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 '상장대박'…중국 자본시장으로 첨단산업 키운다
SMIC '상장대박'…중국 자본시장으로 첨단산업 키운다
  • 김건호 기자
    김건호 기자
  • 승인 2020.07.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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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제조 2025' 공격에 시장 통한 '우회 지원' 전략

중국의 '반도체 자급'을 위한 핵심 기업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가 중국판 나스닥 격인 과학혁신판(중국명 커촹반<科創板>·스타 마켓) 2차 상장을 통해 당초 시장 전망보다 훨씬 많은 9조원대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대박'을 쳤다.

기존 홍콩 증시 상장사인 SMIC는 지난 5일 공고에서 이번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혁신판 추가 상장으로 최대 532억 위안(약 9조5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주 청약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청약 신청 물량이 이미 예정 발행량의 566배에 달해 추가 상장 절차는 무난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신주 배정 결과는 오는 13일 발표되며 이후 과학혁신판에서 정식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인 SMIC의 이번 추가 상장은 올해 세계 최대 규모다.

또 2010년 농업은행의 상장 이후 중국 본토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이자 작년 7월 과학혁신판 개장 이후 최대 규모의 IPO이기도 하다.

과학혁신판을 활용해 1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SMIC의 사례는 자본시장을 통해 첨단 전략 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새로운 방식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과거 정부가 직접 투자를 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기업을 지원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미국은 '중국제조 2025'로 대표되는 중국의 첨단 산업 육성책을 전면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은 자본시장 육성을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한 우회로로 선택했다.

2018년 11월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개장 계획을 밝힌 과학혁신판은 기술기업을 위한 자본 시장 개혁의 핵심 수단 중 하나다.

적자 기업의 상장을 허용하는 등 상장 특례가 적용되는 과학혁신판을 통해 중국은 사업성이 우수한 기술기업이 증시에 보다 쉽게 상장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들어 중국은 선전증권거래소의 중소 기술주 전문 시장인 창업판 등으로 과학혁신판의 성공 사례를 확대 적용하면서 기술 기업들의 상장 문턱을 크게 낮췄다.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시대적 추세로 굳어진 가운데 중국 당국이 집중적으로 중국의 기술 기업들을 지원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SMIC 등 많은 중국의 기술주들은 미중 갈등이 격화할수록 가파르게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SMIC의 주가는 지난 3월 저점 대비 3배가 됐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반도체 공급 길을 막아 화웨이(華爲)를 고사시키려 하는 가운데 중국은 특히 SMIC의 빠른 기술 향상과 생산력 확충에 절대적으로 희망을 걸고 있다.

아직 SMIC는 세계 1·2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나 삼성전자와의 기술력 격차가 아직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아직은 14㎚ 반도체 제품까지밖에 양산하지 못하고 있다.

SMIC는 과학혁신판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더욱 우수한 기술의 미세 공정 반도체 연구·개발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AFP 통신은 "미국의 기술 독점에 도전하는 중국은 과거 수년간 더 많은 기술기업이 자국에서 주식을 발행하도록 지원을 해왔다"며 "이런 노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및 다른 발전된 분야에서 중국 국내 선도 기업들이 세계 선도 기업이 되도록 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전략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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