 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고, 구씨 등은 주식이 오인 입력됐던 2천18명 대부분과 달리 주식을 매도해 삼성증권 주가를 전일 종가보다 11.7% 하락시키고 삼성증권이 투자자 손실보전 조치 이행에 나서게 해 95억여원을 지출시켰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피고인들이 민사소송에서 적지 않은 액수를 삼성증권에 배상하도록 판결받은 점, 주식을 잘못 입력하는 과정에서 삼성증권의 과실이 적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판단했다.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로 발행된 '유령 주식'은 28억1천295만주에 달한다. 삼성증권 정관상 주식 발행 한도를 수십 배 뛰어넘는 물량이다.
사고 당시 구씨 등을 비롯한 삼성증권 직원 13명은 1천900억여원에 상당하는 유령 주식 534만주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다만 주식 거래 체결후 3거래일이 지난 뒤에야 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도 금액이 실제로 이들에게 들어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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