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20년 전으로 후퇴…북, 특사 거부·군사행동계획 밝혀
남북관계, 20년 전으로 후퇴…북, 특사 거부·군사행동계획 밝혀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20.06.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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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무단 폭파 다음 날인 17일 동시다발로 남측을 비난하는 담화를 쏟아내고 군 총참모부가 9·19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시사하면서 남북관계가 2000년 이전으로 후퇴하고 있다.

아울러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계획도 공개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대변인 발표문을 통해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예고했다.

대변인은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방어 임무를 수행할 연대급 부대들과 필요한 화력 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면서 "북남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했던 민경초소들을 다시 진출·전개해 전선 경계근무를 철통같이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남해상 전선을 비롯한 전 전선 포병부대들의 전투직일근무를 증강하고 전반적 전선에서 전선경계근무 급수를 1호 전투 근무체계로 격상시키며 접경지역 부근에서 정상적인 각종 군사훈련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남북관계를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뜻으로 '화해·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과 금강산 지역은 다시 북한의 정예부대가 주둔하며 한반도의 화약고가 될 전망이다.

총참모부가 밝힌 행동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최대 대북성과이자 '한반도 안전판' 역할을 해온 9.19 군사합의의 사실상 파기 선언으로, 남북간 우발적인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남측 합참에 해당하는 총참모부가 밝힌 이러한 '다음 단계의 대적(對敵) 군사행동 계획'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국방부는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연합뉴스 질의에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면서 "북한이 군사적 도발 감행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남 비난의 선봉에 선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이날 4천900자가 넘는 장문의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축사를 "철면피한 궤변"이라고 비판하면서 남북간 교류·협력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평가절하했다.

특히 문 대통령 발언을 고리로 남측이 지난 2년간 남북합의 이행은 하지 않고 미측에 끌려다녔다는 비판을 쏟아내면서 남북관계 교착 원인을 남측에 돌렸다.'

남한 정부가 6·15 선언 기념일인 지난 1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특사로 보내겠다고 제안했으나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를 즉각 거부한 사실도 이날 북한 매체가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특히 문 대통령을 겨냥, "남조선 집권자가 '위기극복용' 특사파견 놀음에 단단히 재미를 붙이고 걸핏하면 황당무계한 제안을 들이미는데 이제 더는 그것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전날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청와대와 남한 정부의 유감 표명에 대한 반발도 이어갔다.

대남사업을 관장하는 장금철 당 통일전선부장은 별도 담화에서 "북남 관계가 총파산된 데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하여 눈썹 하나 까딱할 우리가 아니"라면서 "지금까지 북남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은 일장춘몽으로 여기면 그만"이라고 단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파렴치의 극치' 제목의 논평에서 전날 통일부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을 거명하며 "입 건사를 잘못하면 그에 상응해 서울 불바다 설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끔찍한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겠는데 그 뒷감당을 할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하리라고 본다"고 경고했다.

'서울 불바다'는 1994년 3월 판문점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박영수 북측 대표가 처음 언급해 남북관계를 급랭시킨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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