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제2의 한상혁’ 막을 방통위 개혁이 필요하다
[박한명 칼럼]‘제2의 한상혁’ 막을 방통위 개혁이 필요하다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8.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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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사퇴해야

[박한명 파이낸스논설주간]권언유착 의혹 중심에 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MBC 보도를 사전에 몰랐다고 부인하지만 그럼에도 말발이 먹히지 않는 건 그가 MBC와 오랜 유착의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포털 인물검색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한 위원장의 MBC와의 인연은 노무현 정권 때인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0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MBC 프로그램 고문변호사를 맡았다. 2003년 1월부터 2007년 12월까지는 한국PD연합회 자문변호사를 지냈고 2006년 11월부터 2009년 7월까지 미디어오늘 객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2008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는 정치공작의 민낯이 드러난 검언유착 사건을 고발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이사, 200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는 민언련 정책위원을, 2009년 8월부터 2012년 8월까지는 MBC 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지냈다.

2018년 3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민언련 공동대표를 지내다 갑자기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교체한 문재인 대통령의 낙점을 받고 2019년 9월부터 방통위원장에 임명돼 지금까지 연임 위원장으로서 방통위를 이끌고 있다.

많은 국민은 벌써 잊었지만 한상혁은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된 직후부터 MBC와의 밀월관계가 문제가 됐던 사람이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된 후에도 MBC 소송대리인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로부터 방통위원장으로 부적격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2001년부터 MBC 소송 대리인을 맡아오면서 20년 이상 쌓은 밀월관계라든가 또 MBC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단체에 발을 걸치면서 공고하게 쌓은 인연 어느 모로 보더라도 법에 규정된 결격사유에 충분히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2001년부터 MBC의 소송 대리인을 맡아 공고한 밀월관계를 형성해온 한 후보자는 명백히 ‘법에 규정된 부적격자’”라며 “방송사의 특수관계자가 중직을 맡아 공공성과 방송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자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성명을 낸 것이 근거가 없지 않다는 얘기다.

방통위의 정치적 독립이 시급한 과제

방통위법 제10조 방통위원 결격사유에 비록 방송사와의 유착관계 금지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엄정한 중립성을 요구하는 제9조 ‘위원은 정치활동에 관여할 수 없다’는 조항만 보더라도 특정한 정치이념적 진영, 특정세력와의 오랜 유착관계는 한 위원장이 애초 방통위원장으로서 임명될 수 없는 부적격자라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한상혁 방통위가 비호하는 아래에서 벌어진 KBS와 MBC의 검언유착 오보사태, 정치공작적 왜곡보도 사태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이게 정상적인 방통위원장 아래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한 위원장 민변 출신 후배라는 권경애 변호사가 한 위원장과 통화한 시점을 헷갈리는 바람에 MBC보도를 한 위원장이 사전에 알았느냐 몰랐느냐로 논점이 흐려졌지만, 그건 본질이 아니다. 권 변호사에 “곧 알게 된다”고 던진 말에서 우리가 짐작할 수 있듯 사전에 알 수도 있었고 후에 알았을 수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한 위원장이 이 사태 전모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만큼 그동안 MBC와 쌓아온 관계가 이미 보통 관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이 권언유착 의혹 이후 KBS와 MBC에 어떤 조치를 취한 게 있나?

방송사에 있을 수 없는 전무후무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한 위원장 본인이 의혹 중심에 섰을 뿐만 아니라 방송사에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명시적인 조치도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방통위원장이란 사람이 공정성과 객관성, 독립성이 생명인 방통위 명예에 스스로 먹칠을 했을 뿐 아니라 진상규명에도 손 놓고 있다는 뜻이다. 시청자 권익증진은 방통위원회 소관사무 아닌가.

그런데 KBS와 MBC가 정치권과 협잡질해 대국민사기를 쳤다는 의혹, 시청자들의 권익을 해친 사건이 발생했는데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 권언유착을 예단하지 않는다고 해도 한 위원장이 먼저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방통위는 법적 다툼 이전에 두 방송사에서 벌어진 권언유착 사태 진상규명을 위해 앞장서는 게 상식적인 일처리 아닌가.

한상혁 위원장과 방통위는 그 두 가지를 외면하면서 스스로 권언유착 사건 한 축으로서 의심받고 있다는 얘기다.

필자는 이 기회에 두 가지를 권하고 싶다.

첫째 권언유착 의혹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한상혁 위원장 스스로 방통위원장직을 깔끔하게 사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방통위 역사상 이러한 더러운 정치적 사건에 위원장이 핵심 인물로 지목되거나 연루된 일이 없었다. 이 사실 한 가지만으로도 한상혁 위원장 사퇴는 백번 마땅하다.

둘째 방송과 통신을 관장하는 방통위원장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면서 방통위는 객관성과 중립성이란 신뢰를 잃었다. 방통위원장이 매주 열리는 국무회의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일이 도대체 뭐가 있나. 권경애 변호사 폭로글을 읽어보면 한 위원장은 국무회의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것 같다. 방통위원장이 필요에 따라 국무회에 출석해 발언하는 것이 가능한 것과 매주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는 얘기는 전혀 다른 얘기다.

한 위원장이 국무회의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해 문 대통령 얼굴을 마주한 결과가 고작 권언유착이란 말 밖에 안 되지 않나. 그래서 하는 말이다. 방통위를 정치적으로 독립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기 바란다.

이대로라면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질 나쁜 선례로 남을 수밖에 없다. 제2의 한상혁이 나오지 않도록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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