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고공농성 김용희 씨 "355일만에 지상으로 내려와"
강남역 고공농성 김용희 씨 "355일만에 지상으로 내려와"
  • 전호일 기자
    전호일 기자
  • 승인 2020.05.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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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5년만에 사과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 씨가 29일 농성을 접고 355일 만에 서울 강남역 철탑에서 내려온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 씨가 29일 농성을 접고 355일 만에 서울 강남역 철탑에서 내려온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전호일 기자]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61)가 고공농성 355일 만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해고 후 25년 만에 삼성그룹과 '명예복직'에 합의하면서다.

삼성그룹은 29일 김씨와 합의와 관련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도움을 준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고공농성 중이던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355일 만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부당해고에 대한 사과와 복직을 요구한 지 25년 만에 삼성 측이 사과한 것이다.

지난해 6월 철탑에 오른 지 355일 만에 25m의 관제탑에서 내려온 김용희 씨는 "해고는 살인이라면서 노동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회적 약자입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1990년대 삼성항공(테크윈)에 입사해 노조설립을 주도하던 중 해고됐다. 김씨는 노조탄압과 부당해고에 대해 삼성의 사과와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해 6월 서울 강남역 앞 철탑에 올랐다.

그러면서 삼성 측의 사과와 복직, 보상을 지금껏 요구해 왔다.

해고 25년 만에 합의가 이뤄졌다.

공개된 합의문에는 삼성 측의 사과문이 실렸다.

삼성은 가장 먼저 고공농성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25년 전 해고와 관련한 언급도 있었다.

해고 이후 겪은 김 씨의 고통과 아픔을 인정하면서 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위로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

사과 외의 합의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김 씨와 함께해온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대위는 삼성 측의 사과를 통해 김 씨의 명예가 회복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후 7시4분께 소방 사다리차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와 고공농성을 마쳤다.

삼성해고노동자고공농성공동대책위원회(삼성공대위) 기자회견에서 공대위 측 협상대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김씨의 농성문제가 삼성과의 양측 합의를 통해 2020년 5월28일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이어 임 교수는 "지난 4월29일 협상을 시작해 만 한 달 되는 어제 오후 6시 협상을 타결했고 오늘 오전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삼성 계열사를 대표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대표이사가, 김용희씨 측을 대리해 임 교수가 서명하면서 협상이 타결됐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의 사과문을 낭독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80년 넘게 계속해 온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가 삼성의 노무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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